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형사가 소설을 출간했다고 한다. [살인자의 책]  

이제는 다양한 이력과 경력의 소유자들이 저자로 등장할 정도로 서서히 자산이 축적되는 것으로 봐야 하나?     

책은 아직 풀리지 않은 모양이다. 알라딘에도 어디에도 책 이미지를 찾을 수 없다.

'살인방법은 갈수록 진화하는데 공권력은 반대로 위축되는 안타까운 현실도 고발하고 싶었다'는 그의 말이 걸리긴 한다. 어쩔 수 없는 일은 결국 어쩔 수 없다던 김훈의 생각처럼 이대로 갈 수밖에 없다면 창이 달라지는 대로 방패도 더 강력해져야 하는 거겠다. 그게 결코 좋은 건 아니지만 긍정할 순 없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논리가 먹힐만 하겠다. 인정할 건 인정하고 그로부터 대안을 찾는다...  

그러고보면 김진석의 [기우뚱한 균형]과 강준만의 최근작 [현대정치의 겉과 속]이나 [지방은 식민지다] 같은 책의 논리도 일맥상통한 면이 있는 듯 하다. 세 책 모두 내겐 현재 교착상태에 빠진 한국사회의 이념적 스펙트럼을 생각하게 했으니. 이것은 '강성'과 '부드러워짐' 사이를 찾는 것은 아닐 것이다.  

딴 데로 새는 건가? 점심 먹고는 진짜 일해야한다.  

 

 

 

 

 

 

 

  

[한국일보]강력계 15년, 그가 펜을 들었다 /이대호 기자/2009.5.7

박주섭 강남경찰서 경위 소설 '살인자의 책' 발간

"사건 현장에서 느낀 형사로서의 애환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려고 했습니다. 살인방법은 갈수록 진화하는데 공권력은 반대로 위축되는 안타까운 현실도 고발하고 싶었구요."

현직 경찰이 소설책을 출간해 화제다. 주인공은 서울 강남경찰서 강력계에 근무하는 박주섭(39ㆍ사진) 경위. 1995년 순경으로 첫발을 내디딘 뒤 대부분을 강력계에서만 보낸 15년차 베테랑급 경찰이다.



경찰청장 표창, 서울지방경찰청장 표창 등 각종 표창만 30여 차례 수상했다. 그런 그가 형사로서 경험했던 사건들을 바탕으로 연쇄 살인자와 관련한 소설 < 살인자의 책 > 을 6일 출간했다.  

허구를 기본으로 한 소설이지만 < 살인자의 책 > 은 박 형사가 접한 수십 건의 살인 사건이 오롯이 엮여 있다. 2004년 발생한 보라매 공원 연쇄 살인사건을 시작으로 명동에서 소매치기를 쫓는 경찰을 도우려다 범인의 흉기에 찔려 사망한 시민의 억울한 죽음도 주요 소재로 등장한다.

서울 지하철 경찰대, 용산경찰서, 관악경찰서 등에서 근무하면서 겪었던 다양한 사건들도 소설 안으로 '초대'됐다. 박 형사는 "소설이지만 소재의 80%는 실제 겪었던 사건이고 20%는 각색한 내용"이라고 밝혔다.

특히 2004년 살인용의자를 쫓다가 그가 휘두른 흉기에 형사 두 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을 묘사한 '이학만 사건'은 박 형사에게 애통함 그 자체다. 박 형사는 "범인 이학만에게 살해당한 심모 경사는 경찰 동기였다"며 "위험에 노출돼 있는 형사들의 현실을 보여줘 고인들의 넋을 위로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소설 < 살인자의 책 > 은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내면을 서로 교차시키면서 인간 사회의'관계'를 이야기한다. 박 형사는"교묘한 살인방법과 법률지식으로 무장한 살인자와 그를 쫓는 형사 이야기를 통해 수사 현실을 보여주려 했다"며 "밤낮을 가리지 않고 범죄 현장의 최일선에서 뛰는 9만7,000여 경찰들에게 이 소설을 바친다"고 말했다. 

p.s. 오늘(8일) 이미지가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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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질 체력이라 일이 몸에 부대끼는 모양이다. 아침에 몸을 일으키기가 이루 말 할 수 없이 무겁다. 밤새 납덩이가 몸에 부착되는 건가. 운동하려고 추리닝도 사두었건만 에이, 내일부터, 내일은 진짜루... 라며 미룬지가 거의 한달이 돼간다. 이제 여름 추리닝 사야하나?  

지승호씨에 대한 관심 땜에 몇 권 들여다봤던 책 중에 최근의 김수행 교수와의 인터뷰로 이뤄진 [김수행, 자본론으로 한국경제를 말하다]는 읽어볼 만한 책이었다.   

김수행 교수, 말할 수 있는 것만 말한다. 그 외는 '잘 모르겠다'고 말한다. 피하는 건지 정말 모르는 건지는 나도 잘 모르겠으나 정말 모르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김교수가 한국경제에 대해 말하고 싶었던 핵심이 아래에 옮겨놓은 폴 크루그먼의 '경고'와 맥을 같이 하지 않는가 싶다. 수출만이 살길이라고 강변하는 한 한국경제에 희망은 없다. 내수를 키우는 것, 그러기 위해 복지를 더욱 향상시켜야 한다는 것, 노동자들이 좀더 여유를 갖고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 물질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국민들이 좀더 유식해져야 한다는 것, 좀더 많이 알아야 한다는 것. 우리 국민은 정말 모르는 건가? 천박한 세계정세 인식을 갖고 있는 건가? 천박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유를 좀 갖자, 달라!

 

 

 

 

 

 

 

 

(한겨레)[세상읽기] 폴 크루그먼의 경고 / 윤진호(인하대 경제학부 교수) 2009.5.6.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353602.html)

현재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경제위기의 원인에 관해서는 금융자본의 방만한 경영 행태, 부시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 무분별한 자산투기로 인한 거품현상 등이 지목되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이자 <뉴욕 타임스>의 칼럼 기고가로도 유명한 폴 크루그먼 교수는 색다른 원인을 지적한다.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낸 장문의 공개편지에서, 1980년대 이래 공화당 정부의 반(反)노조 정책으로 인한 노동조합 조직률의 저하와 이에 따른 노동자들의 구매력 저하가 현 경제위기의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한다. 따라서 현재의 경제위기를 극복하려면 재정·금융정책 등 단기적인 정책만으로는 불충분하며, 근본적으로 전국민 의료보험 보장 등 사회복지 정책의 확대와 노동조합의 조직활동 보장을 통한 임금인상 등에 의해 노동자들의 구매력을 확보하는 것이 긴요하다고 주장한다.

크루그먼 교수의 이런 주장은 우리로서도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현재 한국의 상황은 크루그먼의 주장과는 정반대로 전개되고 있다. 현 정부의 고위 공직자들은 다투어 노동조합에 대해 “반(反)개혁적”이라거나 “강성”이라고 비판하는 발언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정부의 시각에서 볼 때 노동조합은 신자유주의적 개혁을 가로막는 반개혁적이고 이기적인 집단에 불과하며 따라서 노동조합의 힘을 약화시켜야 한다고 보는 것 같다. 실제로도 정부는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법안의 관철을 이미 언명한 바 있고, 공기업노조 개혁의 일환으로 감사원이 공기업 감사에 착수하는가 하면, 정부 산하 기관 단체협약 평가 및 시정조처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는 등 전방위적인 ‘노동조합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물론 이런 상황까지 온 데는 노동조합 스스로도 얼마간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이 있다. 최근 불거진 노동조합 간부의 성폭력 사건이나 부정부패 외에도 노동조합이 과연 비정규직 보호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지나치게 투쟁 일변도의 행태를 보이고 있지 않은가, “신의 직장”이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조합원들의 이해관계 보호에만 집착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비판에서 노동조합은 결코 자유로울 수 없으며 노조 스스로 적극적인 내부개혁에 나서야 한다.

그러나 만약 정부가 노조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것을 계기로 노동조합을 압박함으로써 그 힘을 약화시키고 정부에 고분고분한 노조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이는 큰 잘못이다. 노동조합의 힘의 약화는 결국 노동조합의 교섭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게 되며 그에 따른 피해는 노조원들뿐만 아니라 전체 사회, 전체 국민들에게까지 미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노동조합의 조직률 저하와 교섭력 약화에 따라 임금과 근로조건이 악화되고 고용이 불안정해지면, 소득 양극화와 빈곤의 확대가 나타나게 되며, 이는 곧 노동자들의 구매력 저하를 가져옴으로써 경제회복을 가로막게 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양극화와 빈곤의 확대는 이혼, 질병, 범죄, 알코올의존증 등 각종 사회문제를 가져오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된다는 것이 학문적으로도 증명된 바 있다.

자동차가 순조롭게 운행되기 위해서는 가속페달과 브레이크가 모두 필요하다. 그런데 자동차의 가속을 가로막는다고 해서 브레이크를 없애버리면 그 자동차는 물론이고 그 속에 타고 있는 승객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노동조합은 기업경영과 국가정책의 잘못을 지적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요구하는 브레이크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싫다고 해서 정부가 노조를 약화시키고자 할 때 우리 사회가 어떤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인지를 크루그먼은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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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카노 가즈아키라는 작가의 작품은 처음 읽는다. 따로 시간을 내 신작을 둘러보고 사들여 보는 형편이 안되기 때문에 가급적 추리소설은 물만두님의 서재에서 도움을 받아 선택, 읽곤 한다(고맙습니다, 물만두님!). 

일주일 전인가, 읽기 시작했지만 이러 저러한 일들이 많아서 하루에 몇 페이지씩만 고작 읽다가 어제 저녁 퇴근 후 작심하고 읽었다. 덕분에 결정해야 할 일을 못하고 오늘 아침 또 다시 스케줄을 조정하며 고민하고 있다. 몰아치며 해대면 좋겠지만 체력도 그럴 능력도 안되니 그냥 천천히 가기로 했다.  

'초능력을 소재로 정교한 미스터리를 결합한 신감각 추리 단편집'이란 정의가 무색하지 않는 책이다. 미래를 보는 예지력, 운명, 나비효과 등이 열쇠말이 될 것이다. 흔히 미드나 영화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소재고 주제인데 그래도 역시 매우 재미있었다.  

이 작가의 장점 중 하나는 카피같은 문장인 듯 하다. 상황이나 감정을 압축적으로 정리하는 대사나 문장이 고정점처럼 발전 단계마다 등장하며 읽는 맛을 배가 시킨다.  

미래를 미리 볼 수 있어 현재를 바꾼다면 나쁜 미래 또한 변할 수 있는 것인가? 나비효과처럼 현재의 사소한 것 하나라도 바꿔놓는다면 그 파장이 결국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것인가? 마지막 단편인 [3시간 후 나는 죽는다]는 이 테마를 극대화하는 데 결말은 ... 넘 낙관적 희망아닌가? 할리우드 영화 엔딩이 그렇듯. 첫 단편인 [6시간 후 나는 죽는다]와 댓구를 이룬 이룬 이 작품은 두번 째 단편인 [시간의 마법사]에서 현재의 '미쿠'가 20년 전 나 어린 '미쿠'에게서 바꾸고 싶어했던 그 것, 그 어린 '미쿠'가 후에 극작 공모전 출품작의 결말을 해피엔딩이 아니라 원래 생각처럼 비극적 결말을 밀어부친다면 20년 후 현재이자 미래의 나 '미쿠'는 달라질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과 맞물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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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가족들과 편치않는 시간을 보내고 다시 눈 앞에 닥친 미뤄둔 일들을 어떻게 진행시켜야 할지 정리하지 못한 채 영화만 두 편 봤다.  

박찬욱 감독의 <박쥐>와 케빈 맥도날드의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 

<박쥐>는 생각보다 [테레즈라캥]과 너무 닮아 있어서 그다지 흥미롭지는 않았다. 과도한 폭력성과 잔인함을 배가시키는 박찬욱 감독의 의도적 오버는 늘 신경을 거스른다. 환자 침상 밑에 드러누워 링겔튜브로 피를 쪽쪽 빨아댄다든지 병 따위에 담아두어 일용할 양식으로 삼는 방식은 생계형 뱀파이어로서의 안쓰러움과 우스움을 포착하는 데 나름 성공했다고 평가해주고 싶다. 그러나 송강호의 '노출'로 화제가 되었던 장면은 암만 생각해도 박찬욱스럽다. 송강호는 숭고한 마음으로 그랬다치고 그 숭고함을 드러내기 위해 강간을 당해야 하는 여자는 어쩌란 말이냐.  또 태주는 어쩌란 말이냐. 엔딩 장면에서 태주는 꼭 그렇게 상현에게 감사를 표해야했을까. 

[테레즈라캥] 마지막에 두 주인공이 독배를 함께 마시는 장면과 거기에 이르기까지 독자가 느끼는 정서와 <박쥐>의 태주와 상현의 엔딩 사이에서 딱히 평가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의 엔딩 타이틀은 왠지 코끝이 찡함을 줬다. 아래 포스팅한 이미지말고  진짜 따오고 싶었던 건 엔딩 타이틀에서 보여주는 신문 인쇄 과정이었다. 사실 이 영화는 이 엔딩 타이틀 땜에 기억할만한 영화가 될 것 이다. '제이스 본'시리즈를 썼다는 토니 길레이가 참여했다든지 제작사가 워킹 타이틀이라든지 하는 건 볼만한 만듦새일 것임을 기대하게 했겠지만 그다지 신선하지는 않는 얘기, 쇼킹한 뉴스거리도 아닌 얘기를 한다. 다만 이 엔딩이 영화를 살렸다는 게 내 생각이다. 지극히 대중적인 이야기를 하면서도 생각할 메시지를 담기도 하는 게 할리우드 영화다.  

 

일 때문에 전화를 걸었는데 또 다시 변명같은 말들로 회피하는 이들과 통화하면서 전화를 부셔버리고 싶었다. '그래? 그러시단 말이죠? 집어쳐 개자식!'이라고 쏘아붙이고 전화를 탁 끊을 수 있다면 난 정말 행복할 것이다. 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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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놀란 정도. 소설가 김훈이 인터넷에 연재를 하다. 글은 예의 '몸을 밀어' 연필로 원고지에 써서 보내면 출판사의 '오퍼레이터(?)'가 키보드를 두들겨 옮기는 방식으로 하는 모양이다.  

첫날 올려진 글 보다 밑에 달린 댓글들을 더 열심히 봤다. 보니 출판사 담당자가 쓴 모양인데 김훈이 생애 처음으로 작업실에 컴퓨터를 들여놓고 인터넷도 설치, 개통해놓았다고 한다. 댓글이 줄줄이 달리는 무서운 월드(생짜 악플이 얼마나 달릴까마는)에 발을 들여놓은 김훈이여. 첫날 댓글들은 조심스럽게 출판사 컴퓨터 망에 접촉한 그의 떨림을 감안해선지 얌전하고 용기를 주는 말들들이 주를 이룬 듯 하다.  

얼마 전에 '손가락과 맥킨토시와 키보드를 믿는다'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식을 접하곤 김훈을 생각했던 적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빠르고 급작스레 김훈의 글을 온라인 상에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이 정도 쯤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 뭐 철학도 아니고 강경하게 지켜야 할 소신도 아닌 것들을 훌훌 털어버리는 것을 무에 크게 생각할 것이 있겠는가. 그래도 '들리지 않는 옛 노래의 선율이 나의 연필을 이끌어주기 바란다'고 쓸 수밖에 없는 마음을 헤아려야 할 것인지 헷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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