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동 이야기 이숲의 과학 만화 시리즈
대릴 커닝엄 지음, 권예리 옮김, 함병주 / 이숲 / 201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각종 정신질환에 관한 만화책. 정확하게는 정신병동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하면서 경험했던 일을 만화로 그린 책. 호기심 보다는 새로운 뭔가가 있을까 싶은 생각에 읽었다. 결과는, 만화라는 한계를 모르고 기대를 걸었다는 것.

 

치매, 망상, 자해, 반사회적 인격장애, 정신분열, 천재와 광인, 양극성 장애, 우울증, 자살 충동 등. 이 명칭들은  풀 이름, 나무 이름처럼 내게는 너무나 친숙한(?) 것들이다. 주변에 아픈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OECD 국가중에서 최고의 자살률을 기록하는 나라에서 살고 있잖은가.

 

이 책이 의미가 있다면, 지은이에게는 이 책을 통해 삶의 무대로 다시 돌아올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다. 지은이 자신도 우울증으로 고통스러운 세월을 보내야 했다고 한다. 그래서 마지막 페이지에 실린 다음 구절이 인상 깊게 다가왔다.

 

(160)...내 경험은 내게 국한된 것이기에 다른 사람에게는 유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이것만은 말하고 싶다. 약물치료와 친구, 가족의 도움도 중요하지만, 결코 자신을 부끄러워하거나, 자신이 쓸모없는 인간이라며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 살아남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싶다면 자신의 내면을 깊숙이 들여다보라. 나의 재능과 희망은 무엇인가? 나의 꿈과 열망은 어떤 것인가? 바로 그것이 당신을 구원할 것이다.

 

그리고 다음 구절.

 

(139)...자살이 남긴 파장은 끝없이 퍼져나간다. 가족, 친구, 지인, 낯선 이들에게까지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누군가 자살하면 평균 여섯 명이 그 죽음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고인의 부모, 배우자, 형제자매, 자녀들....'자살생존자'라고 부른다. 이들은 세상에 남아 평생 괴로워한다. 영문도 모르는 채 내가 더 잘할 수 있지 않았을까, 늘 자책하며 살아간다.

 

제길, 오늘이 바로 5월 23일이다.

 

노무현.

 

 

'자살생존자'가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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