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버거(1926년- 2017년)의 책은 묘한 거부감과 매력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거부감이란 읽어도 그만 안 읽어도 그만인, 알 듯하면서 모를 듯한 모호감 같은 것이고, 매력이란 그런 거부감 속에서도 드러나는 어떤 울림 혹은 찔림 같은 것에 눈을 뜬다는 것이다. 아마 엇비슷한 시공간을 함께 나눈 사이라면 그의 글이 잘 맞는 친구처럼 다가오지 않았을까 싶다.

 

부분적으로밖에 이해할 수 없는 이 책. 그럼에도 이 책의 어느 한 부분 때문에 지난 며칠을 바쁘게 보냈다. 다음은 톰 웨이츠의 노래라고 한다.

 

모두들 동시에 말을 하지

누구에게는 힘든 시절이

누군가에게 달콤한 시절이라고

거리에 피가 뿌려지는 때에도 누군가는 돈을 벌고 있겠지

모두들 동시에 말을 하지.

 

 

톰 웨이츠는 또 누군가.

 

출생  1949년 12월 7일, 미국

데뷔  1973년 1집 앨범 <Colsing Time>

수상  2011년 로큰롤 명예의 전당

        2001년 ASAP 팝 뮤직상 공로상

 
(출처: 네이버)

 

 

유튜브에서 그의 노래를 들어봤다. 독특했다. 만취한 사람의 절규같기도 한 걸죽하고도 깊은 목소리의 흐느낌. 궁금해서 책을 찾아보니 다행히(?) 얇은 책이 한 권 있었다.

 

 

 

 

 

 

 

 

 

 

 

 

 

 

 

이 작은 책의 내용은 목차에 잘 나타나 있으니,

 

-뮤지션들의 뮤지션

-톰 웨이츠, 출생과 오해

-비트 세대가 남긴 선물

-별들의 고향 트루버도어 클럽

-이야기꾼의 밤 노래

-노래만 불렀다, 돈은 못 벌었다

-결혼은 이들처럼

-소리에 대한 편력, 칼리오페 에피소드

-뮤지컬 이어스

-'나'에서 세계로

 

톰 웨이츠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있고 간편하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이 책을 쓰신 저자에게 저절로 감사의 마음을 갖게 되었다.

 

톰 웨이츠의 진짜 아버지, 잭 케루악

 

무엇이 톰 웨이츠를 길 위에 서게 하는 것일까. 젊은 시절의 '방랑'과 끊임없이 변주되며 톰 웨이츠의 음악을 관통하는 '길'의 이미지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어쩌면 이 사람 이야기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기도를 올릴 정도로 전설처럼 떠받드는 잭 케루악의 영향은 아니었을까. (중략)

<길 위에서>의 책장에 '역마'라는 마법약이라도 묻혀 놓을 것일까. 잭 케루악은 이 소설 하나로 당시 미국의 젊은이들을 모두 길 밖으로 내몰았다. '비트'라는 단어를 처음 만든 그는 비트는 음악의 박자가 아니라 단지 '세상의 모든 관습에 대한 지겨움의 표현일 뿐'이라고 말했고, 젊은이들은 일제히 쌍수를 들고 뛰쳐나가 그 길로 비트닉(비트족)이 되었다. 밥 딜런이 훗날 "그의 작품이 모든 걸 바꿔 놨듯이 내 삶도 바꿔 놓았다."라고 할 정도로 케루악의 영향은 막강했다.       -18~20쪽 

 

 

그래서 또 읽어야 할 책.

 

 

 

 

 

 

 

 

 

 

 

 

 

 

 

 

 

 

예전에 읽다 만 책이다. 그때 그시절에는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을지 몰라도 시공간을 달리하는 이 시점에서 읽기에는 너무나도 지루하게 느껴져서 집중하기 힘들었다. 빌린 책이라 더 그랬다.

 

 

 

'톰 웨이츠가 좋아하는 또 한 명의 비트 작가 찰스 부코스키의 시 Nirvana(너바나)를 낭독한 영상이다. 얼마 전 읽어봤던 찰스 부코스키(1920년 ~1994년)의 시집이 떠올랐다.

 

 

 

 

 

 

 

 

 

 

 

 

 

 

 

 

https://blog.aladin.co.kr/nama/11703314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더니 이번엔 영화감독 짐 자무쉬 얘기로 이어진다. 톰 웨이츠는 짐 자무쉬와 영화 작업을 함께 했다고 한다. 그러면 짐 자무쉬는 누군가.

 

출생  1953년 1월 22일 미국

데뷔  1980년 영화 '영원한 휴가' 연출

수상  2006년 제 58회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

        1993년 제 46회 칸영화제 단편영화상

 

(출처: 네이버)

 

 

그래서 그의 영화를 보기 시작.

 

* 커피와 담배

지루할 것 같지만 은근히 재미있는 영화다. 담배를 피우고 커피잔을 부딪치며 나누는 소소한 대화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시니컬하면서 짭쪼름하다고 할까. 톰 웨이츠도 등장. 짐 자무쉬와 친분이 있는 유명 배우들 다수 출연.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나는 영화다. 몇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는 영화가 아니라는 사실.

 

* 패터슨

시를 쓰는 버스 드라이버 얘기인데, 톰 웨이츠처럼 짐 자무쉬도 시인이라면 시인이랄 수 있겠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특히 눈길을 사로잡은 건 패터슨의 아내가 꾸미는 실내 장식과 그녀의 옷과 같은 소품. 흑백으로 그린 커튼 무늬의 시적인 감각, 패터슨이 시를 쓰듯 그의 아내 역시 옷과 커튼과 음식으로 흑과 백으로 이루어진 시를 쓴다. 어떤 rhyme(운)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영상이 기억에 남을 것 같다.

 

* 천국보다 낯선

천국은 못가봤으니 당연히 낯선 것일 텐데 그 천국보다 더 낯선 것은 대체 뭘까? 시시껄렁한 두 청년과 그중 한 청년의 여자사촌 얘기. 썰렁한 분위기와 썰렁한 줄거리와 그에 걸맞는 썰렁한 대화들. 그런데도 끝까지 보고나면 어딘가 쓸쓸해지면서 사람의 온기가 그리워지는 영화.

 

 

 

존 버거로 시작해서 톰 웨이츠의 노래와 짐 자무쉬의 영화로 이어지는 며칠 간의 고행(?) 이 끝나려나..... 이젠 다른 책을 읽어야겠다.

 

 

 

 

 

 

 

 

 

 

 

 

 

 

 

 

 

 

 

살려줘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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