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께서 갖다 주신 조기를 손질하다 생선눈이 너무 무서워 울었던 신혼 초,
동태찌개에 도전을 한 적이 있었다.

고추장,무,동태와 갖은 양념을 넣고 끓이면. . 
예전에 많이 먹어 봤던 그.맛.이. 날 줄 알았다. .
! ! !
동태 대가리를 넣어서 쓴 걸까?ㅡㅡ
어렸을 때는 대가리에 눈깔까지 맛있게 발라먹었는데ㅡㅡ;

2차 시기, 이번에는 머리를 빼고 도전했다.
ㅠㅠ
여전히 쓴 맛은 사라지지 않았다.
동태 샤브를 먹는다 생각하고 맹물에 헹구어 먹었다. . 

믿기 싫었지만. . 나의 손맛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ㅡㅡ
그로부터 십 몇 년, 동태찌개는 어머님댁에서나 맛볼 수 있는 아이템이 되었다.

엊저녁에 스팸만 구워서 저녁을 준 것이 내내 미안해서. . 오늘은 미니에게 꽃게탕을 해주려고 퇴근 후 야심차게 슈퍼에 갔다.
꽃게탕 레시피를 검색하고 부재료를 카트에 담았다.
무, 고추, 양파, 콩나물, 버섯. .
자, 이제 꽃게를 사러 가 볼까?
! ! !
꽃.게.가. 없.었.다ㅡㅡ

"민아! 꽃게가 없어ㅠ 그럼 뭐 해줄까?"
"그냥 동태찌개 해줘. ."
예전의 악몽이 되살아 났지만, 꽃게탕을 기대했을 아이에게 차마 그거 말고 다른 건 없냐고 말할 순 없었다. . 
'엄마껀 좀 써'~~속으로 미안해하며 전화를 끊었다. 

동태를 샀다. 손질하시는 생선가게 아주머니를 기다리며 말을 건넸다.
"왜 제가 하면 동태찌개가 쓸까요?ㅡㅡ"
"아! 그건 손질할 때 초록색 쪼만한 내장을 안 빼서 그래요.  내가 깨끗이 빼줄께요."
!!
초.록.색.  쪼.만.한.  내.장.
쓸. . 개. . ㅡㅡ

이번에는 제대로? ㅎ
새삼스레 레시피를 검색하고, 그대로 했다.
자른 다시마 봉지에 나와있는 대로 다시마 10조각에 멸치 14마리를 넣고 멸치다시마 육수부터 제대로 했다.
고추장.무.동태.바지락.홍고추.청양고추.파.마늘.고춧가루.두부.소금.후추.팽이버섯~~

두 그릇 째 내 밥까지 먹고 있는 미니. . 
난 남은 동태에 누른밥이나 먹어야 하지만. . 
감.격.스.럽.다ㅠㅠ

지금도 학교에서 고생하고 있을 애인에게 인증샷이라도 보내야겠다. . 
이번 주말에 먹게 될 요리 예고편이라고ㅋㅋ


. . .카스를 정리하며. . 13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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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고구마 압력솥으로 어떻게 쪄?"
결혼한 지 20년이 다 되어가는 데도 난 여전히 새댁
모드다.
인터넷을 검색해봐도 될텐데 굳이 친정 엄마한테 전화를 거는 이유는? '우리 엄마'는 이렇듯 딸에게 꼭 필요한 존재라는 걸 수시로 각인시켜 드리기 위해서라 쓰고, 사실은 인터넷 찾기가 귀찮아서라고 읽는다^^; 하지만 뭐, 다수의 책에서 노인세대의 가장 큰 문제점은'소외'라 하지 않는가!

이참에 안부를 여쭙는다.
"엄마! 별일 없어?"
"응^^ 아주 자알 지내고 있지."
"요즘엔 뭐하면서 지내? 어디 안 가세요?"
"그렇잖아도 내일 니 아빠랑 **사에 상사화 축제 가기로 했어."ㅎㅎ

유방암 수술 이후로도 여전히 엄마는 행복 모드이시다.
"어유~ 울엄마 혼자서도 잘해요네ㅎㅎ 난 그럼 격려금만 부쳐주면 되는겨?"
"너도 돈 없을텐데, 괜찮아. 엄만 아빠랑 아주 잘 살고 있으니 걱정말고.ㅎㅎ 얼마 전에는 **가 책 두 권 부쳐줘서 그거 읽고 있어. 너도 빌려줄테니까 한 번 봐. 재미있어."
여동생이 책을 부쳐드렸나보다.

"책보니까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는 걸 다시 한 번 알겠더라.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게 세 가지가 있거든. 다 한 글자야".ㅎㅎ
책 얘기하다 하신 말씀이니 당연히 1순위가 '책'인줄 알았다^^;
"첫번째는. . 돈!
두번째는. . 옷!
세번째는. . 책!ㅎㅎ
니가 돈 자주 부쳐주지, **는 옷 사주지, **는 책 사주지. 세 가지 다 있으니 얼마나 행복하냐!"ㅎㅎ

엄청나게 해드리는 것도 없는데, 책 몇 권으로도, 블라우스 한 장으로도, 몇 만 원으로도 그 속에서 '행복'을 찾아낼 수 있는 비범한 분이시다.
하여 "이 엄마가 내 엄마다!" 당당히 말을 할 수 있는 딸이 된다.ㅎㅎ

아침부터 행복해하시는 음성에 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분을 '엄마'로 둔 딸도 행복해졌다.
칙칙칙칙! 압력솥 안에서 고구마 익어가는 소리가 덩달아 따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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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좋다
이 느낌을 너에게
보내고 싶다
부드럽고 따스한
삶을 녹이는 느낌

행복하다면
이 가벼움만으로
충분하다면
그것으로 된거지
나도 행복해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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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해진 하루 끝에
매달리는 삶의 무게
빽빽한 시간들만큼
답답해지는 그대 맘

숨을 한 번 크게 쉬고
두 눈 꼬옥 감아보고
숙인 가슴 활짝 펴고
두 팔 힘껏 벌려보면

부드러운 햇살들은
느낌표로 내려앉고
설렁설렁 바람따라
쉼표들로 변해가지

하나 두울 세엣 네엣
느릿느릿 걸어보고
지쳐가는 자신에게
휴식 시간 건네줘봐

우리 삶의 시간들은
생각보다 길다는데
조금씩은 쉬어가길
가끔씩은 멈춰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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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표 느낌표
물음표 말줄임표
나란 존재는
그대의 삶 속에서
어떤 의미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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