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당신의 추천 도서는?

좀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여름의 더위와 습기를 날려버릴 하이드표 추리소설 대추천!!!

※ 좋은 책을 소개 받는 것은 비슷한 취향의 사람을 찾는 것이다. 내 경우에는 올드핸드님, 상복의 랑데부님, Apple님, 도로시냥님, 보석님 등의 리뷰를 보고 고르기도 하고, 그 분들과 추리소설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를 즐긴다. 내 경우 얼마전 '싫어하는 추리소설' 페이퍼에도 썼듯이, 호오가 분명하고, 그 호오가 열광과 저주의 극과 극으로 나누어지기에, 적당히 감안하고, 봐야한다는것!

우선 내가 좋아하는 추리소설류를 먼저 말하자면, 하드보일드의 레이몬드 챈들러, 로스 맥도날드, 로렌스 블록, 스릴러의 패트리샤 콘웰, 고전으로는 G,K 체스터튼, 엘러리 퀸, 일본 추리 작가로는 기시 유스케, 미야베 미유키, 교고쿠 나츠히코 등이다. 경찰, 경감이 나오는 추리소설을 좋아하고 (에드 맥베인의 87분서 시리즈, 콜린 덱스터의 모스 경감 시리즈, 심농의 메그레 경감, 도버 경감 등등)그리고 영국이 배경인 모든 추리소설을 좋아한다.  

거의 매년 기회가 있을때마다 침을 튀며 열광했던 위의 작가들보다, 올 여름 새로이 발견한 작가들의 책들을 먼저 추천해본다면,

오늘 읽은 따끈따끈한 존 카첸바크의 <어느 미친 사내의 고백>과 <애널리스트>
 아주 두꺼운 분량의 만만치 않은 책이다.
 심리스릴러의 교본으로 불린다는데, 적어도 내게는 처음 접해보는 파워풀한 책이었다. 정신병자, 전직 소방수, 여검사가 정신병원이라는 공간에서 연쇄살인범을 찾는 이야기이다.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치밀한 심리 묘사와 생생한 캐릭터, 반전과 결말까지, 황홀하다.

 

엘러리 퀸의 알파벳 시리즈

 책과의 인연도 다 때가 있나보다.
  <X의 비극>과 <Y의 비극>은 이번이 두번째인데, 첫번째 읽을때에 비해 배로 감탄하며 읽었다. 다시 읽어도 재미있을 본격 중의 본격이다. 단 네작품에 나왔을 뿐이지만, 엘러리 퀸 만큼이나 유명한 전직 셰익스피어 배우 드루리 레인. 티피컬해 보이지만, 언뜻언뜻 드러나는 

그의 색다른 모습에 빠지면 헤어나기 힘들다.  올 여름이 가기 전에는 퀸의 국가 시리즈를 다 읽는 것이 새로운 목표이다.

교고쿠 나츠히코의 '교고쿠도 시리즈'

 

 

 

 

<우부메의 여름>까지만 읽고, 그 다음부터는 그 분량에 질려서 못 읽고 있었다.
계속 연결되는 시리즈인데- 전편의 이야기가 언급될 뿐이니, 굳이 연결해서 읽을 필요는 없지만-
<우부메의 여름>과 <망량의 상자> 강력 추천이다. 이렇게 단숨에 읽힐 것을 왜 미뤄 놓았었나 모르겠다. <광골의 꿈>은 개인적으로 실망스러웠지만, 교고쿠도네가 나오니깐, 읽을 수 밖에 없다!
구석에 있던 <백귀야행>까지 찾아 꺼내 놓았다. 각 작품의 제목에 나오는 우부메, 망량, 광골은 다 요괴의 이름이다. 그렇다고 이 소설들의 배경이 요괴 천국인 에도 시대거나 한 것은 아니고, 현대,일본 전후의 이야기이다.

요코미조 세이지의 긴다이치 시리즈

 

 

 


딱히 어리버리하고 지저분하나 천재 탐정 캐릭터인 긴다이치 코스케가 좋다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요코미조 세이지의 소설 속의 소재들과 분위기가 좋다. 본격 추리소설에 일본의 전통적인 면과 기괴한 면들이 다루어진다. 분위기와 배경 뿐만 아니라, 독특한 유머와 트릭도 처음부터 끝까지 허술한 면을 찾기 힘들다.

기시 유스케
 

 

 

 

<검은집>과 <유리망치>를 읽은지는 꽤 되었는데, <푸른 불꽃>과 <천사의 속삭임>을 읽고 팬이 되어 버렸다. 소재는 미스테리 소설에서 흔히 다루어지지만, 기시 유스케의 꼼꼼하고 성실한 조사가 글에 잘 녹아 있고, 미스테리, 호러에 철학을 담는 작가이다. 술술 넘어간다고 금새 읽고 되새김질 할수록 좋았다 싶은 작가. 근래 읽은 <천사의 속삭임>과 <푸른 불꽃> 을 추천한다.

그 외 비호감 작가들이지만, 정말 '인정' 할 수 밖에 없는 강력한 이야기를 볼 수 있는 책들

기리노 나쓰오의 <아웃> 과 데니스 루헤인의 <가라, 아이야, 가라>

 

 

 

 

게다가 내가 정말 싫어하는 분권이다. 싫어하는 작가에 증오하는 분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강력한걸! 그 실력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작품들이다.

하타케나카 메구미의 샤바케 시리즈

진짜진짜진짜 좋아하는 시리즈이다.
1권은 장편, 2,3권은 단편이다.
부잣집 도련님과 인간의 모습으로 도련님을 지키는 두 요괴. 일상의 미스테리라면 일상의 미스테리인데, 배경이 에도시대이다.

 

아날두르 인드리다손의 <무덤의 침묵>과 <저주받은 피>

아이슬란드가 배경이고, 에를렌두르(수사반장) 시리즈이다.
미스테리는 약하지만, 배경과 인물과 드라마가 강하다.
올해 추가된 전작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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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2007-08-10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존 카첸바크의 책은 아직 읽어보지 않았는데 리뷰들을 보니 무척 읽고 싶어요.

Apple 2007-08-11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미친 사내의 고백-황홀할 정도인가요?ㅇ.,ㅇ!!!
모중석 스릴러 클럽에서는 의외로 내 취향이 아닌 소설들이 꽤 있어서 선뜻 고르게 되지는않더라고요. 그래도 하이드님이 황홀할 정도라 하시니 왠지 기대가되네요~
나도봐야지봐야지~헤헷...^^

비로그인 2007-08-11 0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샤바케 시리즈와 아이슬란드 배경이 땡기는군요..

하이드 2007-08-11 0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만치님, 재밌으실꺼에요
Apple님, 저두요, 모중석 스릴러 클럽 책들 저랑 좀 안 맞아요. 이 책도 산지 디게 오래 됬는데, 이제 읽었어요. '생각해보면' 이야기구조는 약해요. 다만, 그걸 다 커버하는 글빨과 캐릭터들이 있지요.
보석님, <애널리스트>는 이 책에 비해 약하다고 하던데, 이 작가의 필력이면, 평균 이상은 할듯합니다

Beetles 2007-08-16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널리스트를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해 읽고 어느 미친..까지 읽었네요 이작가의 펼력 괜찮네요..동감..아 하이드님 아웃 읽어봐야 하나요 ? 기리오 나쓰오는 맘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읽어야 할 듯..읽고나서 대단하다 하면서도 찜찜하고 불쾌한 기분이 넘 오래가요..근데 왜 모스경감은 계속 안나오는건지..ㅠ.ㅠ 저도 영국배경의 추리소설 좋아라합니다..근데 하이드님은 크리스티여사는 안좋아하시는 듯..전 좋아하는뎅 포와로랑 미스마플 사랑스럽지 않나요..?

하이드 2007-08-16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웃>하고 <다크>는 좋았어요. 불쾌한 주인공 나오지만, 맘에 드는 주인공도 나오거든요. 크리스티는 아직 별로 안 땡겨요. 유명한 작품들은 소시적에 읽었지요. ^^ 엘러리 퀸 좋고, 얼마전에 알베르토 망구엘의 <독서 일기>에서 홈즈 얘기해 놓은거 보고 홈즈 전집 시작해볼까 하고 있지요.

어느 미친... 괜찮으셨어요? ^^ 애널리스트는 어느 미친.. 보다는 약하다고 하는데, 어쨋든둥 아껴두고 있어요.

Beetles 2007-08-19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널리스트가 어느미친..보단 약해요 그래도 읽을만했어요 근데 전 번역이 맘에 안들더라구염...
 

존 카첸바크의 <어느 미친사내의 고백> 을 다 읽었다. 한 페이지에 스물 여섯줄에 656페이지라는 어마어마한 분량은 천페이지 짜리 <광골의 꿈> 분량과 맞먹는다. 원서로도 580여페이지의 분량이니, 두권으로 나누지 않고 내준 출판사 비채에 땡큐-

그 분량과 무게에 좀 질려서, 사 놓은지 오래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미루고 있었다. 이번에 나온 역시 만만찮은 분량의 <애널리스트>까지 사 놓고 보니, 더 이상 미룰 수가 없어 맘 잡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너무나 만족스러운 작품이다. 생생한 캐릭터와 시적이기까지한 라인들은 조금은 약한 스토리를 충분히 커버하고도 남는다. 클라이막스 부분에서는 오래간만에 가슴이 심하게 두근거렸다.

이책을 읽자니 생각나는 책 몇권이 있다. 알라딘에서 '어느 미친 사내...' 까지 넣고 검색하면 이 책과 함께 검색되는 책. 에두아르도 멘도사의 <어느 미친 사내의 5년만의 외출>이다. 이 책의 원제는 <납골당 미스테리>이긴 하지만, 새로 붙인 제목이 더 맘에 든다. 두 작품 다 정신병원에 있는 정신병자가 탐정이자 주인공이다. <어느 미친 사내의 고백>의 프란시스는 다른 이들의 목소리를 듣는 여리고 섬세한 성격의 정신병자이고, <어느 미친 사내의 5년만의 외출>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이름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이다. -_-a) 는 '이중인격성 장애, 음란성 정신착란, 요도폐색' 이다. 로스 맥도날드와 같은 하드보일드를 쓰고 싶었다는 작가이니만큼, 주인공 역시 섬세하고 여린 것과는 거리가 멀다. 하드보일드 탐정 특유의 염세와 건조에 중남미의 뜨거운 기운을 더해 거침없이(?) 더럽기까지 하다.  1979년 스페인에서 출간된 이 책의 주인공이 정말로 정신병력으로 입원해 있는지, 당시의 복잡한 역사의 수레바퀴의 희생자인지는 알 수 없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_-;;는 5년만에 정신병원에서 외출하여 사건을 해결하고 다시 정신병원으로 돌아간다. 당시의  스페인 사회에서 정신병원 안과 밖중 어느 쪽이 더 미쳐서 돌아갔는지는 의문이지만, 어쨌든 그는 정신병원으로 돌아간다.

2005년 여름에 근간이었던 <올리브 열매의 미로>, <여자 화장실에서의 모험>, <구브르씨 소식없음>, <불가사의한 것들의 도시>는 과연 나오기는 하는걸까??

존 카첸버그의 작품이 뛰어난 심리묘사와 정상인과(?) 소위 우리가 말하는 정신병자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면 멘도사의 작품은 미친 세상에서 '정신병자'의 탈을 쓴 정상인의 사회 풍자에 블랙유머를 짭짤하게 곁들였다.

정신병자가 주인공은 아니지만, 존 카첸바크의 삼총사가 싸우는 악惡의 대명사 '천사angel' 의 존재는 얼마전에 읽은 또 다른 소설 기시 유스케의 <천사의 속삭임>을 떠올리게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소재는 좀 촌스럽지만(그것 또한 나의 선입견이긴 하지만), 그것만 극복하면, 되새김질 할수록 흥미로운 소설이다. 작품 속에서 아마존에 탐사를 다녀온 탐사단은 '천사의 속삭임'을 듣고 자신의 가장 깊은 공포 속으로 몸을 던진다. 

천사 광신도 같은 무리들이 나오는데, 그 중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명화 속에 등장하는 천사가 순결하고 순수한 중성의 미모로운 모습에, 맹금류, 포식자의 날개를 달고 있다는 것이다. 날개달린 이쁜이로만 인식했던 천사의 모습이 순식간에 '심판자'의 엄정한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이 작품에서 천사는 현혹자이다. 아름답고 행복한 상상으로 인간을 유혹하여, 공포의 끝에 다다른 죽음으로 이끌거나, 더 나쁘게는 인간이 아닌 모습으로의 종말을 가져다주는 끔찍한 존재이다. 

카첸바크의 소설 속 '천사'는 악마다. 여리고 여린 정신병자 바닷새가 유일한 친구인 소방수 피터와 정상인 중에서도 법의'집행자'이자 '수호자' 이고, 동시에 희생자인 루시와 함께 싸워 이겨야할 악질적인 강간범이자 연쇄살인범이다. 아이러니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천사' 의 모습은 '공포'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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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7-08-10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긴 그렇죠..맨 정신에 천사를 본다는 것 자체가 골로 가버린다는 의미도 있으니까요..^^

하이드 2007-08-10 11:55   좋아요 0 | URL
메피스토가 와서 천사 얘기하니 기분이 이상- ㅋㅋ

Mephistopheles 2007-08-10 12:31   좋아요 0 | URL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잖아요...(말되네..허허)

도로시 2007-08-10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쟁여 두고 있었는데..읽어봐야겠군요.애널리스트나 이책이나 두께가 장난이 아니라 좋아요 ;;;ㅋ

하이드 2007-08-10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도로시냥님, 양에두 혹하시는군요. ^^ 저두요- 이거 책이 크고 행간과 글자크기도 정상이라 진짜루 교고쿠도 시리즈 두권 분량이에요.

비연 2007-08-10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미친사내의 고백은 정말 잘 된 책이라고 생각되더라구요^^
그에 비해서 애널리스트는 좀 약했다는 느낌이.
 
어느 미친 사내의 고백 모중석 스릴러 클럽 7
존 카첸바크 지음, 이원경 옮김 / 비채 / 2007년 3월
평점 :
절판


이야기는 다른 이들의 목소리를 듣는 정신병자가 20여년전의 그 병동에서 일어났던 일을 회상하면서 시작된다. 사진과도 같은 기억력을 가지고 있는 그는 그때의 일을 되살려 벽에 써내려가기 시작한다.

스물 한살의 나이에 엠뷸런스에 실려 그곳에 처음 발을 들여 놓고, 생애 처음으로 가지게 된 친구 소방수 피터는 그에게 바닷새라는 별명을 붙여준다.

우주복 같은 옷을 입은 사내가 다시 프랜시스를 내려다보며 물었다. "이름이 뭔가?"
"프랜시스 패트럴."
그 사내가 미소 지었다. "패트럴이라. 멋진 이름이군. 희망봉에 흔히 있는 작은 바닷새지. 여름 오후 때면 그 새들이 파도 위를 스치듯 날며 물보라 속을 들락거리는 모습이 보인다네. 아름다운 동물이야.하얀 날개를 일 초에 여러 번 퍼덕거려서 힘도 안 들이고 미끄러지듯 솟아오르지. 눈이 아주 좋아서 파도 속에 숨은 까나리나 청어를 찾아내다네. 시인의 새가 틀림없어. 자네도 그렇게 날 수 있나, 패트럴?"

교회에 불을 지르고 들어온 소방수 피터,그는 참정용사였고, 유능한 방화조사관이었다. 냉철한 분석력으로 방화범을 찾던 그는 정신병원에 수감된 병원 밖의 사람이다.  비정상이 정상이고, 비일상이 일상인 그 곳에 스며든 병원 밖에서 온 피터와 연쇄살인의 범인을 쫓아 정신병원으로 뛰어든 여검사 루시는 그 안에서는 정상인 바닷새와 함께, '천사' 라는 별명을 가진 악마를 쫓는다.

존 카첸버그라는 작가는 놀랍다. 만만치 않은 두께의 <어느 미친 사내의 고백 Madman's The Tale>에는 정신병원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생생하게 묘사된다. '광기는 한 가지 생각에 몰두하는 집착을 의미한다' 그런 의미에서 정신병원에 던져진 유일한 정상인인 피터와 루시 또한 '광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어느 순간부터 독자는 가장 정신이 나간듯한 바닷새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보고 있음을 퍼뜩 깨달을 것이다. 정상에 묻히고 싶은 인간의 욕망. 적어도 이 소설 속에서만큼은 '누구나 좋아하고, 존경하고,의지하는' 소방수 피터보다, 성범죄 전담반 반장으로 젊은 날의 상처를 삶의 목적으로 승화시켜, 성범죄자들을 잡아 넣으며 승승장구해 온 루시보다도 누구보다도 연약하고 섬세하며 환청에 시달리는 바닷새 프랜시스에게 감정을 이입하게 될 것이다.

'불과 몇 주 만에 겨울의 잔재가 암울하게 패배하면서 물러날 즈음' 과 같은 표현이 책에 널려 있는것은 등장인물들의 뛰어난 심리묘사(그것이 얼마나 스릴을 배가시키는지 이 소설에서 새삼 깨달았다)와 함께 이 작품이 보통의 스릴러가 아님을 말해준다. 게다가 클라이막스에 정신병원에서 일어나는 작지만 결정적이 사건은 근래 만나기 힘든 두근거림을 주었고, 에필로그격인 결말은 얼마전<타인의 삶>이라 영화의 마지막에서 느꼈던것과 비슷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해주었다.

오래간만에 전작을 읽고싶은 작가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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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7-08-10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혹시 쓰다 만?
마무리 할 때, 세번째 문단, 참정용사도 기왕이면;;;;

2007-08-10 10: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이드 2007-08-10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언제 자물쇠가 풀렸지? ^^; 제보 감사해용-

와글와글 2007-08-10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제목부터가 확 당기는데요~ 어느 미친사내의 고백이라.....빠른 시일내에 읽어보고 싶네요~!! ^^
 
Y의 비극 동서 미스터리 북스 4
엘러리 퀸 지음, 이가형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평점 :
품절


엘러리 퀸이 '버나비 로스'라는 이름으로 발표했던 드루리 레인 4부작 뿐만 아니라, 엘러리 퀸의 모든 작품들 중에서, 가장 칭송받는 작품중에 하나이다. 셰익스피어 배우 드루리 레인이 등장했던 첫 작품 <X의 비극>에 소소하고 기발한 트릭이 있었다면, <Y의 비극>은 등장인물의 면면부터가 드라마틱하다. 기자들의 좋은 먹잇감이 해터가는 '미치광이 해터가'로 불리는데, 에밀리 해터라는 철의 여인을 필두로 주정뱅이 콘라드, 쾌락주의자 막내딸 지일, 장녀이자 천재 시인 바바라, 그리고 에밀리와 전남편 사이의 딸 루이자는 귀머거리에 벙어리에 장님이다.

'연극은 말하자면 만찬이고……프롤로그는 식사 전 기도라고 할 수 있다'

이 이야기의 프롤로그는 실종되었던 부호 요크 해터가 독살된 시체로 뉴욕만에 떠오른 것이다. 독살은 자살로 판명나고, 그로부터 두달후 해터 집안에는 독살시도와 살인, 화재등 의문의 사고가 불길하게 연이어 일어난다. 전편에 등장했던 샘경감과 브루노 검사는 해결의 기미가 안 보이는 골치 아픈 사건을 가지고 햄릿장을 찾는다.

해터 집안에서 외부인이자 에밀리 해터의 저주받은 핏줄이 아닌 요크 해터와 콘라드의 부인인 마사 해터는 어느 하나 정상이라고 볼 수 없는 가족들 사이에서 점점 말라간다. 요크 해터의 자살은 필연적이었고, 불행하고 비극적으로 치닫는 결말 역시 예견되었다.   

 <X의 비극>에서 은퇴한 국민 배우의 모습과 위상을 지닌 드루리 레인의 모습을 보여주었고, 그의살아온 배경과 그가 살고 있는 햄릿장과 식솔들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셰익스피어 전문 배우다운 현학과 약간의 염세까지를 보여주었다면, <Y의 비극>에서는 드루리 레인에 대한 설명과 캐릭터에 대한 묘사가 대폭 줄었고, 이야기에 더 집중한다. 다만, 그 결말을 볼 때, 드루리 레인의 더욱 더 복합적이고 복잡한 캐릭터가 더해졌다면 더해졌다.

트릭의 대담함과 범인의 의외성, 약간은 모호한 결말까지, <Y의 비극>은 걸작으로 손꼽힐 이유들을 두루두루 갖추었다. 드루리 레인은 단 4부작에 등장할 뿐이지만 엘러리 퀸과 대등한 위상인 것만 보아도 알파벳 시리즈의 파워를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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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드의 손톱 동서 미스터리 북스 72
얼 스탠리 가드너 지음, 박순녀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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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리 가드너의 페리 메이슨은 변호사이다. 보통 변호사 아니고, 탐정을 부리는 '싸우는' 변호사.

그 때 여자는 얼굴을 들고 메이슨을 보았다.
"그렇다며 당신은 무슨 일을 하지요?"
메이슨은 내던지듯이 무섭게 대답했다.
"싸웁니다!"

그리고 또 하나 메이슨이라는 캐릭터를 완성하는 가장 큰 특징은 '의뢰인을 버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 자신에 대한 의무지. 나는 돈으로 고용되는 투사야. 의뢰인을 위해 싸우는 게 일이지. 나에게 사건을 의뢰하는사람은 대부분 정직하지 못해. 그러니까 의뢰인이 되는 거지. 모두가 제가 파놓은 함정에 빠져서 괴로워하는 사람들이야. 그러한 사람들을 고통으로부터 건져내는 게 내 직업이야. 그러니까 의뢰인에게는 정직하게 대하지 않으면 안 돼. 저쪽이 나에게 정직하게 대해 주기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말야."

정의로운 행동파 투사인 메이슨은 <비로드의 손톱>에서 의뢰인을 구하려다 살인누명까지 쓰고 기자, 형사, 탐정에게 쫓기는 몸이 된다. 의뢰인은 비로드 안에 손톱을 감춘듯한 요부 이바 글리핀이다.

사건에 기민하고 억울하게 대응하는 페리 메이슨과 그의 유능한 비서 델라 스트리트 콤비는 이 책을 읽는 가장 큰 재미 중 하나일 것이다. 이 작품에서의 델라는 꽤나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페리 메이슨 시리즈의 안티를 양상할법도 하지만 말이다.

캐릭터라기 보다는 사건 진행을 설명하기 위한 수단인 여비서 델라라던가, 어린척 하며 입만 열면 거짓말인 이바 글리핀이라던가,  이 시리즈에 등장하는 여성들이 '이보다 더 한심할 수 없다' 인 것은 사실이지만, 정말 말그대로 술술 넘어가는 책이니, 가끔 불량식품 먹는 기분으로 읽어주고 싶을 때가 있는 것이다.

작가가 작품을 삼일만에 썼네, 사일만에 썼네 할때 독자의 반응은 '대단해!'이거나 '역시!' 둘 중 하나일텐데, 얼 스텐리 가드너가 사일만에 썼다는 이 작품에 대한 평가는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맞긴다.

이 책의 빼 놓을 수 없는 좋은 점은 책 뒷편에 '카가미'라는 (아마도 일본인) 평론가의 얼 스텐리 가드너론이 나와 있는 것인데,  이것이 꽤나 알차다. 그것을 읽고 얼 스텐리 가드너를 덜 미워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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