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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으로 튀어! 1 ㅣ 오늘의 일본문학 3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06년 7월
평점 :
2007년 2월이었나? 설 연휴를 마치고 곧 캐나다로 유학을 떠나는 사촌동생을 배웅하러 인천공항에 가게 되었다. 미처 선물을 못 준비해서 사촌동생과 나는 함께 공항을 기웃거리다가 서점에 들렀다. 어떤 책이 좋을까? 망설이다가 (나로서는 먼저 읽어보지 않은 책을 선물하는 경우란 정말 드물다.) 이 책을 손에 들었다. 고등학생 남자아이가 좋아할 만한 책이란 어떤 것일까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청소년 권장도서'란 말과 독특한 표지에 덥석 손에 쥐어 비행기를 태어 보내놓고는 내내 고민했다. 그 책, 이상한 내용이 나오면 어쩌지? 건전해야 할텐데. 하지만 그 무엇보다 재미있어야 할텐데 하는 걱정이 들었다.
그 후 사촌동생은 다행히도 무척 재미있게 읽었으며 한글로 된 책을 구하기 힘들어서 몇번이나 더 읽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내심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어떤 내용일까? 그러면서도 자꾸만 다른 책들에 밀려 읽지 못하다가 이번에 구입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에는 지로라는 초등학교 6학년 짜리 남학생이 나온다. 1권이 도쿄 시내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벌어지는 지로의 모험담이라면 2권은 남쪽의 작은 섬으로 이사간 지로네 가족의 이야기다. 1권에서 지로는 불량학생에게 맞기도 하고, 현금을 갈취당하기도 하고, 나쁜 행동을 강요당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안타까웠던 점은 그런 일을 나서서 도와줄 어른들이 없었다는 점이다. 결국 아이들의 문제는 아이들이 해결해야 한다는 아이들의 말이 무척 안타까웠다. 그렇게 좌충우돌 여러 사건을 겪은 지로네는 이사를 가게 된다.
그리고 남쪽 작은 섬의 폐가를 고쳐서 살게된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고 물도 우물물을 퍼서 사용해야 하고, 이래저래 불편한 일 투성이지만 그럼에도 이들은 곧 그 생활에 적응을 한다. 작은 어촌에도 그 나름의 고충과 어려움은 있지만 분명 도시에서의 그것과는 다른 것이 있었다.
조금 생뚱맞은 감상평일지 몰라도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내내 나도 시골에 가서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어디 남쪽에 작은 섬 없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