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에 출간된 책이니 읽은 지 7년 쯤 된다. 분명 읽은 책인데 다시 읽어보니 새롭다. 완전 새 책을 읽는 기분이 든다. 그저 남과는 다른 삶을 살아가는 사람의 이야기쯤으로 간주하고 한동안 잊고 지냈는데 '자연치유'라는 제호가 눈에 들어와서 다시 펼쳐보게 되었다. 요즈음 '자연치유'가 내 생각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책을 제대로 읽는다는 것이 무엇인지도 생각해보게 된다. 책을 읽는다는 게 그냥 글자만 읽는 것이 될 수도 있음을, 경험과 생각이 받쳐주지 않으면 독서가 그저 시간 보내기에 불과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언가 제대로 한다는 게 참 어려운 일이지 싶다.

 

치유란 새로운 소생을 위하여 공간을 마련하고 비우는 과정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을 먹어서 병을 고치겠다는 생각을 우선 버려야 한다. 건강을 되찾기 위한 치유는 신통한 것들을 잔뜩 먹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가득차 있는 갖은 찌꺼기를 비워내고 공간을 마련하여 무슨 일이든 가능한 빈 그릇으로 돌려놓는 것이다. 자신이 가장 즐겨서 자주 먹었던 음식들을 중단하고 해가 되는 버릇과 행동을 절제하는 것은 물론이며 자신이 좋아하는 모든 것들을 놓을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이 사랑하는 것들도 놓아야 한다. 그것이 없으면 삶이 무너져 내릴 것만 같은 애착심을 일으키는 것일수록 그것을 마음에서 내려놓아야 한다. 그것은 욕구 그 자체에 불과하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비워야만 그 비운 곳의 밑바닥에서 새싹이 솟아나기 때문이다.

 

'자신이 사랑하는 것들도 놓아야 한다.'....이것까지는 잘 모르겠고, 일단 먹는 문제에서, 좋은 무엇을 더 먹는 것보다 나쁜 것을 먹지 않는 게 우선이어야 한다는 것은 알겠다. 이 단순한 사실을 깨닫는 것도 쉽지 않음을, 몸이 걷잡을 수 없이 나빠져서야 겨우 알게 된 사실이다. 나쁜 것을 먹지 않는 것은 수행과 다름없다. 비움이 수행이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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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07 22: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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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07 22: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5-07 22: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깊은 산 속, 높은 곳에서 자생하는 병풍취. '산나물의 여왕'이라는 별명대로 맛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나 할까. 상큼하고, 향취가 남다른 것이 고기와 함께 먹으면 고기맛을 못 느낄 정도여서 딸아이는 고기 먹을 때 상추와 깻잎은 먹어도 병풍취는 먹지 않는다. 저 길다란 줄기를 살짝 껍질을 벗겨서 딸아이게 건네주면 냉큼 받아서 아작아작 잘 씹어 먹는다. 맛만 좋을 뿐인가. 크기는 엄청 커서 봄나물의 대왕급쯤 된다. 말하자면 크기는 대왕급, 맛은 여왕급이다.

 

병풍취를 산에서 채취하는 일은 언감생심. 현지인인 지인이 채취하여 냉장고에 고이 보관해둔 것을 선뜻 우리에게 주는 바람에 맛보게 되었다. 우리가 귀한 대접을 받은 것이다. 가을에 송이와 능이가 최고라면 봄엔 단연 병풍취가 최고다. 그간 강원도 오지을 오가며 얻어듣고 얻어먹은 경험에 따르면 그렇다는 말이다.

 

병풍취는 봄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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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7-05-07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병풍취의 봄 맛. 궁금하네요..^^

nama 2017-05-07 22:21   좋아요 0 | URL
제가 먹은 봄 나물 중 최고라는 의미지요.^^ 반하실 거예요.
 

 

 

 

 

 

 

 

 

 

 

 

 

 

사회과학자들은 우리가 느끼는 행복 중 약 70%가 질적인 면에서나 양적인 면에서나 친구, 가족, 직장 동료, 이웃과의 관계에서 나온다고 추정한다. 살다가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는, 주위 사람들의 정이 고통을 덜어준다. 그리고 좋은 시절에서 주위 사람들 덕분에 행복이 한층 더 커진다.

따라서 행복의 가장 큰 원천은 타인이다. 그럼 돈의 역할은 뭐지? 돈은 우리를 타인에게서 고립시킨다. 돈 때문에 우리는 주위에 실질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벽을 쌓아 올린다. 우리는 학생들이 들끊는 대학 기숙사에서 아파트로, 다시 단독주택으로 차츰 옮겨 간다. 아주 돈이 많다면, 아예 넓은 땅을 사서 저택을 짓기도 한다. 그러면서 우리는 신분이 상승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벽을 쌓아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있다.   - 169쪽

 

 

타인은 행복의 가장 큰 원천이자 지옥의 가장 큰 원천이기도 하다. 나도 누군가에게는 지옥이 될 수도....

 

우리의 행복은 전적으로, 철저히 다른 사람들과 관련되어 있다. 가족, 친구, 이웃, 게다가 우리가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무실 청소부까지도 모두. 행복은 명사도, 동사도 아니다. 접속사다. 연결 조직.      -4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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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찾아 세계 일주를 하다니...배포 하나 크다. 흥미롭게 읽고 있는데 이 책 속에 인용된 책과 그 책 속의 구절들이 오늘따라 마음을 파고든다. 적어놔야겠다.

 

 

 

 

 

 

 

 

 

 

 

 

 

 

풍경은 개인의 역사와 부족의 역사가 시각적으로 구현된 것이다.

언뜻 이해되지 않는 문장인데,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장소가 타임머신과 같다는 뜻인 것 같다.'고.

 

 

 

 

 

 

 

 

 

 

 

 

 

 

 

 

우리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없다는 말이 사실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랑, 범죄, 행복, 운명적인 결정이 이루어진 곳으로 되돌아갈 수는 있다. 그런 일들이 벌어진 장소는 계속 남아 우리의 소유가 될 수 있으며,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 

 

 

 

 

 

 

 

 

 

 

 

 

 

 

 

그런 사람(행복한 사람)은 자신이 우주시민임을 느끼며, 우주가 보여주는 장관과 우주가 주는 기쁨을 흔쾌히 즐긴다. 그는 자신이 후세에 태어날 사람들과 분리되어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죽음을 생각하며 고민에 빠지지 않는다. 우리는 삶이라는 개울과 이처럼 심오하고 본능적으로 하나가 되는 것에서 가장 커다란 기쁨을 얻을 수 있다.

 

 

소아마비 백신의 발명가인 조너스 소크가 이런 말을 했단다.

 

인생의 가장 커다란 목적은 "좋은 조상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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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전 복도에서 동료가 묻는다.

 

"오늘 중요한 거 있어요?

 

"중요한 거요?...오늘도 버티는 거죠."

 

"존버정신을 아세요?"

 

"?"

 

"존나게 버티는 거래요. 이외수가 한 말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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