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 230 Days of Diary in America
김동영 지음 / 달 / 200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랜만에 들른 오프라인 서점.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이 책을 펼쳐들었다. 너무나도 재미있어서 정신없이 읽고 있는데 그만 친구가 도착을 해버렸고, 당시 펜이 없었던 나는 언젠가 꼭 끝까지 읽으리라 결심하며 디카로 이 책의 표지를 찍어왔다. - 발간된지 몇년 된 책이 서점의 주요 위치에 진열되어 있어서 나는 내가 몰랐던 '스테디셀러'인가 했는데 왠걸. 발간당시에는 별로 주목받지 못하다가 요 근래 tv에 소개되면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하니, tv의 영향력이 크긴 큰가보다-

그리고 얼마뒤 또다시 서점 나들이를 나간 날, 나는 주저없이 이 책을 구입해서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참 행복했다. 

여행 에세이 중에서는 이병률의 <끌림>이란 책을 많이 좋아하는데 이 책은 왠지 분위기가 그 책과 많이 닮았다.  

한살, 두살 나이를 먹어가면서 점점 더 소심해지고 용기를 잃어가는 내 모습을 본다. 과거에는 여행은 역시 배낭을 메고 두 다리로 씩씩하게 많이 걸어야 하는 거지. 고생도 하고, 그러면서 느끼는 거지! 했었는데 이제는 무거운 배낭대신 캐리어가 편하고 배보다는 비행기가 편하고, 게스트하우스나 민박보다는 호텔이 좋다. 공항에서 면세점 쇼핑하는 사람들을 한심하게 바라보던 내가 이제는 비행기 티켓팅이 끝나는 순간부터 면세점에서 뭘 살까를 궁리한다. 물론 용돈을 타 쓰던 신분에서 이제는 내가 직접 돈을 벌어 쓰는 신분으로 변했다는 요인도 크게 작용하겠지만 그보다는 몸과 마음의 변화가 더 커졌지 싶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스무살 건강한 두 다리만 있으면 이 세상에 못 갈 곳이 없었던 그 시절의 나와 다시금 조우했다. 이십대가 저물기 전에 나도 온전히 나 자신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여행을 해보고 싶다. 그러나 생선처럼 우선 직장에서 짤리거나 내가 그만두거나 하기 전에는 긴 시간의 여행은 절대 불가능 할테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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