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lete Sherlock Holmes (Hardcover)
Arthur Conan Doyle, Sir / doubleday / 193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Come, Watson, come! The game is afoot. Not a word! Into your clothes and come!"  

추리소설에 전혀 관심이 없는 옆집 아저씨라도, 셜록 홈즈라는 명탐정의 이름을 어디서 들어보긴 했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추리소설을 읽은 건 어린 시절인데, 어린 시절 열광했던 명탐정이 탐정의 추리따위는 필요 없는 현실에 묻혀 기억창고 어딘가에서 푹푹 썩고 있었다. 요즘의 대세는 일본 추리소설이지만, 난 여전히 셜록 홈즈를 침대맡에 두고, 불면의 밤, 낯익은 이야기들을 찾아 페이지 사이를 헤매곤 한다.  

셜록 홈즈 시리즈 9권 전권(4개의 장편과 56개의 단편)을 한권에 모아 놓은 '더 컴플리트 셜록 홈즈'는 빽빽한 글씨에 천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이다.
A Study in Scarlet
The Sign of Four
Adventures of Sherlock Holmes
Memoirs of Sherlock Holmes
The Return of Sherlock Holmes
The Hound of the Baskervilles
The Valley of Fear
His last Bow
The Case book of Sherlock Holmes 

여러가지 버전으로 읽었던 셜록홈즈를 어른이 되서 읽는 것은 새로운 기분이다. 어릴때는 홈즈가 씨니컬하고, 상습적으로 마약을 투약하는 조울증 범법자라는 것은 알 수가 없었으니 말이다. 원서로 읽는 것은 거기서 또 다른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To Sherlock Holmes she is always the woman.' 은  아무래도 '셜록홈즈에게 그녀는 항상 <그여자>이다.'와는 또 다른 느낌이니 말이다.

몇 번인가 시리즈 첫번째인 'A Study in Scarlet'을 읽기 시작해서, 'The Valley of Fear' 까지밖에 못 읽어낸다. 아무래도 읽기 싫은 'His last Bow'가 있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는 끝났지만, 셜로키안들은 홈즈를 가만 내버려두지 않는다. 셜로키안인 작가들은 홈즈와 왓슨을 데려와 창작물의 창작물을 만들고 있다.  



황금가지에서 나오는 '새로운 셜록 홈즈 이야기'도 근간인 <셜록 홈즈>(가제)를 합하면 벌써 3권째이고,
새로 나온 존 딕슨 카와 애드리언 코난 도일의 <셜록홈즈 미공개 사건집>은 그야말로 코난 도일이 살아난 것 같은 홈즈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들이 재미있는 것은 단순히 '셜록 홈즈'의 이름값이 아니라, 셜록 홈즈 시리즈에 나오는 그 많은 장치와 패턴들을 충실히 차용하였기 때문인데, 두말할 필요 없이, 원전, 오리지널에 대해 많이 알 수록 더 재미나게 읽을 수 있다.  

셜록 홈즈와 왓슨은 픽션 속의 인물이라기에는 너무나 리얼하게 독자들의 마음 속에 살아있다.
베이커가 221B에는 지금도 전 세계에서 홈즈에게 오는 사건의뢰(?) 편지가 도착하고 있다.  





책 뒤표지 : 221B 홈즈의 하숙집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스피 2009-02-16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굉장히 두꺼운 책이군요.저는 그냥 포켓판으로 두권된것 같고 있읍니다.언제간 원서로 꼭 한번 읽겠다고 벼르고 있는데 도저히 엄두가 나질 않네요 ㅠ.ㅠ
 
세노 갓파의 인도 스케치 여행
세노 갓파 지음, 김이경 옮김 / 서해문집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어떤 것부터 이야기할까. 세노 갓파라는 이름은 저자의 이름이다.(실명인지는 모르겠으나, 만화이름 같기도 하고, 요괴이름 같기도 한 머리에 쏙 들어오는 이름임에는 분명) 그는 그래픽을 전공하고, 독학으로 무대미술가가 되어 지금은 그 분야의 거장이 되어 있다고 한다. 이 책과 같은 독특한 세밀화와 간결한 문체의 에세이스트로도 유명하다. 

서점에서 처음 봤을때, 강렬한 컬러와 표지의 세밀화, 길쭉한 판형이 눈에 확 들어온다. 길쭉한 판형의 책이 눈에는 띄어도, 보통은 읽기 불편하기 마련인데, 이 책은 그렇지가 않다. 종이는 얄팍하니 넘기는 맛이 있으며, 겉표지는 하드커버로 책을 받치고 읽을때 중심을 잡아준다. 중간중간 세밀화가 많고, 한장에 걸친 그림도 많은데, 책이 잘 넘어가고, 잘 펴져줘서, 읽는데 편했다. 사소하지만, 책 읽는 즐거움 중 하나 아니겠는가. 저자가 해외출판에 까다롭다고 하는데, 그런 저자의 마음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추측해 보았다.  

이 책은 '인도'에 대한 책이다.
보통 여행서라하면, 실질적인'정보'를 얻거나, 역사 , 정치, 문화적 배경을 공부하거나, 현지의 느낌을 잘 전해주는 생생한 글을 보기 마련이다. 이 모든 것을 다 갖춘 여행서는 여행서 꽤나 보는 나로서도 본 적도 없고, 기대하지도 않았다. 세노 갓파의 <인도 스케치 여행>은 내가 한 권의 여행서에서 기대하지 않는 여러가지를 다 담고 있다. 이 책이 20년전에 나온 책임에도 불구하고, 아마, 그 곳이 '인도'여서 더 그렇겠지만, 여전히 생생하며, 여행 가이드북으로도 손색이 없다.   

책에 나오는 글의 80% 정도는 문화와 역사적 배경, 유적지에 대한 글이다. 이를테면, '18세기 중반까지 이 지방을 지배하고 있던 와디야르 왕가는 가신이었던 하이드라 알리에 의해 무너지고 왕권을 빼앗겨 버렸다. 알리의 자식인 티푸 술탄이란 남자도 용맹하고 정치력이 있었던지, 광대한 요새도시를 세우고 점점 영토 확장을 꾀했다. 그러나 강대한 이웃 나라 하이드라바드와 마라타와의 전투에다가...' 이런 식으로 말이다. 신화적 배경과 건축에 대한 글들은 이전 앙코르와트에 갔을 때 힌두신화와 건축에 대한 글들을 읽었던 것이 도움이 되어, 비교적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지만, 위와 같은 글들이 80%라면, 읽어내기 힘들까 생각들지도 모른다. 나머지 10%는 현지인들과 '모든 다양함이 혼재되는 그것이 인도다'로 함축되는 인도에 대한 이야기.나머지 10%를 유머섞인 자학 정도로 보면 되는데, 이 것들이 적절히 분배되어, 꽤나 단숨에 재미나게 읽어 버렸다. 매 페이지에 나오는 세밀화를 보는 것 역시 이 책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이고 말이다.  
여행을 좋아하지만, 나의 '가고 싶은 나라' 리스트 저 아래에 '인도'와 '중국'이 있다. 힘들고, 불편하고, 더럽고, 위험할 것 같아서인데.. 이 책을 읽으니, '조금'은 가고 싶어졌다.  

* 마하자라는 '왕'

이런 정도의 세밀화를 앞에 두게 되면, 나같은 덤벙이는 십자수 이불을 앞에 둔 기분이 되어 버리고 말아 땀이 삐질삐질 난다.
저자의 세밀화에 대한 강박은 대단하여, 창문 하나하나까지도 그대로 그려야 직성이 풀린다고 한다.

세노 갓파는 자신이 묶는 호텔방 역시 세밀화로 그리는데, 가격, 방번호, 온도 등의 정보는 물론이고, 방에 있는 세세한 소품까지도 빼놓지 않고 꼼꼼히 그려낸다. 흑백인점을 감안하여, 색상까지 하나하나 친절하게 적어주고 있다.
그의 그림은 여행지에서도 인기가 좋아, 거리의 예술가로 치켜세워지는가 하면, 방값을 디스카운트 받기도 하고, 방이 없어도, 내주게 만드는 인기있는 그림이다.  

'방그림은 어느 호텔에서나 흥미를 끈다. 어디서나 공통된 반응은 룸서비스를 하는 사람은 자신이 담당하는 방이 정확히 그려지는 걸 재미있어 하며 "앗! 여기 전화가 그려져 있다!" 하고 기뻐한다. 매니저급의 사람들은 다른 호텔 방과 열심히 비교해 본다." 

이 책에서는 아무래도  관광안내 책자에도 나와 있다는 '레이크 팰리스' 호텔이 가장 궁금했다. 그 외에는 하우스보트. 호수 위에 떠 있는 호텔들.

인도에서는 기차가 가장 많이 이용되는 중요한 교통수단이라고 하는데, 1등급에서 3등급까지, 각각의 등급은 또 냉방칸, 침대칸, 냉방 없는 칸 등으로 나누어져서 가장 저렴한 자리와 가장 비싼 자리가 열배까지 차이난다고 한다. 기차 여행을 할 때에는 줄자를 꺼내들고, 앉은 칸의 의자의 높이, 길이, 넓이부터 시작해서, 그 칸의 모든 것!을 줄자로 재어 수치를 내고, 역시 '세밀하게' 그려 넣는 것이 취미이다. 그 외에 차장의 복장이라던가, 조식에 나오는 것들고 가격들. 즉, 이치는 여행하면서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들을 '그림'으로 담고자 하고, '글'로 상호보완하고 있다.

쉰의 나이에 젊은이, 아니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여행하는 저자의 여행을 보는 것은 즐겁다. 인도라는 곳은 궁합이 맞는 사람, 안 맞는 사람이 있다고 하는데, 세노 갓파와 인도의 궁합은 꽤나 좋아 보인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ppie 2009-02-16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본명이랄까, 아명은 하지메예요. :] [소년 H]의 H가 하지메의 이니셜이고요. 그런데 데뷔 후에 갓파라는 이름이 너무 유명해져서 이름을 갓파로 변경했다고...그러니 이제는 '본명' 세노 갓파인 거죠. ^^; 역시 하이드님 말씀대로 정말 머리에 쏙 들어오는 이름이라 이렇게 된 거겠죠.

하이드 2009-02-17 0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그렇군요. 그의 무대미술가로서의 모습도 궁금해요. ^^
 
코끼리와 귀울음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0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에는 그녀의 데뷔작인 <여섯번째 사요코>의 조연으로 나오는 전직 판사 세키네 다카오가 탐정으로 등장하는 열두개의 단편이 담겨 있다. 각각의 단편들은 범인을 체포하는 것이 완결이 아닌, 범죄의 트릭을 '알아차리는 것'으로 결말을 맺고 있어서, 여운을 남기고 있다. 아마 세키네 다카오가 '전직' 판사인 것도 그와 같은 여운을 남기기 위한 장치일 것이다. 작가가 좋아하는 여러가지 물건이라던가('요변천목의 밤'), 시詩라던가('바다에 있는 것은 인어가 아니다'), 장소라던가('급수탑'), 사진이라던가('뉴멕시코의 달') 를 여러가지 형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Ansel Adams

사건의 중심에 있는 세키네 다카오는 그 세대치고는 큰 키에 셜록 홈즈 타입의 관찰력과 직관력이 뛰어난 매력적인 탐정이다. 온다 리쿠의 다른 소설에서도 등장하는 다카오의 삼남매와 남편 못지 않은 추리력을 지니고 있는 부인까지도 대단한 개성의 소유자이다.  

국보급 다완 전시를 보러 가서 다완에 얽힌 옛친구의 죽음의 사정을 추리하게 되는 '요변천목의 밤'은 여운이 남는 아름다운 단편이고, '신D고개의 살인사건'은 도심 한복판에서 일어난 죽음에 대한 이야기. '급수탑'은 옛 급수탑 주위에서 일어나는 기이한 일들의 이야기를 듣고, 진상을 밝혀내는 서스펜스가 있는 이야기이다. 

작품의 표제작이기도 한 '코끼리와 귀울음'은 아주 짧은 단편으로 코끼리에 얽힌 옛이야기를 회상하는 노부인의 이야기. 이 작품이 표제작으로 된 것은 글자수를 맞추기 위한 이유였다고 한다. 원제의 표지가 빌 벨린저의 <이와 손톱>과 같은 디자인의 표지로 만들고 싶었던 작가의 바람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바다에 있는 것은 인어가 아니다' 는 나카하라 주야의 시에서 따온 제목인데, 이 시는 작년 말에 소개된 아야츠지 유키토의 <키리고에 저택 살인사건>에서도 인용되는 시였던지라 반가웠다.  

'왕복서신'과 같이 편지글로만 사건을 해결하는 작품도 있고, 다카노 세키오의 아들과 딸이 나오는 '탁상공론'과 같이 싱거우면서도 잔잔한 웃음을 짓게 하는 작품도 있다.  

온다 리쿠에서 순정만화스러운 주인공들을 빼고, 장편 양을 단편으로 줄인다면, 이런 담백하고, 좋은 여운이 남는 작품집이 되는구나 싶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9-02-14 14: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2-14 19: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백년의 고독>의 경우, 민음사 세계문학으로 가지고 있다가, 두권인 것이 싫어서, 정리하고,
문학사상사의 안정효 번역으로 다시 사서 소장하고 있다.
마르케스의 책은 영어버전으로도 많이 가지고 있는데, 번역본의 경우, 어떨때는 우리말번역보다, 영어번역이 쉬이 읽힌다.

무튼, 한 권짜리 <백년 동안의 고독>을 눈여겨 보고 있는데, 뭔가 또 새로 나왔다.
들어가서 보니 번역에 남윤수.로 되어 있다. 프로필을 보니...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중어중문학과 졸업.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한문교육 전공.
고려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박사 과정.
청주대학교.단국대학교.한림대학교 강사 역임.
현재 강원대학교 사범대학 한문교육과 교수.
저서로는 『한문강독』『한국의 화도사 연구』 편저로는『양백화문집』등이 있음.
 


... 이런 프로필의 번역가가 번역한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을 살 수 있을리가 없잖아;;


댓글(5)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해한모리군 2009-02-13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정말 좋아하는 소설이예요..
이 포스트를 보니 다시 읽고 싶네요.
다시 읽어봐야 할 책 목록이 점점 길어지네요.

stella.K 2009-02-13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본국어 가지고 번역을 하지는 않았을 거 아닌가요? 중역을 했겠죠?
믿을만 한가...?쩝

조선인 2009-02-13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09년 2월에 징비록과 이 책을 동시에 출간하셨네요. 음음음... -.-;;

비연 2009-02-14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째..흠...전 민음사 걸로 가지고 있는데...안정효님 번역도 괜챦을 것 같군요~

어서오세요씨 2009-02-26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하하하. 번역가의 프로필이 없었으면 차라리 모르고 사는 독자도 있었을 듯. 낄낄
 
제물의 야회 미스터리 박스 3
가노 료이치 지음, 한희선 옮김 / 이미지박스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범죄자 피해 모임에 다니던 두 여자가 어느 날 잔인하게 살해된채 발견된다. 하피스트이던 한 여자는 양 손을 절단당한채 교회 제단 앞에 죽어 있고, 또 다른 한 여자는 교회 문 앞 돌쩌귀에 잔인하게 머리를 망치질하듯이 박아 후두부가 완전히 손상된채 발견된다. 잔인한 살해수법으로 본청에서는 특별 수사본부가 만들어지고, 희생자의 유일한 공통점인 범죄자 피해 모임을 조사하던중 자원봉사로 나온 변호사 나카조 겐지가 과거 열네살에 네명을 살해하고, 그 중 한명의 목을 잘라 교문 앞에 전시해 두었던 엽기 살인범임을 알게 된다. 베테랑 형사인 오코우치는 알리바이가 확실한 나카조에게 직감적으로 무언가 있음을 느끼고, 그의 뒤를 쫓으며, 사건에 다가가게 되는데...  

650여페이지의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무겁기만 하다. 잔인한 살인으로 시작하여, 유력한 용의자인 나카조의 엽기적인 과거의 범죄. 그 범죄에도 불구하고, 소년원에서 몇년의 갱생과 정신감정 후, 사회에 나와 아무런 제재없이 변호사로 승승장구 하고 있는 모습, 아내를 잔인하게 살해당한 킬러. 범죄를 증오하고, 범인을 좇는 형사들.  각각에 대해 어느 한 곳 치중하지 않고, 무게 중심을 골고루 나누어 이야기는 묵직한 수레를 힘겹게 밀듯이 시작하여, 그 무게는 페이지가 거듭될수록 가속이 붙게 된다.  

형사들. 오코우치 형사를 중심으로 본청의 베테랑 형사들이 범죄를 상대하는 힘겨운 일상이 펼쳐진다. 작품 속에 여러번 언급 되는 니체의 '마물과 싸우는 자는 그 과정에서 자기도 마물이 되지 않도록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심연을 들여다볼 때 심연도 이쪽을 보고 있는 것이다.' 는 범죄자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범죄자와 싸우는 것이 일상인 형사들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일 것이다. 이 외에도 본청에서의 경찰과 공안간의 갈등. 경찰 중에서도 커리어(국가시험을 보고 들어온 경찰)와 논커리어의 갈등이 세밀하게 묘사되고 있다.  

하드보일드. 잔인한 살인자를 쫓는 사람이 또 있다. 그 역시 형사들과 같이 프로페셔널이다. 다만, 그는 어둠에 속한 어둠의 프로페셔널이다. 사람을 죽이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킬러. 그가 억지로 위장한 유일한 평범한 생활의 조각이 잔인한 살인자에 의해 부서졌을때, 그는 죽지 않기 위해서 죽이고, 일로써 죽이는 것 외에 자신과 자신이 사랑한 여자의 복수를 위해 총을 빼어든다. 여러가지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여자는 그를 히로라고 불렀다. 히로의 존재는 처음부터 경찰, 그 중에서도 눈 밝은 오코우치 형사의 눈에 들어오지만, 공안과의 알력으로 수사에서 물러나라는 압력을 끊임없이 받게 된다. 그런 와중에 사건의 경찰, 범인, 히로의 트라이앵글을 이루며, 범인을 찾는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져든다.  

범인. 사이코패스 이야기는 이전의 많은 소설에서 보았고, 앞으로도 많은 소설에서도 볼 것이다. 그것은 평범한 독자가 읽기에, 너무나 멀리 떨어진, 말그대로 '소설같은' 이야기이고, 티피컬하게 묘사된다. 이 작품에서도 크게 벗어나지는 않지만, 저자인 가노 료이치는 범인과 범인의 투명한 친구에 대해서도 일단은 어느 정도 무게를 두고 있다. 앞으로 드러나지 않으면서, 독자의 눈을 놓치지 않는다.  

시작부터 결말까지 서늘한 감정과 뜨거운 감정이 번갈아 독자를 고문한다. 간만에 읽은 쉬이 읽히지 않는 근래 보기 드문 일본 미스터리였다. 이 작가의 책이라면, 이름만으로 얼마든지 구해보고 싶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Apple 2009-02-13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재밌죠?ㅠ ㅠ흐흑..가노 료이치 다른 소설도 빨리 보고싶어요...ㅠ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