다 보려면 11시간… 명품 코스 2시간 반
 
[조선일보 2005-10-24 03:01]    
 
 
시간별 관람코스

[조선일보 유석재 기자]

국립중앙박물관은 ‘한 번에 모두 다 돌아보고 나올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제한된 시간 안에 어떻게 하면 ‘최선의’ 관람을 할 수 있을까? 박물관이 제시한 ‘추천코스 12종 세트’를 참고해 시간대별 관람 코스를 엮어 본다. ‘정석 코스’와 ‘명품 베스트 10 코스’를 제외한 동선들은 박물관 PDA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11시간 이상]‘정석 코스’, 그러니까 모든 전시물을 하나하나 다 관람하는 ‘컴플리트 투어’다. 동선의 전 길이는 약 4㎞. 결론부터 말하자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다. 하지만 한번에 3시간 이상 걷고 또 걷는다면 유물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박물관 피로’(museum fatigue)에 빠지기 일쑤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도대체 무슨 이유 때문에 박물관을 단숨에 다 보려 하는가? 서울 용산에 가면 늘 볼 수 있는 박물관이다. 모두 여섯 곳의 전시관 중 한 두 곳만 집중 탐구한 뒤 다음에 또 와도 된다.

[2시간 30분] 그래도 용산 나들이가 쉽지 않다는 사람을 위해 ‘박물관 추천 명품 100선’이 준비돼 있다. 1층 고고관에서 빗살무늬 토기부터 시작한다. 농경무늬가 새겨진 청동기, 무령왕릉 출토 관꽂이를 거쳐 발해의 불비상까지 띄엄띄엄 감상한다. 복도로 나와 경천사지 십층석탑을 거쳐 역사관으로 들어간다. 무구정광 대다라니경, 대동여지도를 봤다면 이제 2층으로. 기증관을 돌아보고 건너편 미술 1관에서 안평대군의 소상팔경시첩과 정선 풍악도첩 등을 본 뒤 3층으로 간다. 아시아관에서 ‘오타니 컬렉션’ 일부를 보고 미술 2관에서 천흥사 범종과 청자·백자 명품들을 감상하면 한 바퀴가 끝난다.

[1시간 30분]‘수학여행 베스트 100선’은 앞의 동선을 좀더 빠른 속도로 돌아보는 코스다. 테마 관람인 ‘5000년 역사 탐방기’는 약간의 여유를 갖추고 1층만 관람하는 코스. 고고관과 역사관을 돌아보면서 우리나라 역사를 쭉 훑을 수 있다. 2층의 미술 1관과 3층의 미술 2관만 돌아보는 ‘우리 미술 바로 알기’ 코스도 있다. ‘박물관 추천 명품 50선’과 ‘수학여행 베스트 50선’을 조금 천천히 돌면 딱 이 시간에 맞춘다.

[1시간] 당신은 지독한 사람. 이렇게 큰 박물관을 구경하는 데 고작 1시간뿐이라고? 그래도 정 급하게 봐야겠다면 ‘명품 베스트 10’ 코스를 소개한다. 조선일보가 뽑은 명품 10선〈D1·D5면 참조〉만 골라 보는 코스로, 한 유물을 적어도 5~6분씩은 집중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1층 고고관에서 산수무늬 벽돌과 백제 금동대향로, 황남대총 금관과 말 탄 사람 토기를 보고 나와 복도에서 경천사지 십층석탑과 만난다. 2층의 미술 1관으로 올라가 김홍도 풍속도첩을 감상하고 3층으로. 미술 2관에서 반가사유상(국보 83호 또는 78호 교체 전시)을 거쳐 ‘연가칠년’이 새겨진 부처를 본 뒤 청자 연꽃넝쿨무늬 매병을 보고 나온다. (이쯤돌면 박물관 건물 구경은 거의 다 한 셈이다.) 다른 유물들도 반드시 다시 와서 천천히 감상할 필요가 있다.


테마 관람으로는 아시아관을 돌아보는 ‘이웃나라 문화 여행’과 손기정 기증 그리스 청동 투구가 포함된 ‘기증자들의 문화재 사랑’이 있다.

[40분] 박물관에 다녀왔다는 생색을 낼 사람들이나, 점심 시간을 잠깐 틈타 발걸음을 한 사람들을 위한 코스. ‘선사시대’(29점) ‘고대의 꾸미개’(32점) ‘조선의 멋, 조선의 생활’(31점) ‘위대한 불교문화’(28점)의 네 가지가 있다.

 

(유석재기자 [ karm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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