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작가들을 읽지 않은지 꽤나 오래됐는데, 엊그제 [쇼코의 미소](2014년도 젊은작가 수상작집에 들어있었다)를 다시 꺼내 읽을 일이 있어서 읽게 됐는데 솔직히 뭐가 좋은지 쓸말이 없다.
여튼 너무 가까운 친연성이랄까- 작가와의 관계가 아니라 그들이 다루는 이야기 자체가 보편성 뭐 이딴 거 따지기전에 별로 궁금하지 않은 것이다. 어차피 나의 바운더리속에서 상상할 수 있는 이야기일 확률이 높고 어떻게 다뤘을까도 미리보기로 한두 문장 또는 한페이지 정도 보면 더 읽고 싶다는 호기심이 생기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어찌어찌 핑계대면 그런 저런 이유로 어쨌든 우리 작가들의 소설을 읽지 않은지 또 꽤 됐다(이 단호하지 못한 결말이라니. 한마디로, 우리 소설에 끌리지 않는다.)
주제나 소재 이런 문제가 아니라 문장, 독자를 끌어 나르는 건 어차피 한문장 한문장일테니. 나같은 경운 거기서 나자빠지는 것 같다.
[보르헤스에 대한 알려지지 않은 논쟁]은 일단 보르헤스를 다룬다는 점에서 흥미를 끈다.
첫문장이 소설에서 쓸 것 같지 않은 문장이다. 이런 기사체문장을 내가 좋아하는 걸꺼다.
데뷔 20년차인 이치은 작가의 소설을 한번도 읽은적이 없어서 이번 기회에 소개받았음 하고, 시간과 기억을 테마로 창작을 하는 작가라는데 이 주제는 또 얼마나 매력적인 것인가. 그만큼 많은 작가들의 레파토리기도 하고.
164페이지에 불과한 이 소설집은 작품이 총 10작품이니 한작품당 평균 16.4페이지.
손바닥만한 길이의 소설들이다.
맘에 들면 전작들까지 읽어볼 용의가 기꺼이 있는데 어떨지 궁금하다.
카프카와 보르헤스의 세계. 그리고 볼라뇨의 [아메리카의 나치문학]이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쳤다니 그 세계가 어떨지 읽어보고 싶다.
곧 이 작가의 데뷔작인 [권태로운 자들, 소파 위의 아파트에 모이다] 개정판이 출간된다니 이번 소설집이 흥미로우면 기꺼이 이어지는 독서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키브라, 기억의 원점](2015)은 흥미로우나 '떡밥 회수가 제대로 안되어 있다'는 독자의 평이 재밌다.
알라딘에서는 20년차인 이작가의 소설(소설집)이 6권 검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