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 강아지 꼬마야 꼬마야 18
프랭크 애시 지음, 김서정 옮김 / 마루벌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글만 옮겨본다.

 

나는 아홉 형제 중 꼴찌였어요.

엄마 젖도 꼴찌로 먹고, 눈도 꼴찌로 떴어요.

우유를 핥아 먹는 법도 꼴찌로 배웠고요,

밤에 집으로 들어갈 때도 꼴찌였지요.

나는 언제나 꼴찌 강아지엿어요.

그러던 어느 날 팻말이 보였어요.

'예쁜 강아지 데려가세요'

다음 날 한 여자아이가 와서

우리 중 하나를 데리고 갔어요.

그날 밤 나는 걱정이 돼서 잠이 안 왔어요.

내 차례는 언제일까?

이번에도 꼴찌일까?

그 다음 날에는 한 남자아이가 왔어요.

"여기야, 여기!" 나는 소리쳤어요.

"이 강아지는 너무 시끄러워."

아이는 다른 강아지를 데리고 갔어요.

그날 오후에는 멋쟁이 아줌마가 왔어요.

아줌마는 나를 좋아하는 것 같았어요.

그런데 내가 아줌마에게 달려드는 바람에

철퍼덕! 우유 그릇에 엉덩방아를 찧었답니다.

이번에는 한 농부 가족이 나타났어요.

그런데 아저씨가 나를 안아 올리는 거예요!

나는 너무 좋아서 아저씨 코를 아, 물어줬어요.

결국, 농부 가족은 다른 강아지 둘을 데려갔지요.

우리는 셋이 됐어요.

그러다 둘이 됐고요.

또 나 혼자 남았어요. 꼴찌 강아지만요.

어느 날 드디어 내 차례가 왔어요.

커다란 손이 나를 들어 올려서는

한 작은 남자아이에게 데려다 줬어요.

우리는 차에 올라탔어요.

남자아이는 나를 자기 무릎에 앉혔어요.

그리고 나와 얼굴을 마주 댔어요.

나는 아이의 코를 핥아 주었어요.

아이가 까르륵 웃더니, 이렇게 말했어요.

"너 이거 아냐? 넌 내 첫째 강아지야!"

 

 

우리 강아지가 생각나서 사온 동화책이다. 7~8년 동안 유기견으로 살다가 우리 가족이 된 지 1년 4개월 되었다. 얼굴이 어떻게 변했는지 눈여겨보시길 바란다.

 

 

왼쪽은 우리집에 처음 왔을 때 표정인데 뭔가 억울하고 불안한 표정이다. 사람에게 가까이 오지도 않고 만지는 것도 싫어했다. 지금은 밥상머리에 가까이 와서 음식 냄새를 맡기도 하고 소파 위에도 올라와 같이 앉아있기도 한다. 아주 잠시.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장난감을 물어뜯기라도 하면 우리는 환호성을 지른다. "드디어 개가 되었어!" 하고. 도무지 개다운 행동을 하지 않고 조용히 눈치만 살피는 모습만 보다가 조금이라도 변화를 보이면 식구들은 기쁨의 눈빛을 주고받는다. 개가 변화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건 작지 않은 즐거움이다.

 

개와 함께 사는 건 새로운 경험이다. 하루에 꼬박 두 번씩 산책시키는 건 개를 위한 것이지만 사람에게도 활력을 준다. 가수분해 사료를 먹이니 늘 젖어있던 눈도 뽀송뽀송해져서 한결 깨끗해졌다. 이런 사료를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경험치를 확대시킨다. 많이 배운다.

 

'개가 똑같지 뭐.' '개에게 쏟는 정성을 사람에게나 쏟지.'....이런 말들이 더 이상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개가 다 똑같지 않다는 것을, 개에게 쏟는 정성을 통해서 사람도 정성스러운 모습으로 성장한다는 걸 조금씩 깨닫게 된다. 개의 변화는 사람의 변화이기도 하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니데이 2020-03-26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ama님 잘 지내셨나요.
강아지 입양 소식 들은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그 사이 시간이 그렇게 많이 지났네요.
강아지 표정은 잘 모르지만,
왼쪽보다는 오른쪽이 더 편안해보여요.
앞의 페이퍼도 잘 읽었습니다.
기분좋은 하루 되세요.^^

nama 2020-03-28 04:25   좋아요 1 | URL
반갑습니다.^^
서니데이님 글도 늘 잘 읽고 있어요.
오른쪽 표정이 되기까지 시간이 걸렸어요.
개의 표정이 바뀔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답니다.
늘 좋은 날들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