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고, 즐기고 싶은데 안 되는 것 두가지가 스시와 스키다.
스키는 워낙 겁이 많고, 위험한 장난, 놀이 다 질색하므로 싫어할만하다. 예전 회사 다닐때, 보스가 스키광이라서, 야간스키까지 끊어서 꾸역꾸역 따라다닌적이 있는데, (그러니깐, 시도는 해봤다.) 스키를 이고 지고 내려오는 것도 한두번이지..
여전히 스키장에 가는건 나쁘지 않다. 좋은 사우나도 있고, 밤에 모여서 니나노 술 마시고, 담날 아침 스키족들 발목잡기라든가. 하는건 재밌다. 스키장 가는 길, 오는 길에 맛집도 많고. 순수하게 스키를 즐기고 싶었던 마음은 몇번의 엉덩방아 이후, 뭐, 그런 불순한 이유만 남았다.

스시. 전혀는 아니지만, 나는 스시 안에 있는 와사비에 약하다. 코끝이 빨개지며 눈물을 흘리고, 코를 훌쩍이는 식사파트너를 누가 원하겠는가? 보기에 그 정도고, 속으로는 머리도 띵하다. 나는 120% 즐기고 싶은데, 한 50% 정도밖에 못 즐기는게 스시다. 어릴적 김치를 못 먹던 내가 지금은 김치는 나의 힘. 이니, 언젠가 살다 보면 40대나 50대쯤 와사비 체질도 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곤 한다.

저 위에 스시와 스키와 비슷한 느낌으로

내가 좋아하고, 즐기고 싶은데 안 읽히는 작가가 둘 있다. 커트 보네것과 이탈로 칼비노이다.
내가 위에서 제대로 이야기하지 않았다면, 다시 얘기하는데, 내가 스시와 스키와 커트 보네것과 이탈로 칼비노를 좋아하고 싶은 것은 '멋있어 보여서' 이다.

지금도 읽고 있는 커트 보네것(<제5도살장>을 읽고 있다. )
앜! 이게 무슨 얘기야. <고양이 요람>읽을때도 비슷한 느낌이었고, 꺼내 놓은 <타이탄의 미녀>읽어도 비슷한 느낌일 것 같다는 느낌이 팍팍-

인간은 여러가지 시간에 동시에 공존한다. 오케이. UFO가 와서 납치했다. .. 음. 오..케이. 
애써 아포리즘을 찾으려고 기를 쓰고, '재밌어, 재밌어' '멋져, 멋져' '꺄, 보네것 옵빠 짱!' 세뇌를 시켜도
자꾸 불쑥불쑥 '이게 뭐야' (구라 아저씨 버전) 라는 생각이..

엊저녁부터 이런 자기분열을 겪으며 심히 괴로워하고 있는데,
오늘 신간을 확인하다보니, 이탈로 칼비노의 <왜 고전을 읽는가>가 번역되어 나왔다. 
나는 커트 보네것의 책도 원서 번역본 가릴 것 없이 많지만,
이탈로 칼비노의 책도 영문판, 번역본 할 것 없이 많다.
이 책도 물론 가지고 있다. <Why Read the Classic>이란 제목이 만만해 보였던 어느날,
술렁술렁 읽었는데, 번역본의 목차를 보니 (영문판의 목차를 안 읽었거나, 읽고 나서 기억에서 묻어버렸거나 둘 중 하나다.) 거의 <움베르토 에코의 문학강의> 수준이다. 
무튼, 기억은 가물가물해도 별로 어렵다는 느낌 없이 읽어나간 책이었는데, 번역본은 왠지 어렵다.
가격이? 표지가?



내가 가지고 있는 책의 표지.
만만해 보이지 않는가? ... 않나? -_-a

이 책은 그렇다 치고, 이탈로 칼비노 역시 재밌게 읽고 싶은데, 맘대로 안 되는 작가다.

열린책들 미스토 노know시리즈에서 <우주만화> 나왔을때 케흥분했다. (혹은 한 척했다.)

현실은?
한 열두번쯤 앞에 열장 읽다 던져버렸다.

 

어제 책정리하다보니, 영문판은 한 여덣아홉권쯤 되는 것 같다.
보면서, 아, 읽지 않은 이탈로 칼비노 디게 많네, 생각하고 좀 짜증스러웠는데,
'언젠가 읽을 안 읽은 책'과 '앞으로 안 읽을 것 같은 안 읽은 책'은 다르다. 암. 다르지.
후자는, 미안하지만, 내 서재에서 썩고 있는거다. 미안해요 칼비노 할아버지!

아마도 난 앞으로도 누군가 커트 보네것이나 이탈로 칼비노 이야기를 한다면,
'음 그 작가 좋지.' 라던가, 조금 더 솔직하게 '독특하지.' 내지는 '잘 안 넘어가긴 하는데, 읽고 나면 여운이 많이 남지' (그 여운은 아마, 더럽게 안 읽히네, 내지는 뭐 어쩌라고, 이게 다야? 정도겠지만) 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책을 왜 그렇게 읽어. 할지 모르지만, 위의 두 작가는 뭐 좀 그렇다. 커트 보네것을 읽는 사람 좀 멋져 보인다. 이탈로 칼비노를 읽는 남자한테 반할지도 모른다.

아.. 나 커밍아웃했으니, 이제 내가 이탈로 칼비노나 커트 보네것 찬양하면, 속보이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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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 2008-10-10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히히히...저는 스시못먹어요..ㅠ ㅠ날고기,날생선을 못먹는 관계로 회랑 관련된건 다...흐흑..
그래서 횟집에는 안가는 편이지만, 가끔 가게되면 쓰끼다시만 먹는다는..^^;;케케
커트보네거트는 저도 동감!!몇년전에 고양이요람을 샀었는데, 너무 안읽혀서 아직도 책 하나를 못읽고 있어요.;;;;
저는 무조건 내가 안읽히면 별로인 책이라고 생각해서;;(저는 나름 대중적인 취향이라고 생각...;;)
이건 책이 잘못된거야...내가 문제가 아니야...덜덜...하면서 자기위안을 했었더랬죠...=_=
반정도 읽고 내팽겨쳐뒀는데, 이제는 내용이 전혀 생각나지 않네요=_=

그린브라운 2008-10-10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우주만화 읽다가 접어둔지 오래되었어요 ^^;; 굉장히 안넘어가고 솔직히 뒷얘기가 궁금하지도 않고 별의미가 있는 것 같지도 않고 대단한 상상력 같지도 않고... ㅠ.ㅠ 제 수준의 문제인지도...

Joule 2008-10-10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하이드 님이랑 저랑 공통점도 있군요. 저는 리프트를 못 타서(고소공포증 있거든요) 스키는 엄두 못 내고(근데 하이드 님 말마따나 스키장 가서 술 마시고 헤롱거리는 건 너무 재밌을 것 같아요), 초밥 먹을 땐 와사비 못 먹어서 와사비 긁어내고 먹어요.

근데 이탈로 칼비노랑 커트 보네컷 읽는 사람은 왜 멋있어요?

하이드 2008-10-11 0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쥴님(이라고 부를때마다 자꾸 쥴의 법칙이 떠오른다는;;) , 저는 견딜만한 고소공포증. 리프트는 잘 타요. 리프트 타고 꼭대기 올라가서 커피 마시고, 리프트 타고 내려오는건 좋아요- ㅎㅎ 이탈로 칼비노랑 커트 보네것은 . 몰라요. 그냥 멋있어요. ^^

다락방님, 그죠. ㅜㅜ 저만 그런게 아니었군요. 헌책방의 수퍼스타급 책들이 출간되면, 기대치는 마구 올라가는데, 정작 내스탈이 아니라는거; <나무위의 남작>도 보다 말았어요. ㅜㅜ

애플님, 글쿤요. <제5도살장>은 좀 낫더군요. 그니깐 다 읽고 나니, 무슨 얘길 하는지는 알겠다는; <고양이 요람>은 .. 어휴- 시대와 장소가 책을 재미없게 만들 수도 있구요.

하얀마녀 2008-10-11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키장을 얼레벌레 한 번 따라가봤는데 다음날 온 몸 아프지 않은 곳이 없다는 의미를 체득하고 온 후에는 그다지 관심이 가지 않더군요. 그 덕에 겨울에 추가로 지출이 늘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저도 질러놓고 아직 읽지 못한 책이 꽤 되네요. 눈에 띌 때마다 마음 한 구석이 미안해지는게 참...
 

얼마전에 깨달은 나의 요상한 책버릇중 하나

자기 직전까지 책을 읽는다.- 여기까지는 많은 사람들이 하는 일.
책을 읽다가 잠이 들 때 다른 사람들은 책을 어떻게 할까?
정신이 가물가물해지면서 손가락을 읽고 있던 페이지 사이에 넣고, 책을 잡고 잠이 든다.
책에 책갈피를 넣고 자는게 아니라, 꼭 일어나서 책들고 어디 갈 사람처럼 손가락을 넣고 책을 잡고 나는건 이상하단다.

'나는 꿈나라 갈때도 책 들고 가지' (퍼퍽;)

그리고 또 하나

  읽던 페이지를 그대로 이불 덮듯이 배와 가슴 사이에 올려 놓고 잔다.
부흐홀츠의 <책그림책>에서 그와 비슷한 그림을 봤다. 수잔 손탁의 글이 옆에 있었던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또 하나 ..

  책을 곰인형 안듯이 끌어안고 잔다.
사춘기 시절을 제외하곤 곰인형도 끌어안고 잔 적 없는데, 왜 책을 끌어안고 자는걸까?
그 딱딱하고 네모진걸 말이다.

'책, 어디 가지말고, 내 옆에 있어' 뭐 이런 의미?

책과의 동침.. 이라 할만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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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8-10-10 0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감을 자극하는 이 멋진 제목!
 
사랑의 추구와 발견
파트리크 쥐스킨트.헬무트 디틀 지음, 강명순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릴적부터 기이한 수면장애에 시달리는 헬무트 디틀은 '나를 해석해봐' 라는 꿈의 아우성에 시달린다.
그 꿈을 어띃게든 해석해서 영화로 만들어내며 또 다른 타입의 수면장애로 들어서는 예술가 타입..이라고 해두자.

그 꿈 이야기를 들은 파트리크 쥐스킨트가 영화를 제안하고, <사랑의 추구와 발견>이라는 영화 시나리오를 쓴다.
다 읽고, 독특한 이야기로세. 했는데, 진짜 영화도 있다.

나레이션 : 미미 나흐티갈과 비너스 모르겐슈테른의 낭만적이고 드라마틱하며, 가슴 미어지는 슬픈 사랑 이야기의 시작 역시 다른 모든 사랑 이야기의 시작과 같았다.

미미는 음악을 만들고, 비너스는 노래를 부른다. 명곡을 만들고 무명가수인 비너스를 스타로 만들지만, 그렇게 되기까지의 7년동안 서로에게 낸 상채기때문에 둘은 헤어진다.

여기까지는 정상이다.
이별의 아픔에 괴로워하던 미미는 그녀와의 추억이 가득한 그리스의 어느 섬으로 간다.
그곳에서 약으로 그랜드 피아노 위에 VENUS라는 이름을 쓰고, V부터 먹기 시작한다. 비너스의 이름이 독한 꼬냑과 함께  미미의 뱃속으로 들어갈수록 미미는 정신을 잃는다.

그 다음부터는 정말 꿈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인데,
동성애,이성애,양성애, 의 헤르메스가 금박 옷을 입고 등장해서 미미를 꼬신다.
영화에 나온 금박옷 입은 헤르메스는 책을 읽고 상상했던것만큼 괴상했다. 그 다음에 일어나는 일들은 더 괴상하다.  

짧고 괴상한 시나리오를 쓴 파트리크 쥐스킨트와 그것을 영화로 만든 헬무트 디틀에게 박수를..

남자주인공인 미미와 여자주인공인 비너스는 잘생겼고,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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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방스에 간 고양이
피터 게더스 지음, 조동섭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6년 8월
평점 :
절판


꽤 오래전에 <파리에 간 고양이>를 읽고, 지금 <프로방스에 간 고양이>를 읽었다. <천국에 간 고양이>는 절대 안 읽을꺼다. 절대, 절대. 책의 마지막에 잠깐 언급되는데, 네덜란드에 가니, 미국에선 절대 안 물어보는 질문을 하더란다. '노튼이 죽으면 어떻게 할겁니까?' 그 장면만으로도 코끝이 찡한데, <천국에 간 고양이>는 못 읽는다.

<파리에 간 고양이>를 읽을때 내 곁에는 레오라는 이름의 맹한 매력을 가진 시추 한마리만 있었고, 지금은 말로라는 이름의 도도한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 레오와 말로는 나에게 가장 특별한 개와 고양이이지만, 노튼 역시 특별하다는걸 이제는 안다. 노튼은.. 고양이가 아니다. 노튼은.. 노튼이다.

* 노튼 - 랜덤하우스 홈페이지

시나리오 작가와 출판인, 작가로 내공을 쌓은 저자의 글솜씨는 여전하다. 노튼도 평범하지 않지만, 피터 게더스도 당연히 평범하지 않다. 전작에서 로만 폴란스키와 영화작업하며 술마시고 놀때부터 알아봤지만. 다 큰 남자가 고양이에게 쩔쩔매는 모습도 범상치 않다. 고양이와 함께 하는 인간이 된 이후 책을 읽으니 식겁할 내용들도 많았지만, 노튼이 역사 속에 가장 행복한 고양이 중 한마리였음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그러면 된 것 아닌가. 

바쁜 일상을 접고, 고양이를 본 받아 프로방스로 훌쩍 떠나는건 논픽션이라기에는 너무 부럽다.
미국에서도 고양이는 큰사랑 받는 반려동물이다. 근데, 유럽으로 가면... 피터가 노튼과 한국에 안 온건 다행이다.
아메리칸 에어라인 국내선에서는 고양이를 데려갈 수 있지만, 국제선에서는 데려갈 수 없다. 그게 법이란다. 어디 법인지는 저자도 모르니 묻지 마라. 아마 아메리칸 에어라인 직원들도 모를듯. 결국 에어프랑스를 타게 되고, 에어프랑스의 직원들은 노튼에게 홀딱 반한다.  

드골 공항에 가자 승무원 중 하나가 스피커를 통해 다음과 같이 기내 안내 방송을 했다.
"승객 여러분, 잊으신 물건이 없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A열 14번 손님은 확인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작은 고양이 노튼을 놓고 가신다면, 저희들이 기꺼이 잘 돌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노튼이 특별하고 영리한 고양이의 탈을 쓴 노튼이긴 하지만,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각종 천국같은 레스토랑들과 호텔들을 섭렵하면서 직원들의 환대를 받는다는건 아무리 반복되어 나와도 상상하기 힘들다.

<프로방스에 간 고양이>는 전작에 비해 여행기 성격도 강하다.
프로방스라는 곳에 적응해가는 피터와 제니스의 프랑스, 이탈리아 음식탐방기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음식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낄낄대며 읽었던 에피소드 몇가지를 옮겨보면

재래시장에서 단골들을 만드는데, 그 중에서 타르트를 만들어 다니는 타르트 아저씨가 있다.

그가 만든 부추 타르트와 아티초크 타르트는 신의 음식 같았다. 하지만 샬롯 타르트가 정말 걸작이었다. 초콜릿을 씌우지 않은 음식 중에서 이보다 더 맛있는 것은 먹어본 적이 없다.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그 남자가 초콜릿과 캐러멜을 넣은 타르트를 만든 적도 있다. 그 초콜릿 캐러멜 타르트는 루브르 박물관에 영구 보존되어야 마땅하다.

프로방스에 도착하여, 와인을 섭렵하기로 하고, 와이너리를 방문하는데, 거기서 무슈 보넬리를 만난다.

무슈 보넬리는 너덜너덜해진 <고도를 기다리며>의 프랑스어판을 나에게 내미렀다. 베케트는 거기서 와인을 샀을 뿐더러 그 와인에 대해 쓰기도 했다. 희곡의 프랑스판 중간에 정말로 이런 대사가 있는 것이다. "와인 사러 보넬리 집으로 가세." 베케트는 나에게 신과 같은 존재였다. 그는 20세기 최고의 작가이자 뛰어난 영문 소설을 쓴 작가이기도 하다. 그러니 여기서 들은 얘기가 얼마나 인상적이었겠는가. 고도의 유령에 사로잡힌 나는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와인을 여섯 병이나 더 샀다. 그곳을 나설 때 무슈 보넬리는 이렇게 말했다. "이십 년 뒤면 사람들에게 무슈 노르통이 우리 집에서 와인을 사갔다고 이야기하게 될지도 모르겠구먼." 그래서 난 이 책 제목을 <고도를 야옹하며>라 지을 뻔했다.

안 그러려해도 세번째 책이 자꾸 생각난다.
언젠가는 위로받기 위해 마지막 책을 살지도 모른다. 지금은 아니다. 아직은 나와 레오와 말로에게 시간이 많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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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le 2008-10-10 0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쓰고이!

도대체 뭐에 대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그렇게 외쳐야만 할 것 같았어요. 아참, 그런데 레오도 알고 있나요? 하이드 님이 자기 맹하다고 소문내고 돌아다닌다는 거. 아무튼 난 레오에게 '사심 없는' 한 표!

저 고양이 스노우캣네 나옹이랑 같은 종인 것 같아요. 나옹이도 엄청 이쁜데. 노튼도 엄청 이쁘구나. (엄청이란 부사가 없었다면 저는 아마 엄청 곤란해했을 거예요.) 그리고 이건 뭐 논외의 이야기지만 동물도 자신의 친구와 함께 비행기를 탈 권리가 있다고 봐요. 설혹 그게 코끼리일지라도. (.. )( '')

Joule 2008-10-10 0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스코티쉬폴드 키우고 싶다. 냐옹.

하이드 2008-10-10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코티쉬폴드는 사실 열성이래요- 그래서 스코티쉬폴드끼리 결혼하면 안되고,귀가 스트레이트인 스코티쉬나 브리티쉬랑 교배하면 스코티쉬폴드가 나올때도 있고, 아닐때도 있고. 어릴땐 디게 귀엽지만, 크면 좀 바보같아 보인다고 생각했는데, 노튼은 너무 예뻐서 좀 질투나요 -_-+ 김영하씨가 페르시안이랑 스코티쉬폴드랑 키우더군요. 냐용-

저도 스코티쉬 폴드가 로망고냥이이긴 해요. ㅎㅎ

Joule 2008-10-11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노우캣이 저 표지 그림 그리지 않았나요? 홈페이지에서 얼핏 본 것 같은데. 표지에 일러스트 들어간 거 좀 따분하고 물려서 그냥 시큰둥하고 봤는데 이 책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요. 보관함에 넣었어요. 요즘 환율이 너무해서 아마존에서 책도 주문 못하고 있어요.

하이드 2008-10-11 0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존 책표지는 완죤 귀여운 노튼. 이 책의 우리나라 표지는 좀 NG라고 생각해요. 표지가 재미없죠.
번역가는 좋아해요. 조동섭씨. 브록백 마운틴 번역했던 분.
 
이 책이 왜 지금 나왔는가?

이 책에 나오는 책읽기는 김갑수 독서 빙산의 일각(이라고 생각하고 싶다.)이다.
그가 언급한 그의 취향중 두가지. freak에 관한 책을 좋아하고, 세상의 모든 음악에 관한 (우리나라에 나온) 책들을 모으고자 했다. 이상하진 않지만, 독특하긴 하다. freak에 관한 책을 좋아하는거나 내가 책에 관한 책, 혹은 고양이에 관한 책을 좋아하는거나 마찬가지.

 2001년도에는 제프리 버튼 러셀의 책이 이렇게 두 권이 나왔었고, 
 나는 <마녀의 문화사>를 가지고 있다.


지금은 이런 책까지 나와 있다. <메피스토>, <데빌>,<사탄>, <루시퍼>
악의 역사 4권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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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레종 데트르에서 건져올린 몇가지. 품절된 것들도 꽤 있다. 뭐, 그렇지 뭐.

진시륜의 <어느 무명 철학자의 유쾌한 행복론>
60대 재미교포 할아버지 저자. "기인이며 괴짜가 유명 예술가 속에만 있는 게 아니다. 무명의 인생역정 대목대목이 흡사 '한 세월 놀이터'에서 보낸 유람기와 같아서 킬킬거리며 따라 웃되 결코 만만한 짬뽕은 아니다.' 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삶을 지겨워하는 지겨운 사람들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 고 하는데, 나한테도 해당사항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의 별스런 행각과 소박한 입담이 궁금하다.


이윤림 <생일>

맛없는 인생을 차려놓은 식탁에
아무도 초대하지 않았다.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리라. (「생일」 전문)

한국시라는건 안 읽는다고 말할 수 있을정도로 격조하지만, 이 시집은 한 번 사보고 싶다. 표지를 보니 더욱 욕심이.
신경림 엮음<불은 언제나 다시 되살아 난다>
창비의 대표 시인들의 시를 신경림이 엮었다.
"무슨 홍보원 같은 말로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책은 무조건 소장하고 보는 것이다. 뭘 망설이겠는가. 창비의 역사가 집약돼 있고 대표시인이 망라돼 있고, 게다가 신경림의 안목이다."
이쪽 진영. 책을 좋아하는 소수 진영의 한 사람으로써, 같은 진영의 누군가가 저렇게까지 말한다면, 나는 사서 한번도 안 읽는 한이 있더라도, 사서 한장만 넘기고 죽을때까지 안 읽을 책이라도 일단 사겠다.

제임스 해리엇 <아름다운 이야기>
"모두 30개의 챕터로 자신의 공군 입대 체험기와 수의사 생활 이야기가 교대로 나오는 구성인데, 처음 한두 꼭지는 좀 밋밋해서 특별한 인상을 주지 않는다. 마음 느긋이 먹고 계속 읽어나가는 가운데 앞서 말한 킬킬, 깔깔의 정신없는 재미에 빨려 들어가게 되어 있다."

제임스 해리엇은 한때 관심 가졌던 작가인데, 한번도 접해보지는 못했다. 이번 기회에..

이사벨 아옌데의 <운명의 딸>
얼마전에 <영혼의 집>을 다시 읽었다. 마르께스의 뒤를 잇는 이란 수식어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훌륭한 작가임은 틀림없다. <영혼의 집>과 <세피아빛 초상>까지는 있었는데, 뒤로 <운명의 딸>까지 해서 3부작이란다. 
이 책은 김갑수의 책에 두 번 언급 되는데, 궁
금해져 버렸다. "여름 휴가차 머물렀던 해남 땅끝마을에서 바다낚시를 하는 와중에 이사벨 아옌데의 <운명의 딸>을 읽었다. 남녘의 바다도 운명의 딸도 다 함께 도도했다. 거대한 서사. 그것은 감동의 세계이다. 정말 오랜만에 맛보았던 유장한 장편서사의 감흥을 될수록 많은 사람과 함께 나누고 싶다." 


 한경식 <비틀스 콜렉션>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우리나라 저자의 비틀스 이야기 같은거, 가격도 5만원 가까이.. 절대 사지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을 보지 않았다면.
"간혹 특정 책의 홍보원 노릇을 하겠다고 각오를 다지게 되는 책이 있다. 내용에 심각하게 뻑 갔거나, 주체할 수 없이 눈물 콧물을 흘렸거나, 꼭 필요한 책이건만 그놈의 상업성 때문에 출간되지 못하는 종류의 책이 나왔을 때 같은 경우들이다. 친구미디어에서 나온 <비틀스 콜렉션>은 내 기준으로 볼 때 첫째와 셋째 조건에 해당되며, 이 글은 말하자면 그 책의 장사, 홍보, 영업, 판촉, 세일 또 뭐가 있나, 하여간 책 좀 사달라고 호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쓴다. 총 810쪽의 대형 국배판 양장본으로 가격은 48,000원, 시디 3장 값에 해당된다. 비틀스가 발표한 280곡 전곡의 가사 해설과 상세한 배경이야기를 담고 있다." 

카타 두벡 <은밀한 사전>
유명인들의 섹스 라이프.
위의 책과 함께 읽어보고 싶은 책. 리뷰가 장난없다. 더욱 읽어보고 싶다. 불끈.

 



이남호 <교과서에 실린 문학작품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시 17편, 소설9편에 대한 교육지침을 재검토한 분석서에 왜 깨소금 맛까지 느끼게 됐을까. 이유는 단순하다.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사실은 안다고 생각하는) 작품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인 것. 아울러 어딘가 석연치 않았던 학교시절의 의문을 통렬히 밝혀준 것." "저자의 분석은 냉정함을 넘어 독설에 가까운 인상까지 준다." 등등으로 소개되는 이 책은 나 역시 내가 받아 온 교육에 (잘한 것도 없이) 억울한 심정을 가지고 있는지라 얼마나 통쾌한지 한번 읽어보리라. 마음 먹었다. 아마 이런 책은 김갑수의 책에서 보지 못했다면, 죽었다 깨나도 읽을일이 없었으리라.


폴 호크 <왜 남과 자신을 비교하는가>
저자도 이런 책을 그닥 좋아하지 않지만, '열등감' 코드에 후루룩 읽었다고 한다.
그러고보면, 이런저런 선입감 때문에 놓쳐지는 재미있는 책들이 얼마나 많단 말인가.



 

테드 알렌 <닥터 노먼 베쑨>
희생정신과 성질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던 위인.
"나는 평생 두가지 질병을 알았다. 하나는 결핵이고 또 하나는 '성질'이라는 난치병이다."
"약점 투성이의 인간성. 한마디로 말해 그는 안하무인에 시도 때도 없이 버럭버럭 화를 내는 '지랄 같은 성질'의 소유자였다는 것이다."
그렇게 될 일은 없겠지만, 내 이상형이다. 훌륭한 성질 더러운 사람. 대략 이름과 직업만 알고 있었는데, 더 알아봐야겠다. 닥터 노먼 베쑨.



싸이 몽고메리 <유인원과의 산책>
제인구달의 <희망의 이유> 정도는 읽었는데, 이 책에서 알게 될 유인원과 관계된 세 여자의 이야기는 흥미진진해 보인다. 

 


나카미 도시오 <기발하고 야한 옛 이야기>
김갑수의 책에는 구판인 <기발하고 야한 일본 엽기동화> 라는 제목으로 나와 있다. 아니, 이런 책이 있단 말인가. 라고 하면, 내가 너무 순진한건가? 무튼, 기발하고 야하고 엽기스러운 일본 동화라고 하니, 당연히 읽어보고 싶다.

 

 

김갑수는 자신의 독서 오디세이(?) <나의 레종 데트르>에서 책을 읽는 사람이라기보다, 책과 저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 같았다. 편안한 말투로 책의 저자에게 끊임없이 말을 건다.(- 가, -라, -니, 등의 끝맺음이 많은데, 그의 글을 소리 내서 읽으면 막 라임이 맞을 것 같다. ㅎㅎ)  나도 뭔가 막 대답하게 만들고 싶어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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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08 16: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이드 2008-10-08 1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렇게 이쁜 곳이! 정보 감사합니다~~

비로그인 2008-10-09 0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의사 해리엇의 아름다운 이야기는 품절이어서 재출간 신청을 했어요. 저도 레종 데트르에서 읽고 이 책이 궁금했는데.

2008-10-09 1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10-09 1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