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인생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34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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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이 그토록 한 젊은이의 인생에 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과 하나의 사랑 또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우리네 인생에 커다란 이정표를 남긴다는 것, 그리고 사랑은 완성형이 아니고 베르테르처럼 언제나 젊음을 고뇌하고 방황하게 만들며 결국 남는 것은 새로운 인생이 아닌 자신이 가질 수 있었던 만큼의 인생을 소중히 하는 것임을 이야기하고 있는 오르한 파묵의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최희준의 <하숙생>을 생각했다.

 

인생은 나그네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 가 구름이 흘러가듯 떠돌다 가는 길에 정일랑 두지말자 미련일랑 두지말자... 결국 새로운 인생이든 헌 인생이든 인생은 이런 것이다. 한 사람의 인생뿐 아니라 한 권의 책도 그렇고 하나의 문명, 문화 또한 그렇다. 그저 밀려왔다 밀려가고 그 흐름을 막아내기에는 어쩔 수 없는 불가항력이 있는 것이다.

 

무작정 집을 뛰쳐나와 사랑하는 사람을 찾으려, 새로운 인생을 찾으려 그 많은 버스를 타고, 사랑하는 여인을 찾아 다시 그 여인이 사랑하는 남자를 찾아 길을 떠나고 그 여인 몰래 그 남자를 찾고 다시 여인을 잃어버리고 제자리로 돌아와 인생을 이어가다 또 버스를 타고 떠난 오스만... 결국 새로운 인생은 네 안에 그냥 있었는데, 네 옆에 있었는데 멀리 멀리 돌아 미련만 떨다니...

 

파묵, 당신 때문에 내가 단테의 <새로운 인생>이라는 작품을 알아버렸소이다. 어쩔 것이오. 당신 혹시 전생에 단테 아니었소? 의심스럽소이다. 서구에서는 호평을 받을만한 작품이고 터키 내에서는 충분히 충격적일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오스만이 마지막 찾은 그곳에서 만난 노인과 그곳은 돌아갈 수 없는 곳, 이제는 서구 문물에 모든 것이 밀려나 물질도 정신도 저당 잡힌 것 같이 느껴질 때 언젠가 다시 돌고 도는 세상 이치처럼 동양의 물질과 정신이 그들을 사로잡을 날 있을 것도 같다는 뉘앙스를 느꼈다. 지금은 아니지만... 힘의 대결이 아닌 자연스러운 파도의 물결처럼...

 

파묵이 바라는 새로운 인생은 이런 것이 아닐까 싶지만 머리 아프고 이해하기 어렵고 또 간단하게 말하면 될 것을 독자한테 뭔 말을 그리 많이 하는 지... 책 속의 소설가도 이런 장황함을, 이렇게 미련스런 로드북을 원하지는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지만 또 떠나지 않음 모르는 것이 인생이기도 하고 안 떠나도 알 수 없는 것 또한 인생인지라... 암튼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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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하니 2007-03-28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생은 정말 어디서 왔는지도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것 같아요...
때로 슬프고 때로 기쁘구,,
요즘 저 너무 텅비어서 사는 것 같은데...이런 작품이 필요하겠지..싶어요..
저..너무 멍청이도 산답니다 요즘..........

물만두 2007-03-28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씩씩하니님 제가 뭐 인생을 많이 산건 아니지만요 중요한건 지금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이 제일 소중하다는 것을 아는 거 같아요. 행복은 바로 옆에 있다고 하잖아요. 알고도 속고 모르고도 속은 것이 인생이라지만 우리 좋게 생각하고 살아요. 텅비면 채울게 많다 생각하시구요. 아자!!!

짱꿀라 2007-03-28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벨상까지 받은 파묵. 작품 내용이 어렵긴 어려운 모양입니다. 파묵이 소설속에서 펼치는 새로운 인생이 무엇인지를 감상하고 싶네요. 리뷰 잘 읽고 갑니다.

물만두 2007-03-28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타님 사실은 내이름은 빨강에서 점차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듯합니다^^;;;

홍수맘 2007-03-28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잘 보고 갑니다. 님의 어렵다고 하시는 바람에 고민이 되네요.^ ^;;;

물만두 2007-03-28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수맘님 그건 제 시각이죠. 님은 다르게 읽으시게 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