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 감옥 올 에이지 클래식
미하엘 엔데 지음, 이병서 옮김 / 보물창고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아직까지도 동화책이 참 좋다.

소설이나 에세이류도 좋아하고, 그안에 담긴 이야기도 좋아하지만... 왠지 '어른'을 위해 쓰여진 소설을 보면 인생만사-요새는 흔한 레퍼토리가 되어버린 불륜이라던가, 사랑과 이별, 배신, 복수 같은 스토리- 모든게 다 담겨 있는것 같아서 슬퍼지곤 한다.

물론 동화책에도 모두 착하고 천사같은 주인공들만 나오는 것은 결코 아니다. 백설공주나 신데렐라같은 고전동화류는 오히려 선악구도가 너무 분명해서 '신데렐라의 계모와 언니들' '백설공주의 계모인 왕비'는 이토록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사람들의 미움을 받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따뜻하고 맑은 내용이 더 많이 있기에, ('요정'이 나오거나 동물들이 말을 하고 그러는것이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 동화속 세상이 나로써는 훨씬 마음에 든다. ^^

미하엘 엔데.

그의 소설들을 읽어보면, 분명 '판타지'장르적 성격도 있지만, 요즘 마구잡이로 쏟아져 나오는 '판타지'소설들과는 그 질이 아주 다르다. 요즘 '판타지'소설은 일반 소설보다 더 잔인하다. 요정이나 림프가 인간을 공격하기도 하고, 악귀가 나오기도 하고...

미하엘엔데의 소설과 요즈음의 '판타지소설'은, 인간세상에서 겪어보지 못한 '판타지'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만 같을뿐 그 내용은 전혀 판이하다. 더군다나 나는 요즘 쏟아지고 있는 그런 부류의 '판타지'소설들을 별로 안 좋아하기에 미하엘엔데의 소설에 '판타지소설'이라는 수식을 붙이기가 몹시 미안해지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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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을 기대했던 내게는 조금 아쉬운 점이었지만.. <자유의 감옥>에는 총 8편의 이야기가 나온다.

나는, 연작형태라고도 볼수 있을 법한 <보로메오 콜미의 통로>, <교외의 집>, <조금 작지만 괜찮아>가 참 좋았다. 그 소재의 참신함이라니~! ^^

마치 영화를 본듯한 기분이 들어서 참 좋았다.

그리고 <미스라임의 동굴>이야기는 조금은 성격이 다르지만, 얼마전에 본 <아일랜드>란 영화와, <꿈꾸는 책들의 도시>란 책이 생각났다. 전체적인 이야기 플룻, 주인공 "그림자"가 처한 상황이 <아일랜드>와 비슷하다고 생각되었고, 주인공이 "그림자"여서 그랬는지.. <꿈꾸는 책들의 도시>속 "그림자제왕의 성"에 살던 "그림자"들이 생각났다. ^^*

뒤쪽에 나온 <여행가 막스 무토의 비망록>이라던가 <자유의 감옥>, <길잡이의 전설>도 재밌었지만, 앞쪽에서 읽은 이야기들에 비해서는 왠지 조금은 무거운 분위기라고 느꼈다. -아마도 이책에 담긴 이야기들은 미하엘엔데의 작품들중 비교적 말년에 쓰여진 작품들이라 그런지, 미하엘엔데의 종교적인 고민, 삶에 대한 성찰같은 것이 군데군데 드러나서 무겁게 느껴졌던 것 같다.- 

이 책에 대해 책 뒤편에 10살부터 100살까지 함께 읽는 all age classics이라는 표현이 있었는데, 과연 그 표현이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기분좋게 읽은 내용은 어린이들이 읽어도 좋아할것 같았지만, 뒤쪽에 있는 이야기들은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을 위해 쓰여진 듯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1995년. 그 당시 난 초등학교 6학년이었고, 미하엘엔데의 존재를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아쉽다- 미하엘엔데. 그의 책을 95년 전에 미리 읽었더라면, '이 지구상 어딘가에 이렇게 재미난 이야기를 쓴 할아버지가 계시겠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어서 조금은 마음이 더 따뜻했을텐데 말이다...

하긴, 미하엘 엔데 할아버지는 아마, 천국에서도 여전히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변에 모인 아이들. 그리고 '아이같은 마음을 간직한 어른들'에게 들려주고 있을 거란 기분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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