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책도 골라봤다. 

TBR 만 읽는건 아니지만, TBR은 읽으려고 생각했는데, 과연.. 

<팍스>와 <메리와 메리>는 앞 부분이라도 읽어보고, 원서 살지 말지 


10월 첫째주 갔고, 이제 둘째주. 

서미애의 <나의 여자친구> 읽고, 김해인 만화편집장의 <펀치> 읽기 시작했다. 앞에 추천사만 보고 책 구매하고 싶은 욕구가 솟아오른다. 


아, 정말 만화에 미쳐서 돌은 사람이구나 확 와닿는 추천사들이다. 


좋아하는 것이 일이 되면? 이라는 화두는 누구나 한번쯤 떠올려 보게 되는데, 최근에 본 넷플 사이렌 후기 

<하루의 반을 일하는데 재미가 없으면 어떡하지> 와 주말 동안 본 넷플 '흑백 요리사' 떠올렸다. 


나는 좋아하는 일만 했다고 늘 얘기하곤 했는데, <하루의 반을 일하는데..> 읽고 독서모임 하면서 생각해보니, 

처음 하는 일은 다 좋아하고, 좋아하는 동안은 하고, 싫어지면 바로 그만 두는거라서 정말 좋아하는 것을 일로 했던 것은 아닌 것 같다. 이번 일 전까지는 그랬다. 이번 일은 뭐, 좋아하는 것을 일로 하고 있지. 더 좋아지지, 싫어질리가. 


흑백요리사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와 클립들을 보다가 쇼를 보기로 한 것은 나폴리 맛피아의 코숏 사랑 스토리를 보고 나서였다. 인터뷰에서도 '나의 삶은 고양이와 요리가 다다.' 라고 했었다고 한다. 


요리에 미쳐 있고, 자신을 헌신한 사람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 열정이 전염되고, 배울 점이 많았다. 


나도 좀 더 미쳐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40대가 되면 열정을 쏟을 인생 테마 하나는 있어야 멋있다는 글을 봤다. 여경래 셰프 이야기하면서, 그와 같은 대가가 '흑백 요리사' 에 나온 이유도 '후진 양성' 이고, 대회 내내 제자만 바라보고, 정지선 셰프 보고는 차기 1위 될 거라고 하고, 떨어졌을 때도 '젊은 사람들이 해야죠' 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평소 늘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나오는 이야기들일거라는 것. 


그러네, 나도 40대에 열정을 쏟을 인생 테마 하나 챙겨서 진심으로 미치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보니, 책 읽는 사람들 많이 만드는 것이 내 인생 테마 아닐까, 그러고 보면, 몇 년째 독서 모임들 하면서, 많은 책들 읽고 있고, 소개하고 있고, 아이들을 책 읽는 아이들로 만들고 있는 것 보면 인생 테마 잡은대로 잘 살고 있는 것 같은데, 미치는게 좀 부족한 것 같다.


나폴리 맛피아로 돌아가서, 내 삶은 고양이와 요리가 다다. 라는 말을 보고, 

내가 한 십여년째 꿈꾸는 '반농반X'에 딸깍 하고 스위치 켜졌다. 


작은 베란다 텃밭 한 네 번쯤... 실패하고, '반고반책' 해야겠다! 


얼마전에 말로 돌보면서 이걸 세 번 더 하는거구나 생각 잠깐 들었다. 그냥 그렇구나. 깨달음 정도였는데, 

인생이 고양이와 책이 다라면, 그냥 숨쉬는 것처럼 고양이는 당연한거니깐 내가 잠깐이나마 떠올린 생각에 '그냥 생각한거야'

셀프 변명도, 어떤 죄책감도 느낄 필요 없게 느껴졌다. 


그치, 나는 사는 동안 늘 고양이를 돌보며 살거다. 그리고, 책 일을 하면서 살거다. 

사실, 이 일도 10년쯤 하면 또 새로운 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긴 하다. 그렇게 계획하고 있고. 

좋아하는 것이 일이 되었으니, 이전에 10년쯤 했던 일들에 비해 좀 더 해볼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지금 하는 일에 더 미치고 싶은 건 분명. 그리고, 마침 며칠 전에 스캇 영의 <울트라러닝> 읽었고, 남은 한 해 동안 내년 한 해 동안 몰입하고 공부할 것 전략 짜보고 울트라러닝 도전해보려 한다. 울트라러닝 찬찬히 읽어보니 울트라러닝은 전략이고, 하드스킬 배워서 업그레이드 하는 거더라고. 내년 큰 목표 중에 하나 잘 이뤄내기 위한 하드스킬을 습득하기 위해 어떤 전략 짜볼지 천천히 굴려보고 있다. 







Fourth Wing 끝나고 Hello Beautiful 오디오 듣기 시작했다. 나레이터 AI 인 줄 알았잖아.. 요즘 읽듣기 하는 와일드 로봇 주인공인 로즈 생각도 나고. Fourth Wing은 오디오 재미있었는데, 그래픽 오디오 있는 줄 알았으면 그거 샀을 것 같다. 다 읽고 나니 또 사긴 싫고. Marshmallow and Jordan 도 좋은 책이었다. 인도네시아 출신 작가가 인도네시아 배경으로 쓴 그래픽 노블이고, 인도네시아 말, 풍경, 먹거리 같은 것들이 계속 나와서 눈이 즐겁고 이국적이었다. 주인공 조던이 농구팀 캡틴이다가 사고로 다리가 마비되고, 수구팀에 들어가게 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이다. 하얀 코끼리가 마쉬멜로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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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월에 읽을 책들을 좀 챙겨봤다. 

다시 제자리에 쌓아둬서 뭔지 기억하려고 서재에 글 써두기. 


100일 챌린지로 매일 한시간씩 원서 읽기 넣어서 기록하고 있는데, 어느 날은 원서낭독한거 올리기도 하고 .. (왜, 뭐, 그것도 원서 한 시간 읽은거 맞긴 맞지) 사실, 올 초에 90분 읽었을 때 생각하고, 책들 읽어나가려고 했던건데, 그렇게는 안 되고 있는게, 한시간 반이 한시간으로 줄어서인지, 그 때는 일어나자마자 읽었고, 지금은 하루 중에 읽으려고 하니 그런건지 모르겠다. 둘 다 겠지. 


저녁때 원서 읽기 하다가,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는 아니라도 일 시작하기 전에 원서 읽기 끝내놓으려고 무슨 책 읽을까 고르는 중이다. 


어제는 Marshmallow & Jordan 읽었다. 인도네시아 작가가 쓴 그래픽 노블이고, 주인공인 조단이 농구팀 캡틴이다가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후, 수구팀에 들어가게 되서 계속 운동을 이어가는 이야기. 그 옆에는 유기코끼리? 마쉬멜로가 있고. 


인도네시아 말이 종종 나오고, 인도네시아 배경으로 말과 먹을거리, 등 식문화와 환경 위기로 인한 어려움 등이 자연스럽게 소개되고 있다. 마쉬멜로라는 애기코끼리가 나오는데, 인도네시아에는 코끼리신이 있더라고. 어려움을 이겨내게 하는 신이라고. 착한 이야기였다. 


Fourth Wing 은 지난달부터 오디오와 종이책 번갈아 듣고, 읽고 있고, Only Words 는 읽는 것만으로도 기 빨리고, 같이 읽기로 한 모임도 아무도 안 읽고 있..지만, 아무도 안 읽어도 나는 어쨌든 읽으려고, 하루 한페이지만이라도 읽어보자고 낑낑대고 있다. 책으로 보면 두껍지도 않고 읽을만한 분량인데, 내용이 진짜 최악의 이야기들이라 이야기에 크게 영향 받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도 그렇지가 않은가. 아님, 그냥 내가 게으름 부리는 건가. 여튼, 10월에는 다 읽을거야. 


클레어 키건은 등장인물들은 죄다 마음에 안 드는데 (픽션에서 캐릭터 개성 제일 중요하게 생각해서 이거 나한테 좀 크다) 글은 또 좋은 것 같아서 읽어보고는 있다. 


Fourth Wing, Only Words, So late in the day 다 붉고, 어두운 얘기들이잖아. 키건 책은 안 읽어봤지만 그럴 것 같다. 


뭔가 밝고 기운 나는 책, 미들 그레이드 책! 같이 읽을까! 

Matilda 는 아동학대 이야기 나올테고, Louder than Hunger 는 습식장애 이야기 나오겠지. Ferris 읽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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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 2024-10-03 12: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렇게 정리하는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읽을 책이 너무 많아 자주 머리가 복잡해지잖아요. 그렇다고 일일이 리뷰 쓰긴 귀찮고...이렇게 정리 한번 하고 넘어가는 것도 좋은 거 같네요!

하이드 2024-10-03 12:35   좋아요 1 | URL
우리말 책은 사실 읽을 책 너무 많아서 엄두 안 났는데, 말씀 듣고 나니 우리말 책도 정리해봐야겠어요.
좀 정리해서 먼저 읽고 나면, 머리 덜 복잡할 것 같네요. 대신 올린 건 다 읽도록 노력해보고요. ^^
 
파친코 1 - 개정판 코리안 디아스포라 3부작
이민진 지음, 신승미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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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즈에서 소설가, 작가, 비평가 등의 전문가들이 꼽는 21세기 최고의 책 100 권을 매 주 업데이트했고, 15위에 '파친코'가 있었다. 이전에 읽다 말았던 책을 다시 끝까지 읽어보기로 마음 먹었다. 


4대에 걸쳐 역동적인 현대사를 살아남은 가족의 이야기이다. 등장인물들이 다 인상적이다. 이 시대의 이야기들을 읽는 것은 그 배경때문인지, 더 분명하고 뚜렷한 캐릭터들을 만날 수 있다. 요즘 소설의 등장인물들은 시대 반영으로 서서히 죽어가는 희미한 캐릭터들인 것과 비교된다. 


페이스가 빠르면서도 강렬한 순간들이 인상적으로 기록되어 있다.  


생활력이 강하고, 판단력이 있으며, 살아남는 법을 아는 사람이라는 평은 이삭의 선자에 대한 평이지만, 같은 이유로 한수에게도 선자는 특별했다. 선자가 이삭과 함께 오사카에 가서 경희와 요셉을 만나게 되는 장면의 여운이 길다. 책을 읽는 내내. 


이 책에서 각 등장인물들의 첫 만남들이 다 기억에 남는데, 한수와 선자의 첫 만남, 선자와 이삭의 첫 만남, 선자와 이삭과 경희와 요셉과의 첫 만남 등등 정말 힘든 상황에서 화합하고, 연대하는 것이 생존 가능성을 높여주고, 그렇게 화합하고 연대할 수 있는 유전자가 오래 살아남았다는 이야기를 이 책을 읽으면서 떠올렸다. 전쟁은 이유도 없이 많은 사람들을 죽였지만, 살아남은 사람들은 꽁꽁 뭉쳤다. 책에 나온 것과 같은 끈끈한 관계들은 그런 관계를 유지하고 버틸 수 있는 사람들이 그나마 버틸 수 있게해 주었을 것이다. 그런 부분들이 갑갑했다. 특히 요셉. 강인하고 영민한 사람으로 묘사되지만, 요셉의 말을 거역할 수 없는 경희, 이삭의 말을 거역할 수 없는 선자. 선자와 가족들을 살린 한수에게만 자신이 받을 것과 받지 않을 것을 선택하며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킨다. 선자가 한수의 도움을 끝까지 받지 않은 것은 그럴 수 있겠다 싶지만, 이삭과 요셉의 말을 거역하지 않는 사람인 것이 여자의 한계인 것 같아서 갑갑했다. 가부장제가 없었다면, 선자와 경희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나도 겪어보지 못한 세상이라 알지 못하지만, 상상해보고 싶다. 


"요셉은 희망에 차 있는 듯했다. 오사카에서 살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다 나아지기 마련이었다. 가진 것이 돌멩이와 쓰디쓴 고난뿐이라도 얼마든지 맛있는 국을 끓여낼 수 있을 것이다." (171)


요셉이 좋아하는 동생 이삭을 만나고 희망차하는 이 장면의 이 말이 좋았는데, 역사를 알고, 소설을 알다보니, 맛있는 국을 끓여내지만, 시대가 밥상을 엎을텐데 하는 생각도 동시에 든다. 역사소설을 읽는 묘미라고 생각한다. 


"선자는 경희를 언니라고 불렀고, 둘이서 하루를 보내는 것이 좋았다. 두 달이라는 짧은 시간에 두 사람 사이의 정이 두터워졌다. 행복을 크게 기대하지도 요구하지도 않던 두 여자에게 이런 우정은 뜻밖의 선물이었다." (199) 


선자와 경희의 관계가 읽는 내내 좋았다. 처음 김치를 팔러 나간 선자에게 경희는 "우리는 좋은 한패야" 라고 말한다. 

그 부분이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경희의 미모와 단아함은 책을 읽는 내내 언급되는데, 드라마 캐스팅 봤다가, 아니,책 속의 경희가 저기 있네 싶었다. 선자와 한수 캐스팅도 좋아보였고, 나머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마침 시즌2도 나왔으니 드라마도 보려고. 



'파친코' 같은 책을 읽는 경험을 하고나면, 현실로 돌아와 하루하루를 사는 것이 좀 더 수월하게 느껴진다. 더 열심히, 부지런히 살아볼 수도 있을 것 같은 여지가 늘어난 기분이기도 하다. 지금 내 고민들이 사소해지고, 매 순간 감사해야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 다음에 파친코를 읽을 때는 원서로 재독해보고 싶다. 또 다른 느낌이겠지. 원서 리뷰 쓰는 날을 기약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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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하는 책결산이다. 이번달부터는 storygraph 를 책기록 앱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원래는 북플립과 북적북적을 사용중이다. storygraph는 진짜 너무 좋고, 진짜 최고의 책기록앱인데, 영어책만 된다. 

그래서 이번 달은 원서도 더 부지런히 읽었지! 



어른의 책들로 만들고 싶다. 읽은 책 콜라주.. 

어른의 책들과 미들그레이드 책들 따로. 


아이들이 후 워즈 볼 때마다 정말 지치지도 않고 못생겼어요. 그러면, 나도 지치지 않고, 사람 얼굴 보고 못생겼다고 하는거 아니야. 캐리커처 기법이야. 근데, 이렇게 모아두고 보니, 후 워즈만 따로 기록하고 싶은 마음이 조금 드네요. 



9월부터 시작해서 익숙하지 않아서 일을때마다 표시 못했다. 10월은 부지런히 모든 칸 채워볼 예정. 

책 읽은만큼 라인 그려지고, 매일 몇 페이지 읽었는지 나오고, 읽는 중인 책도 아래 나오고, 별점도 다 나오고. 

진짜 훌륭한 앱이다. TBR도 멋지게 나오고, 추천과 인기책도 제대로다. 읽는 중인 책도 페이지 누르면 바로바로 몇 페이지 읽었는지, 몇 % 읽었는지 직관적으로 나온다. 최고의 앱. 


아래는 통계. 

12권의 책, 2,544페이지 읽었고, 가장 높은 별점의 책은 아래 세 권. 아.. 좋았지. 

미들그레이드 책들 더 많이 읽으니, 세 권 다 미들그레이드 책들이네. 





그리고 북플립, 아, 지금 보니 Forester's Daughter 빠졌네. 추석 연휴 동안 열흘 정도 쉬면서 부지런히 읽었다. 평소에 이정도 읽으면 좋겠어. 10월은 책 많이 읽는 가을이 되기를. 





가장 좋았던 책들은 



















Home of the Brave 는 verse novel 로 수단에서 온 난민인 Kek 의 이야기이고, 정말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Probability of Everything 도 생각 정말 많아지게 만드는 이야기. 4일후에 지구가 멸망한다면에서 시작한 이야기가 어떻게 끝나는지, 정말 잘 쓴 소설이다. 

<재앙의 지리학> 은 세세한 이야기들이 돋보이는 기후 정의와 식민주의에 관한 이야기인데, 어제 리뷰 쓴 것에 좀 더 덧붙이고 싶다. 



그 외 좋았던 책들은 



















<가연물>은 오랜만에 읽는 경찰물, 단편 모음집. 요네자와 호노부는 정말 별걸 다 잘 쓰는구나 싶엇다. 

그가 못 쓰는 장르는 무엇?! 시리즈로 나오면 점수 더 줄 수 있을 것 같다. 

브래디 미카코의 데뷔작인 <꽃을 위한 미래는 없다> 아, 이런 책이었군요. 이런 사람이었군요. 미카코의 책들 많이 찾아 읽었는데, 새삼 작가를 더 잘 알게 된 느낌. 그리고 웃김. 

앤드류 클레멘츠 스쿨 시리즈는 열 대여섯권 보고 있는데, 볼 때마다 놀라고, 이 책이 정말 좋았다. 

지금 두 세권 정도 남았는데, 다 읽고나면 Top 3 해볼것. 





















<해파리 책> 아름답고, 내용도 풍부하고, 해파리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된다는게 좋았던 논픽션 픽쳐북. 

<하루의 반을 일하는데 재미가 없으면 어떡하지> 는 넷플에서 했던 사이렌 후기 같은 책이고, 정말 잘 읽었다 싶다. 

멋진 여자들이 이렇게 많다! 외치는 책! 

클레어 키건의 <푸른 들판을 걷다> 사실 좀 싫은 이야기들이었고, <포스터>도 그냥 그랬지만, 원서로 읽다보니 번역본도 좀 좋은 것 같기도 해서 나온 책들은 다 읽어보고 있는 중이다. 


클레어 키건의 아일랜드와 브래디 미카코가 말하는 아일랜드 겹쳐서 좀 더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기도 하다. 


이현 작가와 김애란 작가의 신작은 정말 재미있게 잘 읽히긴 했지만, 

주인공 청소년들이 너무 힘들어서 읽기 힘들었다. 이렇게까지 힘들어야 하나. 그리고 마지막에 주어진 것이 너무 사소하다 느껴졌다. 좀 불만이 쌓였는데, 오늘 이다혜 작가님 트윗에서 살아남지 못하는 아이들도 많아서 살아남아 어른이 된 것만도 잘한거다라는 트윗을 봐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아~ 9월~ 책읽기~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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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앙의 지리학 - 기후붕괴를 수출하는 부유한 국가들의 실체
로리 파슨스 지음, 추선영 옮김 / 오월의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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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of the World 를 읽으면서 고대부터 현대까지 읽다 보니 그간 띄엄띄엄 읽던 것에 비해 많은 것이 연결되어 읽혔다. 

식민주의 시대를 읽다보면, 아니, 그렇게 멀지도 않은 과거인데, 어떻게 이렇게 땅을 빼앗고, 집과 물건을 빼앗고, 사람을 죽이고, 노예로 삼는 일이 전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일어날 수 있었을까 싶었다. 과거의 이야기로만 생각했는데, 인문지리학자인 저자의 책을 읽으며, 식민주의는 한 번도 멈춘 적 없고, 바로 지금도 그 껍데기만 바꾼 채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이 책은 <기후책>에서 읽었던 '기후불평등'을 주제로 기후문제를 긴밀히 엮여 있는 정치,사회, 경제의 문제로 보여주고 있다. 기후변화는 태풍이나 대화재처럼 급격하게 왔다 가는 것들 뿐 아니라 위의 문제들과 뗄래야 뗄 수 없이 연결되어 있는 '느린 재난' 이기도 하다. 


인문지리학자인 저가가 '지리'의 눈으로 글로벌 공장의 '공급'에 대해 조명하며 거대 기업과 국가의 '그린 워싱'에 대해 파헤친 점이 돋보였다. 글로벌 공장이 있기까지, 제3세계가 기존의 생업 (농업)을 위협받고, 유지해가기 위해 공장으로 몰리게 되는데, 거기에는 '기후 위기'로 인한 불안정성이 물론 있지만, 기후 위기를 기회로 본 인간의 탐욕이 위기에 취약한 자들을 가장 먼저 착취하고, 공멸의 위기를 자초한다. 


우리가 저렴하게 사는 물건들이 세계 곳곳을 거쳐서 오는 동안 제1세계의 탄소발자국을 줄이고, 제3세계의 노동력을 착취하며, 기후 위기에 가속페달을 밟는다. 그에 대한 구체적이고 끔찍한 예시들이 펼쳐진다. 캄보디아의 의류 농장이 불법 벌채를 체계적으로 하는 이유는? 전기세가 비싸기 때문에 나무를 불법 벌채한 것을 태워서 '다림질'을 하려고. 공장에 처음부터 사람들이 몰렸던 것은 아니다. 기후 변화로 농사의 변수가 늘어나고, 화학비료와 종자를 사기 위해, 가족 중에 공장에 가서 돈 벌어와야 하는 사람이 생긴다. 그렇게 농촌의 생계수단에 대한 압력이 높아지면서 공장은 노동력을 확보한다. 이것은 노동 조건의 악화로 이어진다. 


이 책은 환경책이라기엔 저자가 답 없음, 개인이 할 수 있는 일 없음을 여러 차례 강조하기에 기후 위기로 보는 사회 문제에 관한 책에 더 가까울 것 같다. 전혀 합리적이지 않은 '강우 도박'에 뛰어드는 사람들처럼 개개인의 노력이 미신에 가깝다고 말하고 있다. 이 부분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사회란 개인이 모여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라는 일반적인 이야기밖에 할 수 없겠고, 내가 변하면, 내 주변이 영향 받고, 그렇게 변화를 늘려가는 것이 의미 없다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고, 동의하기 힘들다. 


보통의 사람들의 기후지식은 주관적이어서 지구적으로 기후변화의 의미를 받아들이는 것에는 취약하다고 한다. 장기적 기후변화의 신호가 아직 미약하다보니 보통 사람들은 기후변화로부터 오는 '소음'과 '신호'를 구별하기 어렵지만, 각자의 환경에 따라 더 절실히 느끼게 되는 기후 위기의 징후를 느낄 수 있다. 이렇게 기후위기로 인한 위기감을 느끼게 되는 시점을 나는 2024년으로 기억할 것 같다. 각자의 환경에 따라 기후 위기에 더 큰 타격을 받는다는 점에서 보면, 나는 기후 위기의 최전선에서 직격탄을 맞고 있지는 않지만, 도시에 비해 취약하다면 취약한 시골, 섬 살이 하는터라 영향을 받고 있다. 여기서는 대략 신선식품과 냉동식품을 주문할 수 있는 기간이 정해져 있다. 배달 3일 정도 걸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5월에서 9월 정도까지 배달 자제했는데, 올해는 4월초부터 배달 대참사를 겪었고, 이제 내일이면 10월인데, 배달 엄두도 못 내고 있다. 내일이면 10월이지만, 여름 옷, 여름 이불, 에어컨, 선풍기가 아직도 한참 열일중이다. 이런 좋은 잘 분석된 책들 보면서 어떻게 하지, 뭐 하지 마음 속으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올 한 해 목표중 하나가 '기후 문해력 높이기' 였다. 기후책들 많이 찾아 읽었고, 하반기에 오월의 책에서 내준 좋은 기후책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기후 문해력을 높여서 주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의, 아니 모두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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