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산 속, 높은 곳에서 자생하는 병풍취. '산나물의 여왕'이라는 별명대로 맛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나 할까. 상큼하고, 향취가 남다른 것이 고기와 함께 먹으면 고기맛을 못 느낄 정도여서 딸아이는 고기 먹을 때 상추와 깻잎은 먹어도 병풍취는 먹지 않는다. 저 길다란 줄기를 살짝 껍질을 벗겨서 딸아이게 건네주면 냉큼 받아서 아작아작 잘 씹어 먹는다. 맛만 좋을 뿐인가. 크기는 엄청 커서 봄나물의 대왕급쯤 된다. 말하자면 크기는 대왕급, 맛은 여왕급이다.
병풍취를 산에서 채취하는 일은 언감생심. 현지인인 지인이 채취하여 냉장고에 고이 보관해둔 것을 선뜻 우리에게 주는 바람에 맛보게 되었다. 우리가 귀한 대접을 받은 것이다. 가을에 송이와 능이가 최고라면 봄엔 단연 병풍취가 최고다. 그간 강원도 오지을 오가며 얻어듣고 얻어먹은 경험에 따르면 그렇다는 말이다.
병풍취는 봄 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