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도 겨우 읽고 있는 요즘.  한겨레신문 정문태기자의 칼럼에 나온 숫자들이 계속 머릿속에서 뱅뱅 돈다.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719417.html

 

일부를 발췌하면,

 

'파리 희생자는 130명으로 늘었고 부상자만도 400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엄청난 인명 피해를 낸 이 사건을 통해 그동안 폭력에 감춰져온 평등의 문제를 돌아볼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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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테러에 맞선 전쟁을 선포한 미국이 2001년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뒤부터 살해당한 민간인이 1만8000여명에 이른다. 지난 한 해만도 어린이 714명에다 여성 298명을 포함해 시민 3699명이 희생당했고 6849명이 중상을 입었다. 테러와의 전쟁에 휘말린 이웃 파키스탄에서는 같은 기간 시민 2만15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미국과 캐나다와 이라크 보건부 공동조사단에 따르면 2003년 미군의 제2차 이라크 침공 뒤 2015년까지 50만명을 웃도는 시민이 희생당했다. 리비아 보건부는 2011년 미군과 나토군의 리비아 공습 뒤부터 시민 3만여명이 살해당했다고 밝혔다. 시리아인권감시소(SOHR)는 미군과 그 동맹군이 시리아 전쟁에 개입하고부터 올 10월까지 4년 동안 최대 34만여명의 시민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미국-사우디아라비아 다국적군이 8개월째 소리 없는 학살전을 벌여온 예멘에서는 시민 2700여명이 살해당했다. 이 모든 희생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미국이 그 동맹국들과 손잡고 저질러온 21세기 학살극의 결과였다. 그렇게 100만 시민이 학살당하는 동안에도 이 세상은 아무 말이 없었다. 그 100만 희생자들이 파리 시민이 아니었던 탓이다. 그 100만 희생자들이 무슬림 시민이었고, 가난한 시민이었던 탓이다. 그 100만 희생자는 미국의 동맹국 시민이 아니었던 탓이다. 그리하여 그 100만 시민 죽음들 앞에선 추모도 묵념도 없었다. 날뛰던 언론도 몸을 사렸다. 이게 정치, 경제, 종교, 인종적 차별로 일그러진 21세기판 평등의 실체였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기껏 이런 기사를 옮기는 것 뿐이라는 사실이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안녕하시냐, 는 안부인사 받는 것도 달갑지 않은 요즘이다. 한 게 뭐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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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01 1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2-02 07: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여행자의 독서 두번째 이야기 - 길을 안다는 것, 길을 간다는 것 여행자의 독서 2
이희인 지음 / 북노마드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책을 읽어야 하나, 여행을 떠나야 하나. 여행은 책이고 책은 여행이라지만 이 둘을 함께 하기에는 책도 불쌍하고 여행도 불쌍한데. 이 둘을 절묘하게 결합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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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5-11-28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ama님, 이번주 내내 춥고 눈오고 날씨가 좋지 않았는데, 잘 보내셨나요.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하고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nama 2015-11-29 14:35   좋아요 1 | URL
제가 늘 한 박자 늦는 것 같아요. 즐거운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
 

 

 

 

 

 

 

 

 

 

 

 

 

 

 

모처럼 재미있는 소설을 읽었다.

올 겨울엔 소설에 빠져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특히 이 책 말미에 부록처럼 달린 <취향 리스트>가 마음에 들어 복사를 해둔다. 내 책이 아니므로.

재미와 정보를 동시에 주는 이 책, 마음에 든다.

자기가 아는 가장 좋은 걸 타자와 함께 나누며 삶을 고양하는 게 바로 연애고, 연애는 취향을 남기고, 그 취향은 사랑으로 또 다른 누군가에게 전파되고...

오스카 와일드를 좋아한다는 건 이런 의미다. 일단 동성애에 대한 편견이 없다는 걸 의미한다. 그 말은 또한, 사람의 인격을 결코 관습적 도덕으로 재단하지 않는다는 걸 의미하기도 한다. 자기 체험으로 검증되지 않은 도덕은 불신해야만 하는 어떤 것이기 때문이다. 오스카 와일드는 이런 생각 때문에 심지어 감옥에 갔다......그러니까 오스카 와일드를 좋아하는 사람은 인생의 어느 순간 즐거움을 위해 기꺼이 유혹하고 유혹당하는 실수를 범한다는 말이다.

사실상 여행과 독서는 내게 동일한 것이다. 모양새나 방법이 다를 뿐 한 목적으로 움직이는 영혼의 샴쌍둥이랄까?...알랭 드 보통이 말한 `생각의 산파`로서의 독서와 여행은 내연과 외연처럼 한 몸인 거다.

하긴 인간들이 답답하긴 해요. 우리는 모두 우주에 단 하나뿐인 매우 우주적인 존재인데 맨날 남과 똑같은 잣대로 서열화하고, 손바닥 보이듯 빤히 들여다보이는 세상에서 오직 뒤처지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삶에만 골몰하고 있잖아요. 아마 그래서였을 거예요. 최지암이라는 남자에게 무작정 편지를 쓰게 된 배경에는 답답한 내 삶의 조건을 보다 우주적인 걸로 개선하고 싶은 기대 심리가 작동했을 거라는 얘기죠.

남들한테 늘 쓰이던 나, 남들한테 늘 써 먹히던 내가 필요 없어지는 공간에 스스로를 던져놓고 내가, 정말 나 스스로가 나를 쓰는 자신을 만나는 거, 그러기 위한 충실한 시간을 갖게 되는 거.

이 세계는 바뀌지 않는가고, 자본주의가 심화된 오늘날 거의 모든 사람이 자본 앞에 자발적으로 복종하는 살을 살고 있고 앞으로도 그 대세는 변함이 없을 거라는 얘기지요. 그러니 이 세계가 다른 누군가-예를 들면 양식 있는 선량한 통치자-에 의해 바뀌길 희망하지 말고, 그 희망에 기대어 살지도 말라고. 그러면서 세계가 변하길 바라지 말고 자기 자신을 바꾸어야 한다고 하시더군요.

`타인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을 정도로 마음에 구엉이 없는 것` 그게 행복이고 평화고 사랑이라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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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 알라딘중고매장에서 구입한 책에 씌여져있는 저자 사인. '아름다운 김0 님'이 이 책을 팔아버린 건 과히 아름다워 보이지 않지만 저자 이해선 사인은 참 예쁘다. 예뻐서 서러운.

 

 

오늘 고미숙의 북콘서트에 들고갔던 책에 사인을 받았는데, 학교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책이다. 아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싶다. 날짜가 하루 앞선다. 까이꺼...

 

 

역시 고미숙 북콘서트에 들고갔던 학교도서관 책. '공부와 밥과 친구는 하나다.'

북콘서트는 기대 이상이었다. 이 분의 얘기는 밤새 들어도 유쾌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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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검은 사제들>을 보러 갔다. (성인은 1만 원, 수능수험표를 소지한 딸은 6천 원을 받는다.)

 

영화가 무섭진 않고 옛생각만 난다. 집안의 우환 때문에 굿거리를 한 적이 있다. 그것도 두 번이나. 한번은 아버지 때문에, 또 한번은 언니 때문에. 그리고 얼마 후 성당에 다니기 시작했다. '사탄'이라는 단어도 귀 따갑게 듣곤 했다. 그래서 낯익은(?) 내용이라고나 할까. 영화처럼 극적이진 않지만 내용은 비슷하다. 자꾸 옛생각이 나는 걸보니 나이를 먹긴 먹었는가보다.

 

그건 그렇고.

 

딸아이 친구는 이 영화가 무서워서 못 봤다며, 딸아이가 그런다.

"내 친구는 무서운 게 뭔지 몰라. <검은 사제들>보다 무서운 건, 아까 읽은 만화책 <송곳>이고, 그것보다 무서운 건 수능이야."

 

 

 

 

 

 

 

 

 

 

 

 

간단하게 말하면 이거다.  검은 사제들(허구)< 송곳(현실) < 수능(자신의 현실). 쯧쯧....딸아이가 재수를 하더니 한꺼번에 훌쩍 커버린 것 같다. 대견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영화 대사 중에 이런 게 나온다.

" 넌 이제 선을 넘었다. 평생 악몽에 시달리고, 술 없인 잠도 못 잘 텐데. 아무도 몰라주고, 아무런 보상도 없을 텐데..?"

 

영화관을 나오며 남편과 나는 딸아이를 놀려댔다.

"딸, 너도 이제 선을 넘었구나. 이젠 어른이 다되었네."

 

결론. 이 영화는 하나도 무섭지 않은데, 강동원은 정말 잘 생겼다, 는 말에 세 식구 모두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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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5-11-22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영화 보았는데, 수능이 끝나서인지, 그 나이대 여학생이 많아보였어요.
영화가 조금 무서웠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보았어요.
nama님, 편안한 일요일 되세요.


nama 2015-11-22 17:46   좋아요 1 | URL
저도 약간 무서운 척하고 싶었지만 그냥 담담했어요. 옛생각만 났지요.
고맙습니다. 즐거운 저녁 되시길...

hnine 2015-11-22 16: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무섭다는 평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망설이고 있어요.
저는 정말 무서운 것으로 <양심>도 꼽고 싶네요. 평생 악몽에 시달리고, 술 없인 잠도 못 자게 하고, 아무도 몰라주는 것, 그것도 양심과 통하는 것 아닐까요?
따님이 이번엔 원하는 결과를 얻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최선의 노력을 했으니 그것으로도 값진 경험이었다고 생각해요 진심으로.

nama 2015-11-22 17:55   좋아요 1 | URL
그런 영화가 있군요. 저는 공포영화는 그리 즐기지 않아요. 주변에 널린 게 힘든 일 투성이인데 굳이 영화까지 그럴 필요가 있나 싶어서요.
딸은, 결과보다도 인생공부를 한 듯싶어요. 스스로도 재수한 것을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고난의 시간이었지만 잘 이겨냈어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말도 해요. ㅎㅎ

hnine 2015-11-23 05:55   좋아요 0 | URL
<양심>이라는 영화가 있는 건 아니고요, 따옴표 대신 제가 < > 로 표시해서 그렇게 보였네요.
맞아요. 소설 뺨치는 일들이 실제 상황에서 뻥뻥 터지는 것을 보며 살고 있는데 굳이 영화까지 그런걸 볼 필요가 있는, 제가 바로 요즘 그런 심정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