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체조 따라배우기 : 기혈순환유통법·정체운동
국선도 편집부 / 밝문화미디어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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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질을 고민하다가 발견함. 동작이 다소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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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부시인 박형진의 <콩밭에서>를 키득거리며 읽으니 머리가 맑아진다. 봄동을 노래한 시 한 편 읽어보시길...

 

 

 

 

 

 

 

 

대한에 서서

 

못난 놈 못난 놈아

이 봄동을 보아라

일찍이 포기 차서 단단한 배추는

스스로

부드러운 속을 감싸고 있는 그것 때문에

역설적이게도 겨울 찬바람에

얼고 썩지만

 

거름을 못 얻어먹고 늦되어

이파리들을 다 오므리지도 못하는 봄동은

아무리 얼어도 썩지 않고

오히려 그것 때문에 이파리가

얼음장처럼 두꺼워지지 않더냐

 

그것은 이미

꽃이라 부르지 않아도 꽃이었던 것을

봄은 알기에 겨울을 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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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 놓쳐서는 안 될 아까운 책 - 전문가 46인이 뽑은 이 시대의 숨은 명저들 아까운 책 시리즈 1
강수돌.강신익.강신주 등저 / 부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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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관한 책을 읽는 기분은, 학창시절 나 보다 공부를 잘하는 친구의 책꽂이를 훔쳐보는 기분이다. 궁금하긴 하지만 애써 피하고 싶은 한편으로 자꾸 그쪽으로 향하는 눈길을 어쩌지 못하는 심정이랄까.

 

책에 관한 책을 읽을 때마다 읽어야 할 책은 꼬리에 꼬리를 문다. 숙제가 쌓인다. 아무도 검토하지 않는 과제를 한 권 한 권 해치우면서(?) 혼자 뿌듯해하는 마음도 잠시, 이제는 쌓이는 책이 거추장스러워진다. 

 

그래서 책에 관한 책은 될수록 멀리하고 싶은데 하필 이 책 제호가 <지난 10년 놓쳐서는 안될 아까운 책>이다. 혹시나 내가 놓친 게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책을 펼쳤는데...역시 내가 놓치지 않은 책은 고작 몇 권에 불과했다.

 

이따금 이런 책을 읽음으로써 평소의 편식성 독서를 조금씩 바로 잡아야겠다는 야무진 다짐을 해보지만...

 

94쪽...만들어진 책의 절반만 팔리고, 팔린 책의 절반만 읽히며, 그 책의 절반만 이해되고 나머지 절반만이 실제 활용된다고 하니 책은 언제나 그 나름의 운명을 가지는 것 같다.

 

일단 이 책에 소개된 책은 놓치기 아까운 책임에는 틀림없으니 기회를 만들어서라도 읽도록 노력해야할 터.

 

자, 당신은 이 중에서 몇 권이나 읽었는지요.

 

1. <작가>박상우

2. <어느 무명 철학자의 유쾌한 행복론>전시륜, <에릭 호퍼, 길 위의 철학자>에릭 호퍼

3. <데르수 우잘라>블라디미르 클라우디에비치 아르세니에프

4. <당신 인생의 이야기>테드 창

5. <문장강화>이태준, <모던수필>방민호

6. <진술>하일지

7. <칠레의 밤>로베르토 볼라뇨

8. <염철론>환관

9. <역사적 예수>존 도미닉 크로산

10. <몸으로 하는 공부>강유원

11. <이중텐 교수의 중국 남녀 엿보기>이중텐

12. <서양문명의 기반>강유원

13. <신화와 인생>조지프 캠벨

14. <남희근 선생의 알기 쉬운 논어강의>남희근

15. <사르트르 평전>베르나르 앙리 레비

16. <개성의 탄생>주디스 리치 해리스

17. <노동을 거부하라>크리시스

18. <일상생활의 혁명>라울 바네겜

19. <강수돌 교수의 나부터 마을혁명>

20. <아날로그맨1>김수박

21. <기억으로 다시 쓰는 역사>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증언팀 엮음

22. <엠마 골드만>켄데이스 포크

23. <페인과 동인녀의 정신 분석>사이토 다마키

24. <해바라기>시몬 비젠탈

25. <스코트 니어링 평전>존 살트마쉬

26. <큰손과 좀도둑의 정치경제학>최윤재

27. <꿀벌의 우화>버나드 맨더빌

28. <찰스 핸디의 포트폴리오 인생>찰스 핸디

29. <스마트 월드>리처드 오글

30. <경제학 3.0>김광수

31. <엘랑 비탈>윤철호

32. <빅 스위치>니콜라스 카

33. <단절의 시대>피터 드러커

34. <마음은 몸으로 말을 한다>앤 해링턴

35. <삼엽충>리처드 포티

36. <꽃의 제국>강혜순

37. <원더풀 사이언스>나탈리 앤지어

38. <수술, 마지막 선택>강구정

39. <인체 시장>로리 앤드루스, 도로시

40. <이보디보, 생명의 블랙박스를 열다>션 B.캐럴

41. <붕가붕가레코드의 지속가능한 딴따라질>붕가붕가레코드

42. <이미지와 환상>다니엘 부어스틴

43. <현대미술의 이해>팸 미첨, 줄리 셸던

44. <한국의 전통문양>임영주

45. <침묵의 언어>에드워드 홀

46. <김봉렬의 한국건축 이야기>김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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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 - 위화, 열 개의 단어로 중국을 말하다
위화 지음, 김태성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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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위화. 소설 이상의 재미는 잠시 세상사를 잊게 해줌. 그렇다고 두 번 읽기는 그렇고,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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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 - 운명조차 빼앗아가지 못한 '영혼의 기록'
위지안 지음, 이현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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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생. 30세에 드디어 대학교수가 되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암 말기 판정을 받은 사람. 2011년 운명.

 

얼마나 살고 싶었을까. 얼마나 억울했을까.

 

이 책은 그러니까 끝까지 삶의 끈을 놓지 않고 죽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한 생을 살았던 사람의 마지막을 써내려간 이야기이다. 다가오는 죽음을 바라보며 한 구절 한 구절 온 힘을 바쳐서 기록한 글이라서 페이지마다 진한 여운을 남긴다. 가슴을 먹먹하게 하고 울컹 눈물을 자아낸다.

 

이런 부분이 나온다.

 

161쪽...내가 없으면 정말 아무것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그런데 병에 걸리고 나서야 알았다. 내가 없어도 세상은 잘 돌아가고.....생사의 고비를 몇 차례 넘기고, 사는 것이 죽는 것만 못한 시기를 가까스로 넘긴 뒤 돌연 삶이 가벼워졌다.

 

이렇게 푸른사람이었는데 생의 마지막을 받아들이는 일이 얼마나 눈물겨웠을까. 삶이 가벼워졌다고, 삶이 가벼워졌다고...

 

죽음을 받아들이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숙연해지지 않을 수 없으니

 

234쪽...나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내 삶을 선택하는 최후의 권리를 행사할 것이다. 그래서 죽은 뒤에도 아들에게 자랑스러운 엄마로 남고 싶다. 앞으로 어떤 고통이 몰려와도, 설령 죽음보다 큰 고통이 나의 목을 조를지라도 결코 스스로 내 삶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최후의 순간까지 즐겁고 유쾌하게, 스스로 즐거울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다.

 

그는 분명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일 터이다. 세상을 먼저 떠나면서 이런 글을 남겨 세상을 위로하고 있으니 말이다. 짧은 생이었지만 결코 헛되지 않은 삶을 살았다.

 

마음을 무겁게 하는 책이지만 밝은 내용도 있고 재밌는 부분도 많다. 이를테면 병원 생활 속에서도 서른다섯 명가량의 환자를 만나 '도대체 어떤 사람이 암에 걸리는가?'하는 조사를 해서 통계 작업을 했는데 과연 평범한 사람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159쪽... 그렇게 한 사람, 한 사람씩 만나면서 샘플을 분류하고 표본을 만들어 살펴본 결과, 유방암 환자의 성격에 대한 나만의 이론을 얼추 완성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중에서 가장 특이한 부분은, 유방암 환자 중에는 우울증을 겪은 사람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었다. 적어도 유방암 환자 중에서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사람은 매우 드물었다. 반면 명예욕과 승부욕이 강하고, 매사에 통제력을 발휘할 정도로 권력욕이 있으며 성격이 급하고 외향적인 사람이 많았다. 내가 만난 환자들은...안정적인 환경에서 일을 하고 있었으며, 집에서나 회사에서나 여왕처럼 떠받들어져 군림하듯 살아왔다는 공통점을 알게 되었을 때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건 바로 나였다.

 

그래서 이런 글을 남기고 있다.

 

153쪽...인생이란 늘 이를 악물고 바쁘게 뛰어다니는 사람보다는 좀 늦더라도 착한 마음으로 차분하게 걷는 사람에게 지름길을 열어주는 지도 모른다는 것을

 

 

추석 전 날, 강원도 깊은 산속에서 이 책을 읽는 맛이 각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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