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암사 - 부활하는 조선 최대의 국찰
박상일 지음 / 경기문화재단 / 2002년 3월
평점 :
품절


   의정부에서 포천으로 가는 3번 국도...덕정역 부근에서 우측으로 가평 가는길로 접어들다보면 회암사지라는 팻말이 나온다.  회암사에 가기 바로저에 유물관 등 발굴 관련 사무실과 유물을 세척하고 보존하는 시설들이 임시건물로 들어선 곳. 거기서 부터가 조선시대 최대의 국찰이었으며, 최근의 발굴로 새롭게 부활하고 있는 회암사(檜巖寺) 터이다.

  회암사터는 지난 1997년 본격적인 발굴이 시작되었다. 발굴 전에는 긴 대석으로 이루어진 건물터가 있어 아마도 상당히 큰 절이 자리하고 있었나보다고 생각을 했었고, 남아있는 부도 등을 통해 그 부도의 임자가 누구인지도 알 수 있었고, 동문선 등 회암사와 관련된 기록을 중심으로 이 지역이 회암사가 자리잡고 있었던 지역임은 알 수 있었으나 규모가 어느 정도나 되는지는 발굴전에는 잘 알 수 없었습니다. 옛 절은 간데없고 19세기에 새로 지은 회암사에는 고려 말과 조선 초의 고승이었던 지공화상, 나옹선사, 무학대사의 부도와 부도비가 모셔져 있다.  그렇다면 이런 고승들의 부도가 왜 여기에 있을까?  불교에서 내노라 하는 고승들의 입적후에 조성되는 부도가 이곳에 있음은 이곳 회암사가 고려말~조선초의 불교의 중심이었음을 말해준다고 할 수 있다.

  필자는 이곳을 발굴 이전에도 여러차례 다녀왔고, 발굴 중에도 자주 다녀왔었다. 서울에서 가깝기도 하지만 발굴이 진행되면서 드러나는 옛 면모가 예사롭지 않아서였다. 특이하게도 여기에서 발굴을 통하여 발견되는 유물은 일반 사찰에서 사용되는 것이 아닌 경복궁과 같은 궁궐에서 발견되는 짐승상, 토수 등이었다.  600여년이 지난 이곳....600년 전에 이곳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었을까?

  이 책은 이런 의문을 발굴을 통하여 드러나는 유물을 바탕으로 하나하나 해답에 접근할 수 있는 책이다. 과연, 사찰이었나? 아니면 경복궁과 같은 궁궐 밀집지역을 벗어난곳에 지어진 궁궐이었나?  일부 학자들은 건물지에 아궁이의 흔적인 연도가 있음을 들어 이곳이 사찰이 아니고 행궁이지 않았을까? 라는 조심스러운 견해도 보인다.  태종실록에는 태종이 회암사로 가서 태상왕(태조 이성계)을 조알하였다는 기록이 있는것으로 보아 단순한 사찰의 기능뿐만 아니라 중 '자초'에게 수계를 받은 이성계가 일시적으로 머물던 태상왕의 거소일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이곳에서 발굴된 유물로 신갈에 있는 <경기도박물관>에서 전시회를 연 적이 있는데, 이 책은 경인일보 문화부 기자인 박상일이 경인일보에 연재했던 자료를 중심으로 전시회에 맞춰 발간한 일종의 자료집인데, 회암사터에서 발견된 유물 사진을 포함한 현장 사진을 가득 담고 있다.  그리고 중간 중간에는 회암사와 관련이 있었던 인물과 이들과 연관이 있는 인물의 이해관계가 어떠했는가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마치도 잘 정리된 발굴조사보고 같이 자세한 역사적 사실과 사진들을 함께 담고 있어 읽는 사람들이 쉽게 이해를 할 수 있게 하였다.

  책의 부록으로는 문헌자료에서 이 책에 인용했던 원문을 싣고 있으며, 회암사터를 찾아가는 방법, 그리고 회암사터에 남아있는 유물에 대한 설명과 보너스로 이곳 인근의 관광지에 대해서도 간략하지만 언급을 하고 있다. 이 책은 모두 100페이지 남짓으로 되어 있는데, 두꺼운 책이 아님에도 들어 갈 내용이 다 들어가 있음은 물론, 많은 도판과 사진 자료를 실어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회암사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돕고 있다.

  불교와 유고의 팽팽한 긴장속에서 근근히 명맥을 유지해오다가  유생들에 의해 불 타 없어진 기록을 가진 회암사....이곳 회암사터는 아직도 발굴이 진행되고 있어 특별히 허락을 받지 않으면 출입에 제한을 받으나 유물을 전시하고 있는 유물관이나 교육관에서의 발굴 과정을 담은 영화감상, 그리고 지금의 회암사로 올라가다보면 중간에 회암사터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작은 전망대가 있는데 이곳에 서면 회암사의 규모가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을 할 수 있다.  이 책은 단순히 눈으로 읽을 책은 아니다. 다행스럽게도 발굴 지역인 회암사터가 서울에서 얼마 멀지 않은 곳이기에 이 책 한권만 달랑 들고 가벼운 마음으로 찾아 볼 수있다.  서울 북부에서 거주한다면 저녁 식사후에 산책하는 마음으로 다녀 올 수 있는 회암사지...이 책은  우리와 매우 가까운 곳에 있는 회암사지의 발굴로 점차 밝혀지는 진실을 담고 있 할것이다. 아직 완전히 발굴이 끝난것이 아니기에 차후 증보판에서는 추가 발굴 관련 내용을 담고  과거의 영광으로 부활하는 조선 최대의 국찰(國刹)을 담은 발굴조사보고서이며 안내서로 우리에게 다시 한번 다가올 것을 기대해 본다.

                                                                     <如         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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