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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 노트 Death Note 1
오바 츠구미 지음, 오바타 다케시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0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인간이 주운 사신의 살생부 데스 노트... 그것을 주운 사람이 임자, 그 책에 이름이 적힌 자는 죽는다. 이 데스 노트를 우연히 주운 고등학생... 그는 데스 노트의 위력을 시험하는 한편 자신에게만 보이는 사신과 이야기를 하며 범죄자들 소탕에 나선다. 정의라는 이름으로. 다른 한편에서는 정체 불명의 L이라는 탐정이 사건을 일으키는 라이토를 찾아 응징을 다짐한다. 그 또한 정의의 이름으로.
이 책의 주인공이 고등학생인 것은 그 정도 또래여야 말이 되기 때문이다. 정의라는 것의 존재를 믿고 자신감에 차 있어 세상을 자신이 바꿀 수 있다고 믿는 나이가 그 또래부터 대학생까지 정도다. 그 이후의 나이가 되면 정의란 없다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세상은 단순하게 이분법으로 나눌 수 없다는 것도...
1권인데도 마지막이 어떻게 될지 걱정이 된다. 흥미진진하기는 하지만 라이토가 어떻게 될지가 심히 걱정스럽다. 마치 <푸른 불꽃>을 읽었을 때의 느낌과 같다. 자식이 공부를 잘하면 어떤 관심도 기울이지 않는 부모... 공부만 잘하고 모범생이면 된다는 생각에 자기 자식이 무얼 하는지 알지도 못하고 알려 하지 않는 부모... 이 작품 속의 부모는 왜 모든 부모들과 똑같은 것인지...
세상에 가장 무서운 것은 악이 아니다. 선을 가장한 악이다. 누군가를 끔찍하게 죽이고 싶었던 적이 있다. 누구나 한번쯤은.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것은 퇴색되어지고 체념하게 되고 용서하게 된다. 지금 사형 제도를 폐지하자고 하는 이유는 용서를 배우기 위함이다. 그렇다고 누구나 다 무조건적이서는 안되겠지만.
장차 경찰청장이 꿈인 라이토... 이런 아이들이 세상에는 많을 것이다. 심히 우려된다.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며 정의를 외치며 자신이 악인이 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아이들... 천재와 바보는 백지 한 장 차이라던가. 마찬가지로 정의와 부정의(정의의 반대말을 모르겠다)도 백지 한 장 차이이며, 또한 선과 악도 백지 한 장 차이임을 말하고 싶다.
난 이 책을 읽으며 슬펐다. 흥미진진한 것이 아니라 가슴이 아팠다. 이 책이 재미있는가. 이 책은 재미로 볼 수 있는 책은 아니다. 악과 싸우는 영웅의 이야기도 아니다. 한 소년의 비뚤어진 방식의 세상 만들기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도대체 라이토, 네 운명은 어찌될 것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