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2...일리치는 당시 멕시코 쿠에르나바카에서 문화교류문헌자료센터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었는데, 이 센터가 공공연하게 표방한 목적은 당시 벌어지고 있던 해외개발 운동을 뒤엎고, 또한 이른바 개발도상국이라 불리는 지역에 자원봉사자를 파견하는 활동을 멈추게 하는 것이었다. 논문은 그가 그해 초에 시카고에서 미국 청년 자원봉사자들에게 한 강연을 기록한 것으로, 단도직입적으로 봉사활동을 떠나지 말 것을 주문하는 내용이었다.

 

이 책의 첫 구절부터 눈길를 사로잡는다. 작년 kOICA 연수 이전이나 이후, 막연한 해외봉사활동에 대한 선망이 이 한 구절로 몹시 흔들린다. 구체적인 활동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하여튼 무조건 선으로만 생각했던 것이 선이 아니었다는 것만은 확실하게 깨닫게 되었다.

 

p.21....<학교 없는 사회>에서 그는(이반 일리치) 학교 교육을 소비자 사회의 기초를 만드는 의례행위로 보았다. 원래 학교school는 여유롭다는 듯이며, 일리치에 따르면 진정한 배움은 자유민만이 여유롭게 추구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의무적이고 강요된 의례행위를 바탕으로 자유로운 사회를 건설할 수 있다는 주장은 모순적이다. 학교는 지식을 설계하고 포장하면서, 지식이란 등급별로 나누어진 것이고 공인된 일련의 과정을 통해 획득해야만 한다는 믿음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교육의 정의 자체를 독점함으로써 학교는 대안을 억제할 뿐 아니라 교육을 비롯한 여타 독점 서비스에 일평생 의존하게 만든다고 일리치는 주장한다.

 

학교라는 것, 이렇게 꼭 집어 말하고 싶었던 걸 이반 일리치의 글을 통해 확인한다.

 

'고도로 자본화된 사회는 고도로 자본화된 시민을 필요로 한다.'

----내가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 이유가 되겠다.

 

이반 일리치의 글은 읽기가 쉽지 않다. 이 책은 그래도 대담집이라 좀 나은 편이긴 해도 역시 쉽게 읽을 책은 아니다. 제대로 이해하려면 이반 일리치의 책을 어느 정도 읽어야 한다. 변명같지만, 이래저래 이 책도 끝까지 읽지 못한다. 책이 어렵고, 손목터널증후군으로 손끝이 저리고, 해야 할 일이 많고....

 

변명으로 시작하는 6월 1일 월요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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