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만나러 길을 나서다
조병준 지음 / 예담 / 2006년 3월
평점 :
품절


  스무살의 어느날 친구가 권해준 조병준의 에세이들. 처음에는 왠지 좀처럼 손이 안 가다가 어느날 불현듯 한권을 읽어보고는 그만 손에서 놓을 수가 없어서 그의 글들을 모조리 읽어댔었다.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것으로는 왠지 성이 안 차서 구매하고자 여기저기 수소문해보았으나 <길에서 만나다>라는 책은 이미 절판이라 구할 수가 없었다. 그 후 도서관에서 그 책이 꽂힌 부근을 지날 때마다 왠지 녹색빛을 발하는 그 책이 탐이나서 한참을 바라보다 돌아오고는 했었다. 그러한 나의 짝사랑에 답하듯, 올 봄 <사랑을 만나러 길을 나서다>란 제목으로 다시 책이 나왔다.

  짝사랑을 막상 고백하고 나면 시들해져 버리듯이 막상 책을 손에 넣을 수 있게되자 왠지 모르게 망설여져서 뜸을 들이고 또 들이다 찬바람이 불어오는 겨울. 이 책을 손에 넣었다. (아니지! 정확히 이 책과의 두번째 만남을 고백할 필요가 있겠다.)  여느때처럼 학교에 가기위해 지하철을 탔는데 그 날 따라 손에는 읽을 책이 없었다.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며 서 있는데 내 앞에 앉은 여학생이 무릎위에 펼쳐놓고 읽고 있는 책에 눈길이 갔다. 136-137 페이지였다. 그 사진을 보는 데 그만, 책의 제목이 알고 싶어 못 견디겠는 거였다. 도대체 저런 사진이 실린 책은 제목이 무엇일까? 뚫어지게 책을 응시하는 나의 시선을 눈치챘는지 여학생이 살포시 책을 덮어 표지를 보여주었다. <사랑을 만나러 길을 나서다> 아니, 조병준님의 책이었구나! 내가 알고 있던 책이라는 반가움과 그럼에도 내가 못 알아봤다는 당혹감이 겹쳤다. 어떻게 내가 조병준님의 책을 못 알아볼수가....! 당장 책을 손에 넣어 펼쳤다. ^^

  이번 책의 골격은 지난번 책과 같지만, 중간중간 사진이 추가되었고 에피소드도 새로이 추가되어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그러나 편집이 달라져서일까? 나로서는 예전에 맨 처음 <길에서 만나다>를 읽었을 때만큼 감동적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변하지 않은 점은 이 책을 덮고 나면 '어딘가로 떠나고 싶어진다는 점'이다. 당장 돈을 모아 비행기표를 사서 어디로든 떠나게 만드는 책. 낯선 길로 떠나는 여행을 두렵지 않게 만들어 주는 책이다.

  맨 마지막에 조병준님도 밝혔지만, 좋은 책을 다시 소개해준 예담에 독자로서 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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