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온지 얼마 되지 않았나요? 그다지 유명해 보이지 않는데 정말 좋은 책입니다. 그림도 내용도 참으로 훌륭해요.. 엄마가 미용실 간 사이.. 민지가 미용실을 빼꼼히 보면서 자기도 헤어드레서를 꿈꾸어 봅니다. 그래서 개를 대상으로 열심히 연출을 해 보지요.. 점점 난장판이 되어 가는 집이 걱정이 될 무렵.. 드리어 엄마가 옵니다. 엄마는.. 야단치기는 커녕.. 한껏 칭찬을 해 주지요..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 이번엔.. 까치발로 옷가게를 들여다 봅니다.. 책은 여기서 끝나지만.. 아마도 디자이너가 된 민지를 상상해 볼 수 있겠지요.. 보면서 아이들의 무한한 상상력이.. 어른의 잣대에 의해 많이들 망가졌겠구나 싶습니다. 민지 엄마가 보여준 그런 따뜻한 말을 우리는 얼마나 하고 살까요.. 끊임없이 상상하고 시도해 보는 민지는 그런 엄마가 곁에 있어서 절대 시들지 않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아기 침팬지 보보 이야기인데.. 알고보니 시리즈였네요. 책 속에 "좋아"라는 말 말고는 별로 등장을 안합니다. 그러데 아이 입장에서 좋고 싫고를 잘 그리고 있어요. 여러가지 좋아의 의미도 볼 수 있고.. 멀쩡히 좋아했던 놀이를 기분에 따라 나빠 했다가.. 또 의외의 계기로 금새 좋아하게 되는 아이의 심리가 보보를 통해 잘 그려져 있네요. 다시 한번 "좋아"의 의미 찾기 해 봐야 겠어요..
개인적으로 여름보다 가을이 더 좋아요.. 파란 하늘에 긴 막대기 하나.. 거기에 가을과 어울리는 것들이 하나씩 걸려 있습니다. 단순한 물체 뿐 아니라 운동회 같은 것도 있지요.. 맞아, 맞아.. 이러면서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겨가다 보면 마지막.. 가을이 나옵니다. 막대기에는 아무것도 없지만.. 제 생각에는 파란 가을 하늘이 걸려있지 않나 그리 추측해 봅니다. 간결하면서도 잔잔한 여운이 남는 듯한 그림책입니다.
사계절을 한꺼번에 보는 것이 더 나을텐데.. 여름과 가을만 봤네요. 조만간 봄과 겨울도 데리고 와야 겠습니다. 고미타로의 그림인데.. 어쩐지 철학적이기 까지 합니다. 여름에 비해 가을이 더 그렇지만요.. 글도 별로 없고 단순한 그림이지만.. 그렇다고 어린 유아용으로 분류하기에는 조금 아까운 느낌이 듭니다. 굳이 큰 느낌을 받자는 소리는 아니지만, 책을 보면서 느껴지는 여름의 정취는.. 어린 유아가 오히려 더 못느낄것 같아서요.. 어딘가 길을 가는 아이.. 가는 내내 재미있는 소리들이 들립니다. 마지막 도착지는 수영장이네요.
아주 귀여운 사진으로 된 책입니다. 이렇게 어린 아이와, 말 못하는 당나귀로 스토리를 연결시켰는지 신기 합니다. 이 책이 나온지 40년은 지났으니 주인공 수지가 지금은 40대 중년이 되었을 테고... 당나귀는 이미 죽었을 수 있겠네요.. 그래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자연스러움 때문이 아닐까요.. 흑백이라 더 멋스러운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