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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전집 1 - 시 ㅣ 김수영 전집 1
김수영 지음, 이영준 엮음 / 민음사 / 2018년 2월
평점 :
얼마전 무척 오랜만에 평일 저녁에 연극을 한편 보았다.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 내 안의 김수영을 찾아서,
극 중 작가a와 연기자b는 김수영에 대한 연극을 만들기로 하고, 그 전에 광화문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그렇게 작가a와 연기자b가 김수영에 대해 나누는 대화가 극으로 꾸며진 이 연극은 액자형식으로 극 안에 실제 김수영의 이야기가 겹쳐지게 되어있었는데, 무엇보다 김수영의 시를 낭독해주는 시간이 퍽 많아서 연극을 보러 온 것인지, 낭독회에 온 것인지, 집에서 나 홀로 책을 읽고 있는 것인지 헷갈리곤 했다.
시는, 혼자 조용히 속으로 읽는 맛도 좋지만, 좋은 목소리를 가진 누군가가 낭독해주는 것이 참맛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 시간이었다.
시를 들으며 중간에 울컥 눈물을 쏟기도 했던 나는, 나를 감동시켜 울게까지 만든 시가 궁금하여 집에 돌아오자마자 바로 <김수영전집>을 주문했다.
그런데 왠걸? 아무리 시집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도, 나를 감동시킨 그 시가 없는 거다. 그럴리가 없는데, 아무리 뒤적여봐도 같은 상황.
같이 연극을 본 친구에게 질문하니 친구가 들려준 답은 내가 울먹인 시는 <가다오 나가다오>라고 한다. 이상하다. 그 시를 듣고 울었다고?
아무래도 연극을 한번 더 보러가야 할까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