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어 여행 갑니다
김비.박조건형 지음 / 김영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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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일 간의 유럽 자유여행. 비행기 타는 것도 즐기지 못하고, 때로 심한 우울증에 허덕이는 사람에게 장기간의 여행이 마냥 설레거나 즐겁지는 못했을 것이다. 게다가 책을 내기 위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숙제까지 떠안고 떠나는 여행이라니.

 

그림을 그린 박조건형. 이 분의 글과 그림을 한겨레에서 연재물로 본 기억이 난다. 그림으로 먹고 살만하구나, 하고 감탄하며 긴 글을 읽어내려가곤 했다. 글 내용을 읽고 이 분이 우울증을 겪고 있으며 힘들게 다스리며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그 부분이 무엇보다도 가슴을 저리게 했다. 아, 힘들게 버티고 있는 사람이구나, 하고. 아, 저 그림도 저절로 나오지 않았겠구나, 하고.

 

이 분의 짝지가 쓴 글은 정갈하면서 다정다감하다. 짝지의 우울증을 잘 이해해주고 보듬어주는 모습에 뭉클해지기도 한다.

 

 

-235쪽

기대하지 않고 예상하지 못한 것들의 아름다움과 마주할 때마다 일상의 시간을 신뢰하게 된다.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아도, 계획한 대로 흘러가지 않아도 괜찮겠구나. 거기에서 또 다른 근사한 시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겠구나. 결국 원하는 그곳에 도착하지 못한 모든 걸음들이 실패는 아니겠구나.

 

 

여행을 통해서 얻는 작은 깨달음과 쓸쓸한 슬픔같은 기쁨, 낯선 사람들과 나누는 작은 미소들....그래서 여행은 멈출 수 없다.

 

 

*이런 책은 구매해야 되는데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다. 독자로서 예의가 아니다.

 

 

 

 

 

'변기 보다 낮은 이 물건의 용도는 뭘까?'.......  비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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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0-02-18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자로서의 예의가 아니다....
진정 책 덕후, 예의를 다하는 멋진 마음이셔서 저도 감동받고 갑니다.

nama 2020-02-19 09:22   좋아요 1 | URL
이런저런 이유로 책 구매를 가급적 자제하고 있지만 마음 한 켠에선 죄송스럽지요. 책 쓰시는 분들이 정당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