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신 치바 이사카 코타로 사신 시리즈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치바가 온다. 일주일 뒤 죽을 이를 살피러. 우리는 치바와 함께 그의 저승손님을 만난다.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만큼 죽음도 각양각색,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인간이 동질감을 느끼는 것은 그 누구도 죽는다는 그 사실 때문이다. 우리는 태어났을 때 이미 죽음으로의 항해를 시작한 거나 다름없다. 다만 그 항해가 언제 끝나느냐, 어떻게 끝나느냐는 차이만 있을 뿐...


치바는 죽을 이를 일주일동안 관찰하고 가와 보류를 결정한다. 그는 딱 한번 보류를 결정한다. 그가 좋아하는 음악 때문에. 맹랑한 사신이다. 그럼 다른 사람들이 억울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하지만 이런 들 어떻고 저런 들 어떤가. 그도 언젠가는 가를 받을 날이 올 텐데 세상의 몇 명쯤은 그렇게 보류가 되어도 좋지 싶었다.


치바가 나를 찾아온다면 아니, 그가 꼭 치바일지 아닐지 모르지만 사신이든 저승사자든 간에 딱 하루 만에 들이닥쳐서 명부를 보고 데려가는 우리나라 저승사자도 마음의 준비 없이 데려가기는 마찬가지지만 혹 이런 시스템이 저승에 있는 거라면 내게는 그 일주일을 알려주기를 바라고 싶다. 내게 정리할 기회를 달라고...


죽음은 누구에게나 생각만으로도 두려움을 준다. 그래서 누군가는 가는 날을 알고 싶어 하지 않아 그냥 순식간에 떠나길 원하고, 하지만 누군가는 그래도 세상 정리 곱게 하고 떠나고 싶은 마음을 갖기도 한다. 어떤 죽음이 더 좋으냐고 말할 수는 없다. 죽음이란 산자만의 고통이고 죽기 직전까지 만의 고통일 뿐 죽은 뒤의 일은 알 수 없으니까. 해서 나는 그날이 오면 오늘과 다름없이, 그러나 알고 있으며 맞이하고 싶다.


만약 내 얘기가 들린다면 그렇게 해주기를... 그리고 가능하면 매력적인 남자로 만나러 와주기를 부탁하고 싶다.


독특하고 재미있는 인간의 죽음에 대한 사소한 이야기들을 잘 포장하고 있는 작품이다. 여러 개의 포장을 하나씩 풀어가며 치바와의 각기 다른 일주일을 여행하는 일은 마음 차분하게 해줬다. 그래, 죽음 별거 아니다. 대신 추리소설은 영원히 남기를... 치바가 음악이 남기를 바라듯... 아님 죽은 뒤 치바처럼 저승에 취직해서 틈틈이 추리소설 읽으며 일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아사카 월드에만 가면 세상 모든 것이 별거 아니게 느껴지게 된다. 참 특이한 작가다. 다음에는 어디로, 어떤 사소함을 포장해서 잔잔한 여운과 재미를 줄지 기대된다.


그리고 아사카 월드의 특징을 드디어 알았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연결시켜 감동을 두 배로 만드는 것, 아사카 코타로의 작품 특징이다. 어디서 연결되는 지 그것을 알아내며 보는 것도, 과연 어디서 만날지 기대하는 것도 또 다른 작품을 보는 재미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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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onara 2006-11-21 09: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재미있더군요. 일본문학 특유의 가벼움이랄까...
아쉽게도 글쓰는 시간에 책 한 페이지 더 읽고 싶어서 리뷰는 안썼지만... ㅋㅋㅋ ^_^

물만두 2006-11-21 10: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요나라님 드디어 아사카월드에 빠지셨군요^^ 가볍고 재미있죠. 저도 그럴때가 있는데 그래도 저는 써야 다음으로 넘어가지더라구요 ㅜ.ㅜ
 

 최초의 근대적 지휘자, 마지막 낭만주의 작곡가.
열여덟 살에 말러를 만나 평생 그의 벗으로, 음악적 동료로 지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인간 말러'를 가장 가까이에서 증언해주고 있다. 말러라는 이름을 낯설게 느끼는 이들도 있겠지만, 2004년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연주된 교약곡은 말러의 작품이다. 그의 작품은 비단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음악축제나 주요 오케스트라의 공연장에서 가장 많이 연주되고, 세계 최고의 지휘자와 오케스트라의 음악적 역량을 시험하는 잣대로 활용되고 있다. 20세기 전반기 최고의 지휘자로 추앙 받는 브루노 발터는 말러를 만나며 "그 천재를 만나다니, 나같이 평범한 사람이 저런 대가를 만나다니"하며 진솔한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발터는 말러의 음악을 해석하고 소개하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으며, 말러의 연주를 통해 세계적인 지휘자로 다시 태어났다. 이 책을 통해 두 거장의 영혼의 교류를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 최초의 근대적 지휘자, 마지막 낭만주의 작곡가
"1894년 6월, 그의 교향곡 1번이 초연되었습니다. 이 공연을 보고 언론은 격분하며 아우성을 쳐댔습니다. 비평가들은 '황폐한 분위기인데다 통속적이고 또 끔찍하게 과장이 심한 작품'이라며 봇물처럼 분노를 터뜨렸습니다.(...) 그는 몸집이 작고 창백하며 여윈 사람이었습니다. 길쭉한 얼굴에 고상한 이마를 칠흑 같은 머리칼이 에워쌌고, 안경 뒤의 눈은 아름다웠습니다. 이 사람이 바로 인상적이고 악마적이며 사람을 오싹하게 만드는 지휘자였습니다."- 1부 ‘첫만남’중에서
* 말러 신드롬은 전 세계적인 문화현상이다.
2004년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연주된 교향곡은 어떤 작곡가의 어떤 작품일까? 놀랍게도 5번 <운명>과 9번 <합창>등으로 교향곡의 상징적 인물이라 할 수 있는 베토벤이 아니다. 아직 낯설게 즈끼는 이들도 있겠지만 바로 구스타프 말러가 그 주인공이다. 부천필하모닉이 1999년부터 2003년까지 ‘말러 전곡 사이클’에 도전해 이례적인 인기와 완성도를 보여주어 불붙기 시작한 국내의 말러 인기는 가히 '하나의 현상'이라 불릴 만하다. 비단 국내 뿐만 아니라 저 세계적으로 음악축제나 주요 오케스트라의 공연장에서 가장 많이 연주되고 있다. 이제 말러의 연주는 세계 최고의 지휘자와 오케스트라의 음악적 역량을 시험하는 잣대가 되었다. 죄근 서울시향의 지휘자로 선임된 마에스트로 정명훈은 최근 파리에서 말러 전곡 연주에 도전해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으며 “나는 말러를 연주하기 위해 지휘자가 되었다”(『Le Monde de la Musique』와의 인터뷰에서)라고 말한 바 있다. 뿐만이 아니다.
‘바그네리안’처럼 ‘말러리아’라는 이름으로 태어난 수천 명의 말러 마니아들은 인터넷을 통해서 음반별 비교 청취는 물론이고 악보와 판본 비교에 이르기까지 고도로 응축된 정보를 주고받으며 말러 사랑을 키우고 있다. 말러에 대한 인기는 2004년도에 출시된 「2003년 갈라 콘서트 말러 교향곡 2번」실황을 녹화한 DVD가 전체 DVD 가운데 당당하게 1위의 자리를-그것도 몇 달간이나- 지켜냈던 사례를 보아도 알 수 있다.

* 어둠 속에서 드러나며, 어둠 속에서 이해되는 말러의 음악
구스타프 말러의 대중적 인기는 여러 다양한 배경을 지닌다. 말러의 생애 자체가 ‘비극적 테제’였고 그가 추구한 음악은 ‘세계의 모든 대지와 보이지 않는 자연의 소리’까지 담아내려 했던 만큼 거대했고 열정적이었다. 그의 생애는 아래와 같은 단언으로 미루어 짐작해볼 수 있다.
“나는 3중으로 고향이 없는 사람이어서 오스트리아 사람들 중에서는 보헤미아 사람이요, 독일인들 중에서는 오스트리아 사람이요, 세계에서는 유태인입니다. 어디를 가도 이방인이요, 어디에서도 환영을 받지 못합니다.”
이토록 방황의 한가운데 놓였던 그의 인생 속에는 유달리 ‘죽음’과 ‘어둠’이 빛을 발한다. 사랑하던 동생들이 거의 대부분 일찍 세상을 떠났고(그 가운데 음악을 하던 오토는 권총 자살을 하고 만다), 사랑하는 장녀 마리아(아내인 알마와 닮아 더욱 말러의 애정을 독차지했다고 전해지는) 또한 다섯 살에 죽음을 맞고 만다. 지적 풍요로움과 신비스런 아름다움으로 모든 이의 사랑을 자극했던 아내 알마 또한 말러의 생애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인물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많은 이들의 열광적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그의 음악, 그 자체일 것이다. 그는 아홉 개의 교향곡을 작곡했고, 전설처럼(베토벤, 슈베르트, 브루크너처럼) 10번째의 교향곡을 완성하지 못했다. 그리고 「대지의 노래」를 포함해 7개의 가곡을 완성했다. 그의 음악은 모든 대지의 소리와 모든 음악적 기법의 진지한 실험이라 불릴 만하며, 그의 연주는 고도의 정확성과 풍부한 연극적 표현으로 열광적 반응을 얻어내고 있다.
* '대가의 시대’가 막을 내리는 그 찰나!
브루노 발터는 말러를 만나며 “그 천재를 만나다니, 나같이 평범한 사람이 저런 대가를 만나다니”하며 진솔한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그리고 발터와 말러의 우정은 생을 마감할 때까지 이어진다.
글의 구석구석에는 말러를 향한 발터의 진심 어린 애정과 존경이 한없이 묻어난다.
영혼 깊숙한 곳까지 서로를 이해하는 음악 동료로서, 굳이 가르침의 형식을 빌지 않아도 눈빛으로 교류하는 스승과 제자로서, 상대의 이질적인 장점과 단점을 연결해 하나의 온전한 능력으로 융화해주는 마지막 단추의 역할을 자처하는 진정한 친구로서 브루노 발터와 구스타프 말러는 서로의 음악세계를 무한으로 뻗어나가도록 이끌어준다.
* 말러의 죽음, 그 이후
진정한 ‘천재의 시대, 대가의 시대’의 마지막 뒷모습이라도 만난 듯, 감동적이면서도 눈시울이 뜨거워지도록 못내 아쉬운 것은 비단 ‘말러의 죽음’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말러가 죽음을 맞던 1911년은 그야말로 세계적으로 전 분야에 걸쳐‘어떤 고비 또는 문턱’에 이른 시기였으며 그 지독한 변화와 움직임들이 그 이후의 세계를 어떻게 휩쓸어나갔는지는 우리 모두 쉽게 상상할 수 있다. 사실, ‘19세기말과 20세기초’의 많은 문화적, 역사적 변이현상들은 그 이후의 세기를 점칠 수 있는 도화선이며 실마리이다. 이 책이 더욱 감동 깊은 것은 위와 같이 음악적 가치뿐 아니라 역사, 문화사적 진가를 갖고 있기 때문이리라.
이제 우리는 더 이상 거장의 시대를 살고 있지 않다. 탁월한 인물이 없어서가 아니라 시대가 더 이상 거장을 용인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거장을 그리워하고 갈구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20세기 빈의 문화, 그 시대를 향한 무한한 향수와 동경에취할 수 있으리라. - 캐슬린 페리어(Kathleen Ferrier, 1912~1953)의 연주를 떠올리지 않을... 사람들이 맡아 함께 했으니 감사할 일이지요. 특히 캐슬린 페리어를 만난 것은 나의... 

 일년 365일 행복한 날들을 위한 음악 안내서
이 책 「이럴 땐 이런 음악」에 수록된 모든 곡들은 저자가 직접 3,000여 장의 음반을 듣고 나서 고른 것들이다. 전문가로서 그리고 음악애호가로서 자신이 듣지 않고 추천할 수는 없다는 생각 때문에 5년 전에도 그랬듯이 이번에도 모두 새로 듣고 원고를 작성했다. 이 책의 제목이 「이헌석이 듣고 쓴, 이럴 땐 이런 음악」이 된 것은 그러한 저자의 정성과 열의를 표시하기 위한 것이며, '믿을 만한 이헌석 표 추천음악'이라는 것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다.
책은 다음과 같이 전체 9개 장으로 나뉘어져 있다.
1장 내게 주어진 모든 것을 바꾸고 싶다
2장 내 속으로 그 음악이 들어왔다
3장 함께 하는 시간을 위해
4장 전혀 다른 나를 공상하며
5장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6장 당신의 마음 속으로!
7장 살다보면 이럴 때도 있잖아
8장 내 주변의 행복을 찾아서
9장 오늘, 마음껏 분위기에 젖어본다
그리고 각 장마다 「나른한 오후, 아무일도 하고 싶지 않을 때」, 「바다를 찾아 떠나는 국도에서」, 「에로틱한 분위기를 위해」, 「머리가 좋아지는 음악」, 「발렌타인 데이에 그대에게 주는 음악선물」, 「선물하기 좋은 음악」, 「아무런 이유없이 우울한 날」, 「이런 음식엔 이런 음악」 등의 5~8가지 상황을 설정해 두고 각 상황에 맞는 음악들을 클래식 / 재즈 / 가요 /팝 등으로 구분하여 추천하고 해설해 두었다.
또한 방송국과 음반사에서 음악실무에 종사하는 14명의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나만의 이럴 땐 이런 음악」도 수록하여 음악듣기의 다양한 취향들을 살펴볼 수도 있다. 그리고 책에서 추천된 음악이 수록된 음반들은 매장에서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음반 이미지를 일일이 수록해 두었다.
음악은 즐겁기 위해 듣는다. 또 평온과 휴식을 위해 듣는다. 이헌석 씨의 「이럴 땐 이런 음악」은 그런 의미에서 가장 경쾌하고 편안하고 재미있고 멋있는 곡들만이 추천되어 있어 한결 즐거운 마음으로 음악을 듣고 싶도록 이끈다. 짜릿한 음악의 세계로 안내하는, 이럴 땐 이런 음악! 저자의 다양한 음악지식과 상식과 에피소드들도 곁들여져 있어 책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 대지의 노래 지휘 ; 브루노 발터,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콘트랄토 ; 캐슬린 페리어, 테너 ; 세트 스반홀름 원 도서에는 이 부분에 이미지가 담겨

 말러: 죽은 아이를 그리는 노래,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 EMI가 선보이는 안동림 교수의 ‘이 한 장의 역사적 명반 시리즈’! 기념비적인 명연을 엄선해 96khz/24bit 리마스터링을 거쳐 품위있는 패키지에 담아 선보입니다! 낭만파 서정 가곡의 마지막 정상 말러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와 ‘죽은 아이를 그리는 노래’, 그 최고의 녹음인 캐슬린 훼리어와 휫셔-디스카우의 명연을 한 곳에 모아 ‘이 한 장의 역사적 명반’ 시리즈로 새롭게 부활합니다! “말러의 대표적인 가곡집을 휫셔-디스카우와 캐슬린 훼리어의 명창으로 듣는 기쁨은 레코드 음악 애호가가 아니고는 맛볼 수 없는 경험... 그야말로 음악의 성찬이다.” - 안동림의 「이 한 장의 명반」중에서
96khz/24bit 디지털 리마스터링으로더욱 생생해진 음질!!
고품격 디자인으로 소장 욕구를 배가시키는 BOX 포장!
전곡에 대한 자세한 해설을 담은 북클릿 포함!

 CD 1

01 . Purcell : Birthday Ode For Queen Mary - Soun The Trumpet
02 . Purcell : The Indian Queen - Let Us Wander, Not Unseen
03 . Purcell : King Arthur - Shepherd, Shepherd, Cease Decoying
04 . Handel : Ottone - Spring Is Coming
05 . Handel : Ottone - Come To Me, Soothing Sleep
06 . Gluck : Orfeo ed Euridice - Chiamo il mio ben cosi (Act 1)
07 . Gluck : Orfeo ed Euridice - Deh! placatevi con me (Act 2)
08 . Gluck : Orfeo ed Euridice - Che puro ciel! (Act 2)
09 . Gluck : Orfeo ed Euridice - Che feci mai?...Che faro senza Euridice? (Act 3)
10 . Greene : O Praise the Lord
11 . Greene : I will lay me down in peace
12 . Mendelssohn : I would that my love, Op.63 No.1
13 . Mendelssohn : Greeting, Op.63 No.2
14 . ~18. Mahler : Kindertotenlie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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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의 가면 넘버원 여탐정 에이전시 3
알렉산더 매콜 스미스 지음, 이나경 옮김 / 북앳북스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보츠와나에서 최초의 탐정 사무소를 열고 일하고 있는 음마 리모츠웨와 탐정 조수인 마쿠치 부인이 우리를 매혹적인 휴머니티가 숨 쉬는 자연의 땅 아프리카로 초대한다.

 
음마 리모츠웨가 주인공인 넘버원 여탐정 에이전시 시리즈에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그것은 하나의 사건에 그들이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리고 그들은 사건 사이에 개인사와 보츠와나의 역사와 그들의 생활상을 보여주기 때문에 처음 접할 때는 이 작품이 미스터리 작품인지 의아해할 수 있다.


우리는 지금 대단한 미스터리에 쌓여 더 잔인하고 더 엽기적이고 과도한 반전과 일어날 법하지 않는 스릴에 중독되어 있다. 마치 더 이상의 자극을 원해야만 엔돌핀이 나올 것 같은 생각마저 든다. 그러다가 뒤돌아서서 씁쓸해 할 때가 있다. 우리도 현실이 그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듯 픽션이지만 과하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그곳에서도 그러지 않았으면 생각 들기 때문이다.

 

이럴 때 이런 허브 같은 책을 봐줌으로써 우리에게 산소를 들이마시고 마음의 안정을 취할 수 있는 여유를 준다면 미스터리를 읽는데 균형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의 단점이라면 늘 하는 얘기지만 저자가 보츠와나 출신이기는 하지만 백인 남성이라는 점이다. 진짜 보츠와나 여성이 이 책을 읽고 공감할 수 있다면 더 좋겠다는 마음이다. 하지만 그들도 책에 언급되었듯이 부시맨에 대해서는 같은 일을 저지르고 있으니...

 

제목이 미인의 가면이다. 음마 라모츠웨는 고위 공직자의 독살 의뢰를 받고 조사하러, 미인인 제수씨를 조사하기 위해 출장을 가고 남아서 사무실을 지키는 마쿠치 부인은 진짜 미인 대회 결선자들의 결점을 조사하게 된다. 그 점에서 이 작품의 제목이 미인의 가면이다.


책을 읽으면서 생각하게 될지 모른다. 이 이야기는 왜 등장한 거지? 왜냐하면 우리도 살면서 많은 이야기를 흡수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스쳐지나가는 많은 일들을 놓치고 있지만 조금이나마 살펴보라는 뜻이지 싶다. 마쿠치 부인 동생은 지금 아프리카의 현실을 말하고 있다. 미인 대회 또한 마찬가지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아프리카의 전통과 가치관을 지키려 애를 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사는 한 백인이 이런 말을 했다. ‘흑인이 아니라는 사실이 창피하다.’고. 모든 인간들이 자신이 행한 일에 반성하고 주어진 것에 감사하기를... 보츠와나를 사막의 땅으로 만드신 것이 신의 뜻이라 따르고 비가 오기를 간절히 바라며 그 비를 신이 흘리는 눈물이라 얘기하는 사람들이 여기 있다. 아프리카의 바위위에 우뚝 서고 싶은 음마 라모츠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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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6-26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깐 들렀다가....
멋지셔요!

물만두 2006-06-26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개비아우님 방가^^ 바쁘신가보네요~ 건강하죠^^

물만두 2006-06-26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언니 머쩌거요~^^

비로그인 2006-06-27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 안나오네 마네 하더니 계속 나오는군요. 얘기도 느릿하니 좋지요?

물만두 2006-06-28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맨시님 5권까지는 나온답니다^^ 좋죠~^^

sayonara 2006-07-11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 나와서 기쁜 시리즈입니다.
디 공의 시리즈도 나와줬으면 고마울텐데... -_-+

물만두 2006-07-11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요나라님 디공 시리즈 두권 정도 더 나온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전 이미 한권을 가지고 있고 나머지 한 권때문에 다 사야하나 하는 생각에 우울합니다 ㅠ.ㅠ

sayonara 2006-07-11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굿뉴스~ 그렇다면... 미안하게도... 나는 발랄~ ^^;

물만두 2006-07-11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요나라님 저도 뭐 한권의 이득이니 그닥 나쁘지만은 않아요. 더 찔러볼 생각입니다^^;;;
 

내가 직접 본 것이 아니라면,

진실은 존재하지 않는다! 

눈은 진실을 알고 있다

niente di vero tranne gli occhi 

조르지오 팔레띠 지음 | 이승수 옮김

2006년6월30일 발간| 전2권 | 값1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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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하니 2006-06-26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가 좀 무섭지뭐에요..ㅎㅎ
내가 직접 본 것이 아니라면 진실은 존재하지 않는다,,,,,,,,동감에요~

물만두 2006-06-26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그럴까요? 그럼 내가 본 건 진실일까요? 지금 제가 물만두로 보이세요~ㅋㅋ
 
곤두박질 열린책들 세계문학 216
마이클 프레인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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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이럴 때가 한번쯤은 있다. 무언가에 미치거나 눈이 멀어 모든 것이 폭풍처럼 밀고 간 뒤 자신의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 것이 도대체 무엇이었는지, 자기가 애써 잡고 있으려고 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 모를 때가.


이 작품은 한 남자가 시골에 내려와 이웃에게 초대 받아 가서 목격하는 그림 때문에 벌어지는 한 남자의 좌충우돌 모험담이다. 남자는 그 그림을 브뤼겔의 <일 년의 대순환> 중에 사라진 한 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을 자신이 발견해서 부와 명성을 얻을 생각에 빠진다.


작가는 남자의 그런 브뤼겔의 사라진 그림에 대한 열정을 브뤼겔의 그림과 그 그림에 대한 묘사, 그리고 브뤼겔이 살았던 시대의 네덜란드의 역사 배경까지 적고 있다. 그림과 함께 보며 읽으면 더 좋을 작품이다. 하지만 그림을 모른다고 해도 상상할 수는 있다. 브뤼겔이라는 화가의 삶과 그 시대로 떠나는 여행은 재미있고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족하다.


제목에서도 나타나듯 주인공은 곤두박질친다. 아마추어는 아마추어일 뿐이다. 그리고 사기꾼 소질이 없는 자는 절대 사기꾼이 될 수 없다.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려 했기에 이카루스는 추락했고 주인공은 곤두박질쳤다. 브뤼겔이 추락하는 이카루스에 대해 그린 그림을 묘사하는 장면은 어쩌면 주인공에 대한 작가의 안타까운 충고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우리에게도.


세상은 부뤼겔이 살던 때와 그다지 많이 변하지 않은 듯하다. 언제나 인간은 자신이 살기 위해 선택을 해야 하고 그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한다. 빚쟁이는 눈앞에만 있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뉘앙스의 주인공의 마지막 말은 이 작품에서 작가가 드러내고자 하는 핵심이다. 하지만 만약 주인공이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래도 영원히 마지막까지 주인공을 고뇌에 빠트리듯 주인공을 후회 속에 빠트리지 않았을까 싶다. 언제나 인간이란 무엇을 하건 안하건 후회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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