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 책의 중심 내용.

 

'인도인은 아름답게 꾸미는 행동을 신에게 가까이 가는 것, 해탈의 한 과정으로 여겼다. 즉 몸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것이 영적인 의미를 가진다고 보았다. 그래서 숭배하는 신과 여신의 그림과 신상을 아름답게 꾸미고 여러 가지 장신구를 달아 장식하는 전통이 이어졌다....태초부터 인도인은 이렇게 꾸미는 걸 좋아했다.'

 

인도인들이 몸에 장신구를 주렁주렁 달고, 그들이 숭배하는 신상을 꾸미는 일련의 행동들이 이해되는 대목이다. 이 책은 이에 대한 설명이 가득하다. 그들이 선호하는 긴 검은 머리, 금은 장신구, 문학 속의 여성, 온갖 신상...허나 내 관심을 끄는 것은 이것이 아니다. 내 관심은 오늘날에도 여성의 삶을 옥죄고 있는 여성관인데 이게 전통이라는 미명으로 어떻게 형성되고 지금도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 지이다.

 

이 책에 소개된 힌디 여성의 이상형 3인방 이야기가 흥미로우면서도 화가 난다. 왜 화가 나는지 보시라.

 

'힌두 여성의 이상형인 시타, 사티, 사비트리는 정절을 지키고 남편을 위해 헌신하는 공통점을 가졌다. 여필종부의 시타, 남편을 따라 죽은 사티, 남편을 죽음에서 구한 사비트리 삼총사가 보여준 정절, 자기희생, 헌신은 인도 여성이 닮고 지켜야 할 덕목으로 칭송되었다. 아름다운 여신의 대명사이자 부의 여신 략슈미는 남편에게 복종하지 않는 여인은 개나 물어가라고 악담을 했다. 그 전통을 이어받은 오늘날의 인도 영화에도 정숙하고 순종적인 여성이 이상형이다.'

 

1. 시타

고대 서사시 <라마야나>는 동남아 일대 힌두교의 영향을 받은 곳엔 어김없이 그 흔적이 남아 있다. <라마야나>의 줄거리는, '시타는 남편 라마가 숲으로 귀양을 가자 호화로운 궁정행활을 마다하고 남편을 따라가 14년을 보냈다. 어느 날 악마의 화신 라바나는 시타의 외적 아름다움에 한눈에 반해 그를 멀리 자기가 사는 곳 스리랑카로 납치한다.' 우여곡절 끝에 남편인 라마에게 돌아오는데, '라마는 라바나의 왕국에서 무사히 돌아온 시타에게 라바나에게 몸을 더럽히지 않았는지 의심하고 백설 같은 과거를 증명하라고 요구한다.' '시타는 남편의 명예를 지키고 자신의 성적 순수성을 증명하기 위해 불의 심판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결국 남편을 떠나 홀로 죽는다.'

 

 

2. 사티

'신화에 따르면, 사티는 브라마 신의 아들인 다크샤의 딸이었다. 사티는 친정아버지가 남편인 시바를 희생 제사에 부르지 않고 다른 사람 앞에서 모욕을 주었다고 분개한다. 사티는 남편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 희생 제사의 불에 뛰어들어 자신의 몸을 태워버린다. 나쁜 딸이지만 남편을 자기 삶의 중심에 두는 좋은 아내가 된 것이다. 그래서 사티처럼 죽은 남편의 화장더미에 몸을 던져 함께 타 죽은 힌두 여인과 그 관습을 사티라고 부르게 되었다.'

 

 

3. 사비트리

'좋은 조건과 능력을 갖춘 여러 남자들의 청혼을 물리친 어여쁜 사비트리 공주는 숲에서 부모를 모시고 금욕적으로 살아가는 왕자를 보고 첫눈에 반했다. 그러나 왕자는 1년 안에 죽을 처지였다. 그런데도 숲에서 귀양중인 남자와 결혼을 강행한다. 사비트리는 궁정의 부귀영화를 헌신짝처럼 버리고 눈 먼 시아버지를 봉양하고 온갖 허드렛일을 하면서 이상적인 며느리와 아내의 전형을 보여준다. 1년이 가고 남편이 죽을 때가 되자 사비트리는 남편의 머리를 자기 무릎에 눕히고 남편을 따라 죽기로 결심한다. 공주는 염라대왕에게 남편을 살려달라고 애원하면서 저승으로 끌려가는 남편을 따라간다. 염라대왕은 사비트리에게 "남편을 정성껏 모셨으니 이승에서 더 살다오라"고 말하지만 그녀는 남편을 따르는 것이 아내의 도리라면서 "남편이 없으면 나는 죽은 몸이나 다름없다"고 대답한다. 사비트리는 헌신과 지혜, 아름다운 말씨로 염라대왕을 감화시켜 남편을 죽음에서 구하고 아이까지 점지를 받는 지혜롭고 아름다운 여인이다.'

 

(이 글의 따옴표는 이 책에서 발췌했다는 표시임.)

 

 

'여성을 독립운동과  사회에 참여하도록 고무한 간디도 여성에게 시타와 사비트리를 따르라'고 권고했다나.....'오늘도 대다수 인도인은 시타나 사비트리처럼 상냥하고 순종적이며 자기희생적인 여성을 이상으로 여긴'다나..... 대한민국도 살아내기 퍽퍽한 곳이지만 그래도 인도에서 태어나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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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6 17: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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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6 17:3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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