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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아이들 대학살 계획 - 세자매 탐정단 ㅣ 세자매 탐정단 1
아카가와 지로 지음 / 이레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어느 나라나 거리의 아이들은 있다. 잘 사는 나라든, 못 사는 나라든. 못 사는 나라는 그것을 드러낼 수 있지만 잘 사는 나라는 결코 그것을 드러낼 수 없다. 자신들의 치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스위스에 사는 가난한 어떤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 자기 나라가 부자기 때문에 아무리 가난하다고 말을 해도 믿어주지 않는다고. 미국이라는 나라에 거리에서 잠을 자는 홈리스가 있고 우리나라에도 노숙자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 중에 우리에게도 방치되어 거리의 아이가 된 아이들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을 과연 유머 미스터리로 흘려 읽을 수 없는 것이 이 때문이다. 제목마저 섬뜩한 거리 아이들 대학살... 빈부의 양극화가 심해지는 오늘날 우리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아이들은 어른의, 아니 나라의 미래라고 하면서 아이를 안 낳는다고 출산 장려 정책만을 펼치고 있는데 그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이미 있는 아이들이 계속 방치될 상황이라면 말이다. 책을 읽는 내내 <올리버 트위스트>가 생각났다. 백년도 더 전의 일인데 사회는 어디나 나아진 점이 없는 것 같다. 아무리 발전을 많이 하고 눈부신 고도성장을 하더라도 그 그늘에 가려 쓰레기처럼 청소의 대상이 되어야만 하는 이들이 있다는 현실은 우리가 사는 모습이 어떠한 가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정말 우리는 잘 살고 있는 게 맞을까...
아카가와 지로가 그렇게 많은 책을 내면서 아직까지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것은 유머 미스터리라는 장르의 작품을 쓰면서도 사회에 대한 경고라는 작가 본연의 마음을 잃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이 없다면 작가가 작가로서, 작품이 작품으로서 가치를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작품을 달랑 세 작품만 출판한 출판사의 무책임함이 마지막 세 자매 탐정단 시리즈를 읽으며 가슴 아프게 한다. 출판사도 출판사로서의 가치를 잃지 말아야 하는데 그 출판사로서의 가치를 알고 있는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