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옆자리 동료와 같은 공간에서 지낸 지 8개월이 되었다. 나이도 비슷하다. 급식을 거부하고 소박한 점심을 함께 먹은 지도 꽤 되었다. 하루도 아프지 않은 날이 없는 통증을 달고 사는지라 틈만 나면 내 옆자리 동료에게 하소연을 하곤 했다. 오늘은 어디가 아프고 어떻다고....미안할 정도였다. 병원이 어떻고 하는 얘기도 귀가 따갑게 읊었다.

 

오늘, 내 옆자리 동료가 그런다. 자기도 가끔 손가락이 아프지만 며칠 지나면 그냥 낫는다며 나도 그런 거 아니냐고 묻는다. 순간 말문이 막혔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같은 말을 반복해야 하나.

 

내 부어오른 손가락을 볼 때마다 돌아가신 엄마가 생각난다. 엄마는 자주 당신의 퉁퉁 부어오른 손가락을 식구들에게 보여주곤 하셨다. 종종 있는 일이고 엄마를 뺀 나머지 식구들은 아프지 않은지라 위로의 말도 별로 건네지 않고 그냥 무심히 듣곤 했다. 기껏해야 병원에 가보시라는 말 정도를 했을 뿐이었을 게다. 그러면 엄마는 더 이상 말씀을 하지 않으셨다. 실망하는 표정을 짓거나 섭섭하다는 말씀도 하지 않으시고 그냥 가만히 계셨다. 그게 다였다. 다시 일상이 이어지고, 며칠 후 엄마는 손가락을 보여주시고, 우리는 또 무심히 엄마의 손가락을 바라보았다. 아무데도 아프지 않은 우리는 엄마가 얼마나 아프셨는 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부끄러운 얘기이다.

 

내 가방에 달고 다니는 노란색 세월호 리본을 볼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하곤 한다. 내가 얼마나 타인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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