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의 시대]의 서평을 보내주세요.
탐욕의 시대 - 누가 세계를 더 가난하게 만드는가?
장 지글러 지음, 양영란 옮김 / 갈라파고스 / 200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어떤지는 이미 충분히 알고 있고 더 이상 실망할 것도 필요이상 희망을 품을 것도 없다는 것을 의식의 저변에 깔고 있었는데, 이 무력하고 패배의식에 길들여져 온 타성적인 삶에 이 책은 일격을 가한다. 세상의 밑바닥을 적나라하게 들추어내서 그 속에 교활하고도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는 온갖 자본주의적인 폐해의 실상을 샅샅히 보여주고 있다. 세상에나 내가, 우리가 이런 세상에 살고 있다니...몇 가지 통계치를 인용해보는데, 이것은 내가 두고두고 참고하여, 어리숙하고 이기적이고 근시안적인 나 자신을 일깨우기 위한 것이다. 

1.오늘날 지구상에는 18억이 넘는 인구가 하루에 1달러도 안 되는 수입에 의존해 극도의 빈곤 숙에서 살고 있다. 반면 가장 부유한 1퍼센트의 인구는 가장 가난한 사람 57퍼센트의 수입을 모두 합한 것과 같은 액수의 돈을 번다. 

2.치료 가능한 질병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이 1,200만 명에 달하며, 이들은 대부분 남반구에 밀집해서 살고 있다. 

3.오늘날 전 세계에서 남녀 구별 없이 근로자 35명 중 한 명은 남의 나라로 떠난 이민 노동자다. 

4.유엔 회원국191개국 중에서 학교에 가지 못하는 15세 미만의 어린이는 무려 1억 1,300만 명에 달한다. 이중에서 62퍼센트는 여자어린이다. 

5.현재 지구상에서는 5초마다 10세 미만의 어린이 한 명이 기아 또는 영양 결핍으로 인한 질병으로 죽어가고 있다. 

6.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49개국의 경우, 30퍼센트의 영유아가 철분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이 아이들은 평생 정신 장애로 고통받게 될 것이다. 

7.해마다 약60만 명의 여성이 임신 기간 중에 심각한 철분 부족으로 목숨을 잃는다. 출산 중에 죽는 산모들의 20퍼센트는 철분 부족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사망한다. 

8."나는 말라위에 가서 HIV 바이러스를 지니고 사는 한 무리의 여성들을 만났다....그들에게도 무엇을 최우선이라고 여기는지 물었다. 그들은 만장일치로 분명하게 대답했다. 먹을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그 어떤 보살핌도, 치료를 위한 약품도, 격리 수용이 아닌 다른 방책도 다 필요 없고 오로지 음식이 필요하다고 그네들은 입을 모았다." 

9.500개의 거대 다국적 기업들이 축적한 부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133개국의 부를 모두 합한 것보다 크다. 

10.매일 10세 미만의 어린이 9천 명이 식수로 적합하지 않은 물을 마신 탓에 목숨을 잃는다.  

   썩을 대로 썩고 곪을 대로 곪은 이 세계를 똑바로 바라보는 일은 무척 가슴 아프고 불편하고 거북하다. 세상을 이렇게 만들고 있는 '신흥 봉건 제후'들. 떡 주무르듯 세상을 주무르고 있는 그들의 파렴치와 악랄함으로 지금 이 순간도 많은 사람들이 기아와 질병으로 무력하게 죽어가고 있다. "더 이상 나빠지려고 해야 나빠질 것도 없는' 세계를 향해 장 지글러는 '연대"에서 희망을 찾고 약육강식 체제를 파괴시키는 일이 세계 시민들에게 주어진 과제라면서 분연히 일어나 이런 세계를 전복시키라고 한다.   

   "우리는 정부를 구성하고 있을 뿐 권력을 장악한 것이 아니다. 한 나라의 사회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는 대통령 한 사람이나 의회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민중들이 나서야 한다." '흡혈귀 같은 외국 자본에 맞서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민중이 중심이 된 민주적인 사회단체들의 단결과 결단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함'을 힘주어 말하는 브라질 대통령 룰라의 말이다. 

   "여론은 무지에 토대를 두고 있으며,무지는 독재를 부추긴다" 

   "브라질 인구의 절반은 배가 고파서 잠을 이루지 못한다. 나머지 절반도 배고픈 절반이 두려워 잠을 이루지 못한다." 

   무지는 배가 고파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에 대한 죄악이다. 깨어있기 위해, 이 세계를 똑바로 보기 위해 이 책이 아주 널리널리 읽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 책에 대한 서평은 부질없는 짓이다. 제 아무리 잘 쓴 서평도 이 책 한 쪽을 직접 읽는 것보다 못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