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안내서는 여행 전과 여행하며 읽는 맛이 전혀 다르다. 여행안내서를 제대로 고르려면 여행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와서 여행을 반추할 때이다. 인생을 닮았다. 어떤 일을 끝내고나서야, 학교를 졸업하고나서야, 몇 십 년의 결혼생활을 하고나서야 비로소 전체의 윤곽이 잡히듯 여행도 그렇다. 여행을 끝내야 비로소 여행가이드북이 눈에 제대로 들어온다. 예습으로 읽든 복습으로 읽든 여행가이드북을 읽는 건 별 의미가 없다. 나중에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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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가기 전에는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는 책이다. 여행 가서 하나씩 참고하며 실전에 응용했는데, 이 책은 매우 주관적이서 일반적인 소소한 정보가 약간 부족하다. 치앙마이에 대한 애정 가득한 저자들답게 저자들이 좋아하는 곳을 집중적으로 다루었다고 할 수 있다. 저자들에게는 '가장' 멋진 곳일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을 수도 있으니 적당히 취사선택해야 한다. 가이드북에 '가장'이라는 최상급을 붙이는 건 좀 모순이다. '가장'을 위해 생략된 것은 어쩌란 말인가. 낯선 여행지에서 필요한 건 정확하고도 요긴한 사실을 담은 정보이지 누군가의 주관적인 선호도가 개입된 부분적인 정보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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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가이드북으로 소소하면서도 요긴한 정보들이 가득해서 한 권쯤 필요한 책이다. 위의 책과 이 책 중에서 한 권을 고르라면 나는 이 책을 고르겠다. 가이드북은 일단 실용성이 중요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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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를 재독하는 경우는 드문 편이지만, 과연 내가 여행은 제대로 하고 왔나 싶어 다시 이 책을 꺼내 읽어보았다. 물론 치앙마이 부분만.
여행지에서 현지인처럼 살아보기랑 며칠 잠깐 여행하는 것의 차이가 확연히 구분된다. 현지여행사에서 일일투어를 신청하며 희희낙낙하는 우리 같은 여행자에게 이 책은 근접하기 힘든 아우라를 품고 있다. 특히 <Enough For Life>의 주인내외와 함께 어울리며 현지인처럼 살아본 것이라든가, 동네 구석구석에 숨어 있는 작은 카페를 찾아 차를 마시며 책을 읽는 경험 같은 것은 흉내내기가 쉽지 않다. 단 며칠 간의 여행이란 별 것 아님을 절실히 깨닫게 해주는 책이랄까. 짧은 여행 후 이런 책을 읽는다면...흠...소금물을 들이켠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