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또 눈이다. 무인양품 갈 일이 생겨서, 가는 김에 교보에 바쿠만 3권을 바로드림으로 넣고, 길을 나섰는데, 또 눈이다.
모자를 쓰고, 그 위로 귀마개를 하고, 목도리를 더 단단히 둘둘 매고, 다시 쌓이기 시작하는 눈 위를 사부작사부작
오늘따라 뭔가 힘든 컨디션으로 무인양품에서 청소도구를 사고 'ㅅ' (내가 아끼는(없으면, 청소 안 한다고 뻐팅기는) 무인양품 청소도구. 강기사가 탐을 내길래, 오늘 사다주기로 했다.) 교보에 가서 책 찾고, 책 구경
확실히 인터넷에서 체크하는 신간과 직접 실물을 보고 체크하는 신간은 또 틀리다.
...그리고, 또 내가 체크하려는 신간은 아직 알라딘에 절대 안 떴을 뿐이고 -_-;
일단 작가정신에서 나오는 프랑스의 아셰트 클래식 을 먼저 이야기해보자.


<해저 2만리>가 작년에 나왔을 때, 뭐, 이런 멋진 책이 다 있나! 했는데, 이 책이 시리즈로
올 1월에 두 권 더 나왔다. <엉클톰스캐빈>과 <파리의 노트르담>이다.
<해저 2만리>나 <엉클톰스캐빈>은 문학전집에서는 볼 수 없었던 레파토리고 (쥘 베른 컬렉션이 있긴 하지만)
<파리의 노트르담>은 두 개 정도의 살 만한 판본이 있으나, 이 책을 본다면, 고민없이 이 책을 살 듯하다.
<모비딕>을 꽤 오래 사고 싶었는데, 이 시리즈로 근간으로 나와있다. 두근두근
가격이 만만치 않은 3-4만원대 책이라 왜? 싶었는데, 실물을 보면 납득이 가는 가격.
일단 판형이 큼직한 판형이다. 큼직한 판형이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컬러 삽화'!
1870년 초판이 발간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온 일러스트판에 수록된 에두아르 리우(Edouard Riou, 1833~1900, 19세기의 명삽화가 귀스타브 도레의 제자)와 알퐁스 드 누빌(Alphonse de Neuville, 1835~85, 낭만주의 회화의 거장 들라크루아의 제자)의 삽화와 더불어 아셰트 출판사가 이번 판을 위해 특별 제작한 삽화가 함께 실려 있다. 새로 수록된 삽화는 노틸러스호의 구조, 해저 탐사에 쓰이는 각종 용구, 작품 속에서 묘사되는 갖가지 해양 동물의 모습 등을 사실감 있게 보여주어 보다 박진감 있게 작품을 읽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본문 내용과 함께 알아둘 만한 사실적 자료들을 도해로 설명하여 이야기를 이해하기가 한층 수월하다.
오리지널에 수록된 삽화와 특별 제작 삽화가 실려 있는데, 퀄러티가 장난 아니심.
물론 플로베르가 삽화 오 노! 라고 하기도 했고,나도 국내번역본에 어설프게 들어가는 삽화에는 경기를 하지만, 책 좋아하는 사람치고 '오리지널 찰스디킨스 삽화' 라거나, '오리지널 앨리스 삽화' 등에 로망을 가지지 않는 사람 있을까? 격 떨어지지 않고, 독자의 상상력을 제한하기 보다는 상상력의 하나의 도구가 될 수 있는 삽화들이다.
고전이라 일컫는 책들에 나온 당대의 삽화가 좋은 이유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당대의 문화사가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위의 책 중 <파리의 노트르담> 같은 경우는 15세기 복식사 등의 자료까지 실려 있다고 하니, 단순히 내용 옆의 삽화가 아닌, 독서가이드가 되어줄 수 있는 삽화임을 짐작할 수 있다. 게다가 예를 들면 고등어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른다고 칠 때, 책에 '고등어'가 나오는데, 그걸 내가 상상의 나래를 펼쳐서 '하늘을 나는 가오리' 같은 걸로 상상하고 있으면 좀 곤란하지 않은가. 그런 면에서 <해저 2만리>의 각종 해양생물이라던가, 등등 난 정말 잘 모르는 바다에서 쓰이는 잠수함이나 뭐 그 안에 들어있는 각종 기계/기구 들이라던가 하는 그림이 있다면, 그것 역시 흥미진진한 또 다른 독서가 아닌가 싶다.
실물의 컬러 삽화 퀄러티가 높은것은 물론이고, 위화감 없이 책에 배치되어 있는 점도 고맙다. <아발론 연대기>에 대한 모 출판사의 애정이 지나쳐 박스식으로 빼서 사진과 그림과 글로 교과서식으로 설명해 놓아, 책읽을 맛을 뚝 떨어지게 했던 걸 떠올리면, 위화감 없는 삽화와 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런 이유로 소설책 한 권에 4만원이라닛! 이라는 생각보다 이런 시리즈라면, 소장하고 싶다는 생각, 혹은 선물하기에도 그만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단 가격이 내려간 <해저 2만리>나 얼마전에 봐서 아직 눈에 삼삼한 <엉클 톰스 캐빈> 아니, 사실 <파리의 노트르담>이 타이틀로는 가장 땡긴다. 15세기 프랑스 그림 ㅎㅇㅎㅇ

고경원의 <길고양이에 탐닉하다>는 거의 관심가지 않았지만, 이번에 나온 일본 고양이 여행 <고양이, 만나러 갑니다>는 많고 많은(?) 고양이 여행 책 중에서도 걸출하다. 그것도 한국 저자가!
표지도, 안의 내용도, 맘에 쏙 든다.
난 얼른 이 책 구매하고, 고양이보러 일본 가야 합니다 - 흑

마츠모토 타이요의 <죽도 사무라이>
뭐랄까, 난 딱히 만화를 많이 보는 편은 아니고, 좋아하는 만화들이나 그럭저럭 보는 편이긴 해서, 만화 매니아도 아니고, 뭣도 아니지만, 마츠모토 타이요에 대해서는 뭐랄까, 경이감 같은걸 가지고, 공부하는 마음으로 ...응? 읽는다.
에도시대 배경에 지금까지 못 보던 작화체라 기대 만빵.
1권 나왔을 때는 몰랐고, 얼마전에 2권이 나왔다.












또 하나의 욕심 나는 시리즈 ( 그러니깐, 진심으로 욕심나는 시리즈!)
웅진에서 나온 '문학의 광장' 시리즈다. 처음 인터넷에서 신간으로 보고, 이 가격 뭡니까.했었는데, 실물보니 고개 끄덕끄덕 납득이 가지 않을 수 없는 시리즈.



일단 <르네상스 문화의 세 얼굴>과 <유럽 근대 문학의 태동>이 격하게 땡긴다.
저자의 면면을 보니, 일본에서 나온 기획을 가져온듯한데, 기획에 대한 책소개가 없다. -_-;
위에 소개했던 아셰트 시리즈는 프랑스 아셰트 출판그룹에서 출판하는 일러스트레이티드 버전(홈페이지에서는 못 찾았지만) 고전을 소개하는 것이고.
무튼, 다시 문학의 광장으로 돌아와서,
세계문학해설서 ‘문학의 광장’은 4년 동안 700여명의 문학전문가가 집필한 대규모 문학 해설 프로젝트다. 무라카미 하루키, 시오노 나나미, 시미즈 요시노리 등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및 저술가들이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와 작품을 선정해 저마다의 시각으로 거장들의 문학 세계를 들여다본 것이다. 고대 그리스·로마부터 아랍·아프리카까지, 세상의 모든 문학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문학의 광장’은 국내 독자들에게 다소 낯선 작품 세계와 거장들의 고전 작품까지 빠짐없이 모두 다루고 있다. 특히 문학 자체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작품과 작가를 둘러싼 사회, 문화, 생활, 역사, 예술의 측면까지도 풍부한 이미지를 통해 입체적으로 점검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섬세하게 선별된 4,000여컷의 이미지는 영상에 익숙한 현대인들이 쉽고 친숙하게 문학에 접근할 수 있도록 안내할 것이며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들이 ‘문예사조사’와 함께 반드시 읽어야 할 ‘문학 교양서’
라고 한다. 일단 판형도 크고, 도판도 시원시원하고, (...그림이 글보다 더 많다.^^ ) 욕심 나는 책이다.
그러고보면, 언제부턴가, 아니, 작년 후반기부터 책의 가격대가 하염없이 높아지는 것 같다. 그러니깐, 책값이 높아진다는게 아니라, 그만한 퀄러티의 책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다는 점. 이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나의 지갑에게는 가혹한 현상이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