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사이 의도치 않게 병원 순례를 하게 되었다.

 

1. 내과: 위내시경 검사를 받았다. 꼼꼼한 젊은 의사는 식도, 위장의 문제점과는 별개로 성대용종까지 잡아냈다. 친절한 의사는 의뢰서와 함께 내시경 사진을 cd로 복사해주며 꼭 이비인후과에 가보라고 했다.

 

 

2. 이비인후과 : 동네에서 이른바 명의로 불리는 노회한 이비인후과 의사는 cd 복사물을 살펴보더니

 

 "이건 암입니다"

 

하며 서너 번에 걸쳐 내시경 검사를 했다. 서너 번 씩이나 내시경을 들이댄 건 사진 속의 용종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었다. 내시경으로 다시 콧속을 샅샅이 뒤진 후 "아래쪽으로 아주 작은 게 보이기는 것 같은데... 대학병원에 가시는 게 좋겠습니다."라고 했다.

 

 

3. 대학병원: 예약없이 달려갔더니 두 시간 반이 지나서야 겨우 진료를 받게 해주었다. 성격이 시원해보이는 젊은 여교수는 몇 번에 걸쳐 코내시경 검사를 했다.

 

" 아무것도 없는데요. 사진 속의 이건 가래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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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8-09-22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러번 검사하시면서 힘드셨겠어요. 그래도 결과가 좋아서 다행입니다.
nama님, 추석인사 드리러왔어요.
오늘은 추석 연휴 첫 날이었는데, 편안한 하루 보내셨나요.
가족과 함께 즐거운 추석 보내시면 좋겠습니다.^^

nama 2018-09-25 13:48   좋아요 1 | URL
유목민처럼 늘 여기저기 발도장 찍고 다니느라 댓글이 늦었습니다.
나머지 연휴, 즐겁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카알벨루치 2018-09-23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당하셨겠습니다! ㅜㅜ그래고 가래 뿐이라 다행입니다 명절 잘 보내십시오 nama님!

nama 2018-09-25 13:52   좋아요 1 | URL
황당하기도 했지만 ‘안전불안증‘같은 게 아닐까 여겨졌습니다. ‘만의 하나‘ 실수를 할까봐 전전긍긍하는 것 같았습니다. 친절한 건지 조심스러운 건지 책임 회피인지...뭐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2018-09-23 0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9-25 13: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8-09-23 08: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쿠, 읽는 제가 다 가슴이 덜컹했습니다.
병원은 반드시 두군데 이상을 가서 소견을 들어봐야한다는 것이 저의 어줍잖은 주장 중의 하나랍니다. 잘 하셨어요.
그런데 어쨌든 불편하시니까 병원을 찾으셨을테니 치료 잘 받으셔요~

nama 2018-09-25 13:57   좋아요 0 | URL
속이 너무 아파서 내과 몇 군데 다니다가 내시경 검사를 하게 되었지요.
이것저곳 처방전과 처방약을 잔뜩 싸놓았는데 저와 잘 맞는 병원을 찾기가 쉽지 않네요. 마음에 드는 미용사 찾기가 어려운 것과 같네요.^^
예전엔 외과의사가 이발소를 겸했다고 하는데요, 어떤 면에서 무척 닮았어요.
맞아요, 병원은 두 군데 이상 다녀봐야 할 것 같아요.

지나 2018-09-23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다행입니다.제 동생은 이런 헤프닝으로 끝나지 않아서.정말 행운이십니다

nama 2018-09-25 13:59   좋아요 0 | URL
동생분의 쾌유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