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므로 떠남은 언제나 옳다 소희와 JB, 사람을 만나다 남미편 2
오소희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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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희의 남미여행 2편. 1편을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는 2편은 꼭 사서 읽으리라 마음 먹었다. 좋은 여행을 하고 좋은 글을 쓰는 분한테 독자로서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해서였다.

 

그러나 지난 목요일, 동아리활동차 아이들을 데리고 도서관에 갔다가 이 책이 눈에 밟혀서 그만 빌려오고 말았다. 나를 유혹하는 책 중에서 이 책이 가장 강력했다고나 할까.

 

역시 재밌다. '사람여행'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여러 사람을 만나고 스스럼없이 친구가 되는 과정이 뭉클하고 매력적이다.

 

다만, 좀 모범적이랄까, 윤리적이랄까, 그런 단정한 모습이 강조된 듯싶어 약간 반감어린 질투심이 생기기도 했다. 아무래도 어린 아들과 함게 하는 여행이어서 그랬으리라. 부모의 역할이라는 게 있는 것이니까.

 

90일 간의 여행을 마칠 무렵, 지은이는 어떤 경지(?)에 이르게 되는데, 지은이가 읊조리는 구절을 읽고 나도 한동안 멍해지면서 마치 내가 이 여행을 마친 듯한 기분에 잠겼다.

 

(386).......아이마라에서 방으로 들어갈 때마다, 나는 이상한 감동에 사로잡히곤 했다. 방문을 열면 창문에서 변함없이 환한 빛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고 침대 곁에는 더러운 여행 가방이 놓여 있었는데, 그러면 '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넘치는 것도 모자란 것도 없이, 나의 생은 거기 그대로 멈춰도 좋을 것만 같았다. 한 사람의 생에 꼭 필요한 소지품을 담은 가방 하나와 몸을 누이고 쉴 공간 외에 정작 더 무엇이 필요할까. 마치 한 자릿수 셈밖에 하지 못하는 초등 일학년생처럼 나의 생은 단순하고 편안해졌다. 더 넓고, 더 화려하고, 더 복잡한 기능들을 지닌 공간이나 삶이 왜 필요한지, 나는 순수하게 알지 못했다. '되었다'는 느낌은 방문을 열 때마다 반복되었다....

 

잠시 나의 평소 모토가 떠올라 피식 웃는다. '생활(살림)은 자취생처럼'  내 친구들은 전혀 귀담아 듣지 않지만...(이 부분을 이해 가능하도록 자세하게 쓰지 못해서 죄송. 책을 친절하게 소개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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