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로로 국경을 넘으면 지은 죄도 없는데 살벌한 통제와 검문검색에 괜히 움츠러들고 조심스러워진다. 여권에 출국도장이나 입국도장이 찍힐 때까지 무해하고 겸손한 얼굴을 해야 한다. 좀 우습지만 어쩌겠는가. 무서운 건 사실이니까.

중국 신장위구르의 카슈가르에서 키르기스스탄 타쉬라밧까지 온종일 이동했다. 타쉬라밧은 해발 3,200m로 캐러반 사라이(대상 숙소)가 있던 곳. 이 황량한 스텝지역을 말이나 낙타를 타고 혹은 걸어서 생업을 영위했던 옛 사람들을 떠올리며 소박한 숙소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캄캄한 밤하늘의 별은 강원도 산골에서 볼 수 있는 별의 두세 배 정도? 쏟아지는 별에 압도당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그보다도 잠을 푹 잤다. 민폐를 끼칠까 두려워 거의 굶다시피 한 탓에 몸은 쪼그라들었으나 아침에 일어나니 몸은 물론 기분마저 개운했다. 인터넷이 터지지 않는 게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세상은 나한테 관심이 없건만 나는 왜 손바닥만한 가상세계에서 벗어날 수 없는지 ... 가소롭다.

오늘은 해발 3,752m의 토르갓패스를 넘어 이식쿨 호수에 도착했다. 도중에 밥 먹으러 풀밭으로 출근(?)하는 말 무리와 목동, 양치기 개들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너희들은 행복하겠구나, 좋은 곳에서 태어났구나... 이 무슨 부러움?

이식쿨 호수는 제주도 면적의 3.4배 되는 크기로 말이 호수이지 바다로 보인다. 한창 개발 중인데 머지않아 오늘의 한적함이 사라져버릴 것이다. 호수 자체가 내 눈에도 무궁무진한 자원의 보고로 보이니 말이다. 이곳의 이름은 출폰아타, 해발 1,633m. 제목 ‘타쉬라밧..‘에 그냥 끼워넣는다. 내일은 내일의 글을 쓰자.

**퀴즈: 마지막 사진은 어떤 화장실에서 찍었는데요. 무슨 내용일까요?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페넬로페 2026-09-23 0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으로 봐도 광활함이 느껴집니다.
너무 멋지네요.
마지막 사진은
말이 화장실 안을 볼 수 있으니 조심하라?
근데 코는 돼지코처럼 보이기도 해요 ㅎㅎ
혹시 화장실 밑에 사는 돼지?

nama 2026-09-23 08:44   좋아요 1 | URL
땡! 정답이 아닙니다.

페넬로페 2026-09-23 10:28   좋아요 0 | URL
정답 알려주세용^^

nama 2026-09-23 23:43   좋아요 0 | URL
돼지가 되지 마세요(어지럽히지 마세요.)
자신이 어지럽힌 쓰레기는 직접 치우세요... 이런 뜻이래요.
돼지를 부정한 동물로 인식하는 이슬람을 이해할 수 있는 한 단면이네요.

카스피 2026-09-23 0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으로 봐서는 원숭이 출입 금지 같은데요 ㅋㅋㅋㅋ
그런데 현재 계신곳이 중국 신장 위그를 지역이라고 하시는데 맨 마지막 사진의 문자는 러시아 끼릴문자 같습니다.소수민족 동화정책에 박차를 가하는 중공 당국이 자국의 언어인 간자체가 아니라 러시아 문자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좀 의외인것 같습니다.
러시아 관광객을 위한 우대 조치인지 궁금해 지네요.

nama 2026-09-23 08:47   좋아요 0 | URL
키르기스스탄으로 넘어 왔다고 위에 썼는데요. 그러니까 당연히 키릴문자가 되겠지요.
정답이 아닙니당.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