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써바이 써바이 - '온 더 로드'의 박준, 길 위의 또 다른 여행자를 만나다
박준 지음 / 웅진윙스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살아가면서 우리는 얼마나 자주 '행복하다'고 말할까? 행복의 기준이란 자기 마음에 달려있다고 알고는 있지만 그럼에도 '행복하다'고 생각하기란 쉽지가 않다. 그런데 한걸음 더 나아가 '행복하다'고 입을 열어 말하기란 더더욱 힘든 일이다. 그런데 마실 물도 넉넉치 않고, 당장 먹을 밥도 없고, 옷 한 벌로 1년을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인 캄보디아 사람들은 입만 열면 '써바이 써바이'라고 말한다. '행복하다'는 뜻이다. 그 말을 듣고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과연 내가 마지막으로 '행복하다'고 말했던 때는 언제였나? 바로 생각나지 않는 걸 보니 조금 많이 시간이 지난 모양이다.

그런데 내게도 하루 종일 '행복해'란 말을 입에 달고 있었던 적이 있었다. 그건 남국의 유명 피서지로 여행갔을 때도 아니요. 유럽이나 미국 등에 놀러갔을 때도 아니요(실제로 그런 곳엔 가본 적도 없지만) 바로 봉사활동을 하러 몽골에 갔을 때였다. 3주라는 짧은 기간, 그 곳에서 먹고 자고 생활하면서 정말이지 난 시도때도 없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옆에서 친구들이 '뭐가 그렇게 행복해?'라고 물을 정도로.

먹을 물도 사먹어야 하는 판에 씻을 물이나 넉넉했을까. 한국에서는 한여름에도 더운물로만 샤워하던 내가 찬물로 5분만에 겨우 샤워를 해야 했고, 세숫대야에 받아둔 물 한바가지로 세수하고 머리깜고 샤워까지 해야했지만 그것마저도 좋았다. 화장실은 푸세식이라 냄새가 났고, 가끔은 똥을 먹으러 온 돼지들이 보이는 곳도 있었다. 게다가 사막에서는 화장실이랄 게 없이 사방 온 곳이 다 자연의 화장실이었다. 친구들이 천으로 사방을 둘러 막아주면 그 안에서 볼일을 보고 나와야 했다.

그럼에도 나는 하루 온종일 '행복하다'고 말하고 다녔고, 나처럼 잠시 다니러 온 여행객이 아닌 그 곳에서 정말 하루하루 살고 있는 그들도 정말 진심으로 행복해하고 있었다. 그들의 느긋함과 여유로움에 나까지도 마음이 한없이 편안해지는 곳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캄보디아에도 꼭 한번 가보고 싶어졌다. 그곳에 가면 내 몸과 마음이 다시금 하루 온종일 '행복하다'고 외치게 되리란 기분 좋은 예감이 들기 때문이다.

지금 자기 자신이 불행하다고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꼭 한번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 우리 교회에서는 지난 2월 캄보디아로 단기선교를 다녀왔다.(불행히도 난 함께하지 못했다.ㅠ.ㅠ) 그때 아이들이 찍어온 영상에서 이기원 씨를 보았었는데 책으로 다시 만나니 정말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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