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을 지독히 사랑하는 여자 한국작가 미스터리문학선 4
정석화 지음 / 산다슬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세 편을 읽었고 세 편은 처음 읽는다. 그래도 여전히 <당신의 선물>은 좋다. 작가가 미스터리 독자에게 주는 선물처럼 또 다가온다. 미스터리 작가가 미스터리 독자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무엇일까? 그것은 작품이다. 좋은 작품이다. 정석화의 작품에는 어떤 형식이나 일정한 패턴이 없다. 그만의 독특함이 아직은 보이지 않는다. 나는 개인적으로 작품만 봐도 이건 누구 스타일이구나 생각하게 되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리고 작가의 작품에서 나만이 발견할 수 있는 일정한 패턴을 바란다. 어쩜 내가 발견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살아가는 이야기. 이런 인생, 저런 인생. 누군가 겪음직한 이야기에 미스터리라는 옷을 입힌다. 결말은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다. 어차피 결말도 미스터리일 수 있는 거니까. 작가는 ‘인간’을 얘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인간들이 있다. 우리 주변에 있는 인간들이다. 그들이 다가온다. 하지만 우린 모른다. 내 발가락도 안 보이는데 남의 그림자가 보일 리가 없으니까. 그러니 함부로 말하지 않는 게 좋겠지만 시대가 갈팡질팡하는 중생에게 갈 길을 정해주길 바라니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다만 동전에는 언제나 양면이 있다는 사실, 그것만은 새기고 싶다. 선과 악, 흑과 백과는 다른 종류의 그 무엇이 있다는 것을 작가의 작품 속에서도 발견하고 싶었고 작가도 담아내고 싶었던 모양이다.


<발가락 찍기>같은 작품은 드라마 한편을 본 느낌이다. 그럴 수도 있겠지. 꼭 우악스럽게 악다구니 칠 일 있나. 그저 그렇게 흐르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한번뿐인 인생에서 내 주먹만 움켜쥐고 살 필요는 없는 거겠지. 하지만 나중에 진짜 발가락 찍을 수도 있을지 모르는데 그땐 또 그때대로 살아가려나...


<남편을 지독히 사랑하는 여자>는 사실 처음부터 너무 뻔했다. 왜? 라는 물음을 던진다. 정말 지독히 사랑하면 이렇게 될 수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너무 흔하다. 지나치게 인간적이다.


<종족 보존의 법칙>은 색다르고 독특하다. 고양이 부족이라... 여자는 어쩌면 고양이 같은 그런 면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 고양이 같은 면이 좀 더 부각되었다면 좋았지 않았나 싶다.


아쉬운 건 모처럼 나온 단편집에 <자양화>가 빠졌다는 점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아니 <당신의 선물> 다음으로 좋아하는 작품인데 아쉽다. <홈즈는 알고 있다>는 요즘 나온 작품이니 차라리 이 작품 대신 <자양화>를 넣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계속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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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오리 2006-11-24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78190798

오늘은 몸이 괜찮아요?

아프지 않게 미리미리..잘 쉬어주고..잠도 잘 자주고 그러셔요.

전 이따 오후엔 산에 갑니다. 윽...몰려다니긴 싫은데 단체로 가는 거라우..


물만두 2006-11-24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난적 아침에 좀 하다가 누웠다가 지금 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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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꿀라 2006-11-24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빠른 시일내에 출판되기를 바라옵니다. ^_^
기분좋은 하루되세요. 행복하시고요.

모1 2006-11-24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밀리언셀러클럽 북디자인 바뀌었나보군요? 13계단이랑 몇개 본것 같은데..어두운색으로 일관되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해서요.

물만두 2006-11-27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타님 감사합니다^^
모1님 그런가요? 아마도 책의 내용따라 달라지겠죠???
 

* The Main Series (detective Erlendur)

1997 – Synir duftsins (Icelandic) (English: Sons of Dust)
1998 – Dauðarósir (Icelandic) (English: Silent Kill)
2000 – Tainted Blood/Jar City (Icelandic: Mýrin)
2001 – Silence of the Grave (Icelandic: Grafarþögn)  무덤의 침묵
2003 – Voices (Icelandic: Röddin)
2004 – The Draining Lake (Icelandic:Kleifarvatn)
2005 – Vetrarborgin (Icelandic)

* Other Novels

1999 – Napóleonsskjölin (Icelandic) (English: Operation Napoleon)
2003 – Bettý (Icelandic)
2006 – Konungsbók

* Other Writings

2000 – Leyndardómar Reykjavíkur 2000 (Icelandic)(one chap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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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1-23 17: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만두 2006-11-23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감사합니다^^ 제가 또 실수를 했군요~
 

* 戯言シリーズ (헛소리꾼-자레고토) 시리즈
「クビキリサイクル 青色サヴァンと戯言遣い」(2002/02)
 잘린머리 사이클
「クビシメロマンチスト 人間失格・零崎人識」(2002/05)  목 조르는 로맨티스트
「クビツリハイスクール 戯言遣いの弟子」(2002/08)  목매다는 하이스쿨
「サイコロジカル(上) 兎吊木垓輔の戯言殺し」(2002/11)
「サイコロジカル(下) 曳かれ者の小唄」(2002/11)
「ヒトクイマジカル 殺戮奇術の匂宮兄妹」(2003/07)
「ネコソギラジカル(上) 十三階段」(2005/02)
「ネコソギラジカル(中) 赤き制裁VS.橙なる種」(2005/06)
「ネコソギラジカル(下) 青色サヴァンと戯言遣い」(2005/11/08)
「ザレゴトディクショナル 戯言シリーズ用語辞典」(2006/06/07)
「〈戯言シリーズ〉限定コンプリートBOX」(2006/09)

* 人間シリーズ

「零崎双識の人間試験」(2004/02/06)
「零崎軋識の人間ノック」(2006/11/7)
「零崎曲識の人間人間」(2007/4)

* りすかシリーズ

「新本格魔法少女りすか」(2004/07)
「新本格魔法少女りすか2」(2005/03)

* JDCトリビュート

「ダブルダウン勘繰郎」(2003/03)

* ノベライズ

「DEATH NOTE アナザーノート ロサンゼルスBB連続殺人事件」(2006/08/01)
「×××HOLiC アナザーホリック ランドルト環エアロゾル」(2006/08/02)

* その他

「きみとぼくの壊れた世界」(2003/11)  너와 나의 일그러진 세계 
「ニンギョウがニンギョウ」(2005/09/06)
「西尾維新クロニクル」(2006/01/30)
「化物語(上)」(2006/11/01)

작가홈페이지 : http://nisioisin.ring.hatena.ne.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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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6-11-23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만 카운트다운이군요. 올해 안에 도달이 가능하겠네요!! 화이팅.

물만두 2006-11-23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마태우스님 아직도 천단위는 멀고도 멉니다. 감사합니다^^
 
재즈클럽
크리스티앙 가이이 지음, 김도연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재즈란 어떤 것일까?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자기 마음 내키는 대로 흥에 겨워, 슬픔에 잠겨 연주하는 것이 재즈가 아닐까 싶다. 재즈는 인간의 마음 그 자체가 음악인 장르다.


한 남자가 있다. 재즈 피아니스트였던 남자는 재즈 때문에 죽을 고비를 넘긴 뒤 어울리지 않는 보일러 수리공으로 살아간다. 그 삶은 그에게 아무런 가치도 없는 죽은 삶이다. 하지만 그의 아내에게는 남편이 죽지 않고 유령처럼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다시는 재즈 때문에 불안해하고 남편을 잃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언젠가 어떤 난봉꾼을 남편으로 두고 평생을 살아 온 할머니에게 어떻게 헤어지지 않고 살 수 있었느냐고 물으니 그 할머니 ‘친구가 잘못을 저질렀다고 친구를 버리나?’라고 말씀하시는 걸 들은 적이 있다. 할머니에게 남편은 남편이기도 하고 생을 함께 하는 친구였던 것이다. 친구라 생각했기에 용서할 수 있었던 것이다. 마치 이 작품의 화자로 등장하는 친구가 그를, 그의 인생과 그 모든 것을 친구이기 때문에 이해하고, 이해하려 애쓰고 받아들이는 것처럼.


쉬잔이 이 말을 알았더라면 시몽에게 재즈 없이 살아가는 삶은 죽은 삶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을 텐데. 그랬더라면 죽더라도 재즈와 함께 죽도록 놔둘 수 있었을 텐데 쉬잔에게 시몽은 남편이자 아들의 아버지일 뿐이었다.


한번뿐인 인간의 삶은 어쩌면 즉흥적인 재즈 연주와 같다. 한번 연주하면 똑같은 연주를 할 수 없는 그런... 우리는 같거나 비슷하다고 느끼지만 녹음한 음반을 틀어 놓지 않은 이상 같은 공간에서 같은 악기를 가지고 같은 사람이 연주를 한다고 해도 그 맛은 언제나 다른 것이 재즈다. 우리의 삶이 그러하듯이.


그래서 시몽은 데비를 만나게 된 것이다. 그럼 쉬잔의 삶은 무엇이었냐고 물을 수밖에 없다. 시몽과 데비는 운명적 사랑을 만났지만 그 시간, 끊임없이 기차를 놓치는 남편을 데리러 도로를 달리던 쉬잔은... 그 또한 자신의 삶을 산 것뿐이다. 그만의 방식으로. 삶이 처음부터 끝까지 행복에 겨울 수 없듯이 재즈의 선율이 밝았다 어두웠다 신났다가 우울해지듯이 그런 것이다.


그러니 이 짧은 글 속에서 나는 한곡의 해석하기 어려운 재즈를 읽고, 또 나만의 재즈 같은 인생을 만들어 간다. 하얀 표지에 재즈클럽 같은 제목이 있고 안으로 들어와 재즈 한곡 듣고 가라고 손짓을 한다. 아마 한번 본 사람들은 누구도 그 유혹을 쉽게 뿌리칠 수 없을 것이다.


바닷가의 작은 재즈 클럽. 바다는 넘쳤다 빠지고 그러다 다시 파도를 만들고 계절에 변화를 보여주지만 언제나 그곳에 한 결 같이 있다. 바다와 인간, 그리고 재즈... 어쩌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삶이라면 족하지 않을까. 어쩌면 어느 날 나도 모르게 어떤 바닷가, 한적한 재즈클럽을 찾아 갈지 모르겠다. 그곳에 내가 찾는 무엇이 있을지 모를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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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6-11-23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근사한 리븁니다.^^

물만두 2006-11-23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비님 이러시면 제가 코가 커진다구요^^:;;

씩씩하니 2006-11-23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만의 재즈같은 인생......정말 근사한 표현에요,님.~

물만두 2006-11-23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씩씩하니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