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기 일보 직전. 벌써 며칠 째 붙잡고 있는지 모르겠다. 왜 이렇게 풀리지 않는 걸까? 풀리지 않는 사이 지쳐서인지 이제 들여다보는 것조차 힘들어졌다. 현명하게 일하지 못하고 있다.   

이건 뭐, 완벽주의도 아니고, ... 그냥 무능력이다. 머리며 기분 좀 환기시켜보면 좀 될까, 그냥 순간이 오길 기다려야 하나, 안달하지 말고.  

위클리경향에 게재된 [명작의 재구성] 글을 읽다.  

마이클 커닝햄의 [세월 The Hours]과 스티븐 달드리 감독의 동명 영화를 그야말로 재구성하는 글이다. 영화, 어렴풋하지만 그 우울한 분위기만은 생각난다. 그래도 그 땐 이렇게까지 무기력하지 않았던 듯하다. 그 땐 그 막연한 우울, 끝모를 무기력을 알지 못했던 듯하다. 막무가내식 우울을 보는 것만으로도 질렸던 때가 있었다. 철없고 오만했던 시기.   

 

 

 

 

 

세월이 살아가 지는 것인지, 세월을 견뎌야하는 것인지,  

날 좀 풀린 요즘, 만사가 다 싫다. [세월]. 잘 읽혀진다면... 심각하다고 진단할 수도 있지 않을까. 궁금해지는 책이다.

 

http://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artid=201005041411471&code=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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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고의 [명탐정의 규칙] 독서는 잠시 보류해두었다. 첫번째 단편, '밀실선언'을 읽긴 했지만, 그냥 읽는 것으로는 제대로 음미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다. 게이고가 이런 소설을 쓸 때는 그가 얼마나 많은 소설들을 섭렵했을 것이며, 이 장르에 대한 나름대로의 통찰을 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르자 한번쯤 이 계통의 장르에 대해 계보라든지, 스타일, 작가, 시대별 흐름 등을 정리해보자...가 아니라 그런 내용을 담은 책이 있으면 보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이 생겼다.   

내가 주로 읽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들은 김용언에 의하면 이른바 '사회파 엔터테인먼트'로 분류할 수 있는 책들인 것 같다. 주로 누가 보다는 왜, 동기에 대한 사회적 의미를 돌이켜보게 하는 이야기들. 그가 본격 추리소설로 실험해 본 작품들은 한국에서는 시기적으로 늦게 출간된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라든지 [내가 그를 죽였다]가 해당될 듯 한데, [명탐정의 규칙]에 대한 무라카미 다카시의 작품해설에서 소개된 게이고의 책들은 내가 미처 챙겨보지 못한 것들이 많다. 

    

   

 

  

    

 

  

 

 

오래 전에 읽었던 에르네스트 만델의 [즐거운 살인 : 범죄소설의 사회사](1984/이후,2001)은 재미있기도 하고 유익하기도 했었는데, 가물가물하다. 범죄소설이라는 장르로 묶었지만, 추리, 미스터리, 탐정, 범죄스릴러 장르의 사회사적 역사를 일괄해서 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는 희미한 감상이 떠오른다. 이번 기회에 좀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을 듯하다. 그 때는 독서도 일천했고 관심만 있었기 때문이었지만, 그 때 보다는 쬐끔 더 많은 소설을 봤으니까, 아, 물론 많은 이야기들이 기억이 안나지만, 메모해뒀던 노트들 보면 기억이 새록새록 날지도 모르니까.   

 

 

 

 

 

 

책 소개에서도 이 책이 문학사적이 아니라, 사회사적인 프레임 내에서 범죄소설을 살필거라니까, 진짜로 문학사적(문학사에 포함시켜 논의한 책이 있는지 모르겠다)으로다가 일괄해본 입문서나 문학비평서 같은게 있는지 모르겠다. 관련된 정보나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광범위한 검색을 해봐야할텐데.... 당장은 불가능하다. 안타깝다. 있더라도 번역이 안되어 있으면 이 또한 괴로울 일이다. 외서 사이트만 살펴도 몇 권이 눈에 띄는데, 쩝.  

관심사가 늘 변하다보니 진득하게 뿌리를 뽑는 식의 작업은 나와는 거리가 언제나 멀다. 얕고 폭넓게~ 뭐, 이렇게 말하지만 둘 다 안된다. 

안소니 버클리 콕스의 [독초콜릿 사건]을 읽었는데, 새로워 보였다. 안소니 버클리 콕스(1893~1970, 영국)의 필명이 프랜시스 아일즈Francis Iles로, [살의]의 작자이기도 하다. 예전에 완전 재밌게 봤던 소설인데, 도서추리소설이라는 스타일(?)의 대표격이라는 소개를 기억한다. 작가에 대한 소개를 통해 그가 어떤 작품들을 남겼는지를 볼 수 있었는데, [시행착오] [두번째 총성]은 번역되어 있고, 가장 보고 싶은 소설인 [여자에게 바치는 살인이야기 Muder Story for Ladies]라는 책은 국내에 소개가 안된 것 같다. 일단 아마존에서 찾아보니 제목이 [Before the Fact : Muder Story for Ladies]로 나와 있다.  

주인공이 살인자인 남편과 결혼하여 그 남편에게 자신이 살해되기 바로 전까지를 써나간 기묘한 이야기로, 선천적으로 악한 사람과 그것을 알면서도 운명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아내 두 사람의 성격을 생생하게 묘사하여 범죄 심리소설로서의 뛰어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고 옮긴이가 소개했다. 보고싶다.      

  

 

 

 

 

        Before the Fact (Pan Classic Crime)

 [독초콜릿사건]에서 치터윅이란 마지막 추리발표자는 앞서 5명의 발표자의 추리에 대해 일람표를 만든다. 각각, 동기, 관점, 논증의 중심점, 증명방식, 비슷한 앞선 사건, 그래서 결론적으로 범인. 이렇게 6가지에 포커스를 맞춰 사건추리를 해나간 사람들의 특성과 방식 또한 깊이는 아니지만 살피고 있다. 다른 식으로 얼마든지 추리 방식과 관련된 논점들을 분류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이코패스라는 도대체가 '맥락있는 동기'를 갖추지 않은 희대의 범죄자가 등장하는 요즘이야 CSI처럼 '과학'이 밀접하게 결합해야 풀 수 있는 새로운 유형으로도 범죄수사학, 혹은 추리가 진화(?)했으니 깊이 파보면 흥미진진한 얘기거리가 나올 수 있을 듯한데. 

누군가 이 장르사를 정리해준다면 완전 대박나지 않을까? 우리나라에 저자가 있으려나? 안 사려나? 관심 없으려나? 아니면 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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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 윈프리, 위대한인생 Oprah Winfrey and the Glamour of Misery]의 저자 에바 일루즈, 그녀의 또 다른 저서 [감정 자본주의 Cold Intimacies]가 도서관에 입고되었기에 대출해왔다. "자본은 감정을 어떻게 활용하는가?"라는 질문이 핵심인 듯하다.  

2007년 출간된 이 책은 [오프라 윈프리... ](2005) 이후에 나온 저서인데, 저자는 감사의 말에서 악셀 호네트 덕분에 나올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가 프랑크푸르트대학 아도르노 강의를 맡긴 덕분에 아도르노에서 하버마스 그리고 호네트로 이어지는 '비판이론'을 다시 공부하면서 이 세 편의 강의록이 탄생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의 문화현상을 '비판이론'으로 분석해본 강의서(말이 되는지 모르지만)인 모양이다. 이 여자, 재밌는 책을 쓰는 사람이네.  

어제 천안함 침몰로 유명을 달리한 '푸르디 푸른' 젊은이들의 영결식 중계방송을 보면서 울었다. 아, 왜 '푸르디 푸른'이라고 유독 젊은이들의 죽음을 그렇게 말하는지 새삼스럽게 느꼈던 장면이었다. 영정 사진 속 모습은 정말이지 가슴이 저릴 정도로 너무 앳되어 보였다. 젊은이들의 죽음을 맞이할 때마다 '다 큰 자식'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 부모의 마음이...... .  

그러면서도 한 편으로 영결식 진행방식에 유심히 관심을 기울였다. 가슴 아파 눈물이 나면서도 그 준비된 온갖 의식과 이벤트 광경은 참으로 괴이하고도 불편했다. 더욱이 유족들을 몇 명씩 나눠서 헌화하고 분향하게 하는 장면은......  영결식과 안장까지를 생중계 해주는 시대, 의식의 전시, 이벤트화. 뭐, 작년부터 유독 큰일을 많이 당한 관계로 이제는 낯설지도 않은 거지만, 짠하고 울어야 하는 일도 TV의 편성과 편집에 의해 감정의 고조를 겪으며 시청률로 계량화되는 것 같다. 저녁 KBS 9시 뉴스는 '최고의 예우를 갖추다' 를 몇 번씩 반복하며 강조했다.  

어찌됐든 이 젊은이들의 죽음은 애도되어야 하고 충분히 보훈되어야 한다. 다만, 진정한 애도를 위한 여러 일들이 여전히 진행중인 듯하다.  

오늘로써 휴가 아닌 휴가는 끝날 듯 싶다. 아마 오후나 내일 오전쯤 보내올 거고, 일요일부터는 싸매고 또 싸움을 시작해야지. 읽고 싶어서 가져다 놓고 구입해 놓은 책들이 여전히 많은데 좋은 시절 또 다 보냈다. 여전히 손시려운 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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쬐끔 여유가 생기면 여지없이 책으로 향하는 마음이 다행이라면 다행일까? 오늘은 게이고의 1996년작이라지만, 우리에겐 신상인 [명탐정의 규칙]을 주문했다.  

 

 

 

 

 

 

 

'초현실 자학 미스터리'란다... ㅋㅋ 발상이 재미있다. 미스터리 장르에 대한 패러디와 자학적인 규칙 까발리기. 등장인물들이 대놓고 자신들을 만든 작가를 비웃는다.   

 

 

 

 

 

 

 

안소니 버클리 콕스의 이 소설을 떠올리게 한다는 글을 봤는데, 이 해맑게 다소 멍해보이는 고양이 표지를 집에 가지고 있는지 없는지 아리송해 죽을 지경이다. 읽은 것 같지는 않은데 구입한 것 같기도 하고,... 이 고양이가 도대체가 낯설지 않은 이유는 뭘까? 집에 있을까, 없을까? (고양이가 아니라 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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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오카 세이고의 [지식의 편집]을 대충 훑어봤다. 21세기는 주제의 시대가 아니라 '방법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주장에는 그렇겠다고 수긍했다. 지금의 고민이기도 하고.  

세이고는 독자가 자신의 편집술을 시험해 볼 수 있도록 문제를 내놓았는데, 그 중 무라카미 하루키의 [양을 쫓는 모험]과 관련된 문제가 나온다.  

<편집연습4> 여기에 어떤 소설의 첫 부분이 쓰여 있다. 이 짧은 대화에서 어떤 것들을 상상할 수 있을까? "장례식은 어디에서 할까?" 내가 물었다. "글쎄, 잘 모르겠는데." 친구가 말했다. "그나저나 그 애 집이나 있었을까?" - 무라카미 하루키, [양을 둘러싼 모험]에서-(문학사상사에서 나온 책 제목은 [양을 쫓는 모험]이다) 

도대체가 [양을 쫓는 모험]이 어떤 내용이었는지가 가물가물한 거라. 그래서 다시 읽기 시작했다. 다시 보면서 하루키의 유머러스함에 키득키득 웃기도 하면서 재미나게 보고 있다. 레이몬드 챈들러식의, 주인공 '나'가 이상한 사건에 얽혀들면서 그야말로 쫓고, 찾는 얘기가 전개되는데, 중반쯤 보고 있는 지금도 결말이 어땠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마치 처음보는 추리소설처럼 읽게 됐다.  

양을 찾아, 더 정확하게는 양을 찍은 사진에 얽힌 사연을 쫓아 모험을 떠나기 전에 '내'가 읽는 책이 [셜록홈즈의 사건기록]이라는 책이라는데, "내 친구 와트슨의 생각은 한정된 좁은 범위의 것이기는 하지만 매우 집요한 데가 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된다고 한다. 도대체 이 책은 뭐지, 하면서 또 뒤지다가 [셜록홈즈의 사건집The Case Book of Sherlock Holmes]인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한 번 보고 싶다. 레이몬드 챈들러가 아니라 셜록홈즈라. 실제로 참고했던지 교묘하게 꼰 트릭인지 잘 모르겠다. 오랜만에 셜록홈즈도 읽을 것 같다.      

 

 

 

 

  

 

 또 한 권 흥미진진하게 읽고 있는 책이 에바 일루즈의 [오프라 윈프리, 위대한 인생]. 

원제가 "Ophra Winfrey and the Glamour of Misery"이다. 번역책의 제목을 오프라 윈프리라는 인물의 관심에 기대 마치 오프라에 대한 사적인 얘기를 말하는 것처럼 지은 듯한데, 오프라 윈프리와 그녀의 토크쇼를 둘러싼 현상에 대한 사회문화적 분석서라고 할 수 있겠다.  

오프라 윈프리가 다루는 주제들과 그것들을 대중들에게 펼쳐보이는 방식들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는데 대중문화에 대해 면밀하고도 흥미진진한 얘기를 들려주고 있어서 유익하다.  

"가난한 사람은 계량화될 수 있지만 고통받는 사람은 계량화될 수 없다." 

오프라 자신의 인생도 그렇고 토크쇼 게스트들도 고통받는 혹은 고통받아온 사람들에 공통점을 두고 치유와 실패, 그리고 또 다시 치유에 도전하는 특별한 이야기들을 다루는 형식에 주목했다. 저자는 지식인들이 감성을 드러내고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려는 시도를 경시하는 태도 때문에 더욱 오프라 윈프리와 그녀의 토크쇼가 지닌 현재적 의미를 놓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현대의 대중들이 자아를 찾는 방식에 대해 분석하는 하나의 사례로 좋은 책이라고 보여진다.  

우리 TV의 넘쳐나는 토크쇼들과 비교해볼만 하지 않을까? 많은 연예인들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오프라 윈프리'같은 토크쇼를 해보는 게 소원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서 그들이 오프라 윈프리와 그녀의 토크쇼에서 무엇을 보는지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이 책 역시 중반쯤 보고 있다.     

 

   

 

 

 

 

알라딘이 대형 사고를 만난 건가 보다. 때마침 사고 나기 전 외서 주문을 했다가 뭐, 이유가 일시적 절판이라 입고 시일이 더 걸린다기에 취소했다. 딴 데서 할 수밖에. 나름 급하게 보고 싶었던 건데... .... 알라딘... 작년 연말의 좋지 않은 일을 겪은 후, 어째 불안해 보이는 건 괜한 걱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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