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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신드롬
이안 맥완 지음, 승영조 옮김 / 현대문학 / 1999년 9월
평점 :
품절
드 클레랑보 신드롬이라... 처음 듣는 신드롬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런 생각는 누구에게나 조금씩은 있다. 내가 그를 사랑하는 게 아니라 그가 먼저 나를 사랑했어. 하지만 자존심이 있어 그는 인정하지 않을 뿐이야. 이렇게 말하는 사람을 우리는 주위에서 흔히 본다. 그렇다고 그들이 모두 문제가 있다는 건 아니다.
사랑이라는 건 분명 쌍방통행이어야 하지만 그렇게 되어만 지는 것이 아니니까. 여기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모두 어떤 사랑의 문제를 안고 있다. 비단 페리만이 문제가 아니다. 조와 클라레스는 어떤가. 조에게 문제가 있다는 걸 알았을 때 그리고 그것을 말했을 때 클라레스의 반응은 남편에 대한 사랑과 신뢰가 아니라 이성적 판단과 의심이었다. 그런 클라레스의 신뢰를 얻지 못한 조는 오히려 클라레스를 의심하게 된다. 사랑이 식어 다른 남자가 생긴 것은 아닌가 하고...
발단은 작은 사고에서 일어나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됐지만 그 파장은 결국 사랑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죽은 남편의 차에서 여자 향수 냄새가 나는 스카프를 발견한 부인은 남편의 죽음을 애도하기보다 남편의 바람을 의심한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이 책을 덮으며 묻고 싶다. 우리는 왜 사랑을 하는가. 사랑은 언제나 믿음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그 믿음이란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사랑에서 나오는 것 아닌가. 의심은 어디서 나오는가. 그 또한 사랑에서 나온다.
우리는 모두 약간씩 병적으로 사랑을 하고 있다. 왜냐하면 이성적 사랑이란 사랑 같지 않기 때문이다. 작가는 말하고 있다. 사랑이 무엇인지 생각하라고. 하지만 마지막 부분은 좀 심파 같았다. 누군가는 그런 신파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겠지만 사랑이 신파 같은 것임을 아는 까닭에 그것마저 작가의 의도로 보고 싶다.
여기서 남궁옥분의 사랑 사랑 누가 말했나 향기로운 꼿보다 진하다고... 가 왜 생각나는지. 참...
모든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더니 사랑은 아닌가 보다. 사랑은 한번의 추락으로 조각나버리면 아무리 조각을 모아도, 그것을 이어 붙여도 옛사랑으로 돌아갈 수 없나보다. 그것이 사랑의 신드롬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