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천년의 시간을 걷다 - 벚꽃향 아련한 흥망성쇠 이야기 Creative Travel 3
조관희 글 그림 / 컬처그라퍼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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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천년이 된 도시, 교토.

 

이 책은 천년에 걸친 교토라는 도시를 제대로 설명해주고 있다. 시간별 구성도 좋고 역사적인 인물에 대한 설명도 좋고 기타 세세한  일본 문화에 대한 설명도 매우 적절하고 알맞다, 그리고 읽기에도 너무 지루하거나 너무 가볍지도 않으며, 어느 정도 지적인 향기마저 풍겨 읽는 내내 어떤 품격마저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도서관 서가에 꽂혀있는  이 책을 도서관에 갈 때마다 조금씩 읽다가 이제야 드디어 완독을 했다. 한참 걸렸다. 천년의 시간을 단 한순간에 읽어치우는 게 예의가 아니다 싶어서, 는 물론 아니었지만.

 

교토를 여행한다면, 교토를 제대로 알고 싶다면, 이 책이 훌륭한 안내자 역할을 하리라.

 

(어제와 오늘, 도서관에서 밀린 독서와 밀린 학교일을 하느라 녹초가 되어서 더 이상 쓸 여력이 없어서 이 정도로만 기록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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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학교 - 이정록 시집
이정록 지음 / 열림원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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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록 시인의 글은, 시집이건 산문집이건 큭큭거리거나 낄낄거릴 수 있어서 좋다. 점잖은 척 폼 잡지 않아서 더더욱 좋다. 시를 읽는 순간순간이 어찌나 유쾌하던지...

 

<저승사자>

 

세상 모든 집에

하느님을 보낼 수 없어서 어머니를 보냈다는

쑥스러운 말이 있더구나

 

세상 모든 집안에

저승사자를 보낼 수 없어서 아내를 보냈다는

얼토당토않은 말도 있더구나.

 

아내한테는 자식한테처럼 자분자분

이 어미한테는 아버지한테처럼 든든당당.

그럼 어디 감히, 저승사자가

이승에다 호적을 두겄냐?

 

'세상 모든 집안에/저승사자를 보낼 수 없어서 아내를 보냈다는' 구절을 읽고 한참을 숨 죽이고 웃었다. 도서관 일반실에서 읽고 있었다.

 

<남는 장사>

 

목 아파 죽겄다.

 

- 곡식자루 이고 장에 다녀오셨어요?

 

내다 팔 거나 있냐?

니들도 아버지도 다 떠나서 그렇지.

 

-돌아가신 지 이십 년 가까운데

아직도 목 빼고 기다리세요?

 

잠을 잘못 잤나벼.

이젠 베개까지 달아나야.

머리에 착 달라붙어서 자석베개련만.

 

-베개를 아예

요에다 꿰매놓으세요.

 

식구들 잠들었을 때

배갯머리 잘 디밀어줘라.

 

-자지 않고 베개만 지킨데요?

 

깜깜한 잠자리에 그런 눈길 두어 번이면

자식이고 아내고 지극정성을 다하는 법이여.

잠결에도 그런 건 다 느끼는 거여

그만큼 남는 장사가 어디 있겄냐?

 

요즈음 말썽꾸러기 녀석이 있어 속을 무척 상하고 있다. 그저께 금요일에도 그 녀석이 다른 녀석과 내 앞에서 보란듯이 싸우기에 싸움을 말리느라고 교무실에 붙잡아놨더니 자꾸 도망치기에 소리 좀 질렀더니 금새 목이 가버렸다. 내 목은 비교적 강인한 편인데 얼마나 사납게 질러댔으면 금방 목이 가버리나 싶어 한심하기도 하고...사실은 힘들다.

 

이 말썽꾸러기 녀석이 자꾸만 말썽만 피우는 건, 바로 잠결에 베갯머리 디밀어주는 사람이 없어서였다. 어려서 부모가 이혼하는 바람에 탁구공처럼 이 사람 저 사람 손에서 옮겨가며 자랐다. '깜깜한 잠자리에 그런 눈길 두어 번이면' 이 아이도 다른 아이들처럼 '지극정성'다하는 평범한 아이로 자랐을텐데. 지금은 너무나 멀리 베갯머리가 떨어져있다. 아마 이 아이에게는 지금 베고 잘 베개가 없는지도 모른다.

 

에이, 이 시인의 시는 모처럼 유쾌한가 싶어 혼자서 숨 죽이며 키득거리다가 끝내는 가슴에 묵직한 바위 하나 얹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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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퇴근길. 퇴근하기 위해 출근한다고 할만큼 이 길은 매력적이다.

 

평소 한 시간 걸리는 퇴근길이 폭설 때문에 한 시간 십 분이나 걸렸다. 걸어도 걸어도 길이 줄어들지 않았다. 겨우 공원 출구가 보이는 지점에 이르니 가로등이 켜지기 시작했다. 이런 날은 공원에 산책나온 사람도 드물다.

 

 

사진이 흔들렸군. 눈길을 걷는 내 발걸음도, 인적 드문 공원을 걷는 내 마음도 이렇게 흔들렸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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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일본 - 닌자와 하이쿠 문화의 나라
모로 미야 지음, 김택규 옮김 / 일빛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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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닌자,라면,목욕,세시풍속,괴담 등 이야기로 읽는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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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유신공주는 양공주 문제엔 관심이 없었다'라는 제목의 글로 한겨레신문에 실린 한홍구의 글이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63197.html

 

그중의 몇 구절

 

 

기지촌 문제는 그 피해자가 수십만이고, 수혜자도 특정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데다 너무나 뚜렷하게 현재진행형이다. 기지촌 정화운동을 통해 우리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사실상의 공창제를 운영하면서 힘없는 여성들의 몸뚱이를 담보로 국가안보와 외화벌이를 동시에 해결하고자 했던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이 '불편한 진실'을 내 친구들만이라도 읽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우리는 바로 그 기지촌을 고향으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 TV의 <나가수>에 출연한 모가수도 고향이 나와 같은 동네여서 그 가수가 나온 고등학교를 검색해보았다. 역시 내 짐작이 맞았다. 물론 나는 그 고등학교를 나오지는 않았지만, 어쨌건 그 가수에게서 내 고향 냄새가 났다.

 

 

 

이 시인 역시 내 고향 출신이다.

 

지난 봄, 작년에 함께 근무했던 캐나다원어민이 한국에 여행왔다며 내가 근무하는 학교에 잠깐 들렀었다. 뭔가 주고 싶은데 줄 게 마땅치않아서 마침 책꽂이에 있던 이 시집을 주었다. 이 캐나다선생은 매우 호기심이 강하고 열정적인데 한글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 어느 정도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을 주면서 좀 망설이긴 했지만 똑똑한 만큼 똑부러지게 읽고 있으리라.

 

 

 

 

 

 

안동이나 전주 같은 그윽한 동네를 고향으로 둔 친구들을 나는 아직도 부러워하지만, 내 고향이 기지촌 근처라는 사실을 한 번도 잊은 적이 없다. 내게서도 <나가수>의 그 모가수 같은 분위기가 감지될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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