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알베르 카뮈 전집 2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198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지난번 서평을 쓰고 한달정도가 지났다. 지난 한 달은 내게 있어 문학의 암흑기였다. 요 몇년 사이 이토록 활자를 멀리한 시기가 있었던가. 그 사이 나는 라디오를 들었고, 드라마를 봤다. (그러고 보니 영화도 멀리 했군 그래. 거, 참.) 주로 나는 대부분의 독서를 출퇴근하는 전철안에서 했는데 요사이는 전철에서 주로 자거나, 뭔가를 들었다. 한번에 두가지를 못하는 나로써는 음악을 들으면서 책을 듣는다거나, 라디오를 들으면서 책을 읽는 걸 못하는 지라 자연히 책과는 멀어지게 되었다. 점점... 그 사이 서너권의 책을 들긴 했으나 모두들 끝까지 읽지는 못해서 '다 읽었다'는 기록을 남길 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렇게 한 달을 보내고 나니 퍽 허무하고 삶이 조금 재미없어져버렸다. 내게 책이란 뭔가 새로운 생각할 거리를 주고, 나를 긴장시켜주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는데 그런 게 몽땅 사라져 버리니 내 인생에서 한 달이 그냥 흘러가버린 것만 같은 억울한 기분이 들었다.

그런 기분에서 <이방인>을 만났다. 예전에 한 친구가 내게 이런 말을 했었다. 자기는 고등학교때 이방인을 읽었다고, 그리고 뭔가가 바뀌고 말았다고.

-(스포일러 있음)

"오늘 엄마가 죽었다"라는 문장으로 이 소설은 시작한다. 범상치 않은 시작이다. 엄마가 죽었다, 라니... 여튼 '나'는 엄마가 죽었음에도 울지 않는다. 그저 회사에 휴가를 내고, 묵묵히 엄마가 마지막을 보낸 요양원으로 향한다. 장례식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마침 주말이 껴서 무려 4일인가 5일인가 암튼 꽤 오랜 기간을 쉴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는 수영장에 갔다가 '마리'란 여인을 만난다. 그리고 엄마의 장례식을 치르고 온 다음날 만난 여인 마리와 데이트약속을 해버린다. 그가 살고 있는 작은 아파트에는 레몽이란 사람이 산다. 바람둥이라고 소문난 그와 어쩌다보니 친해지게 되고, 레몽이 여자친구와 헤어지기 위해 필요하다는 편지를 대신 써주게 된다. 그리고 또 여차저차해서 마리와 레몽과 여행을 떠난 그는 그곳에서 어떤 사람을 실수로 죽인다. 햇빛때문이었다고 그는 말한다. 그 후 감옥에 갇히고 재판을 받게 된 그는 사형선고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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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내면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그러나 나는 과연 이 소설을 왜 다들 그리 좋다고 하는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한두번쯤은 더 읽어봐야 겠다고는 생각하지만. 어쩌면 더 많이 다시 읽게 될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시작으로 책과의 단절을 이제 끝나게 되었으니 그것만으로도 참 고마운 책이다. 생각외로 술술 읽혀서 그 어느때보다 참 빨리 읽었다. 그러면서도 내용이 어렵다는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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