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 혜민 스님과 함께하는 내 마음 다시보기
혜민 지음, 이영철 그림 / 쌤앤파커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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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베스트셀러에 올라왔을 때 그저 그렇고 그런 자기계발서로 치부했었다. 워낙 이런 종류의 책들을 많이 접해보았지만 좋은 말 몇 마디 써놓고 힐링 어쩌고 하는 것들을 많이 봤기 때문이다. 누군가 내게 이 책을 선물해줬고 책꽂이 한 켠에 꽂아두고만 있었는데 힐링이 필요하던 때 한장씩 넘겨보기 전까지는 이렇듯 불신만 가득했었다.

 

짧은 몇 마디가 이렇게 거룩하고도 마음에 약을 바르는 듯 치유되는 느낌을 가진 것은 이 책이 처음이다. 요즘 흔히 말하는 힐링이라는 게 그저 다들 힘드니까 하나의 트렌드로 또 하나 생겨난 단어구나 싶었지만 이 책은 정말 내게 힐링이 되었다. 

 

요즘 내가 지금까지 참 헛되이 살아왔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뜻대로 안 되는 일이 많은 것도 그렇지만 나태했던 스스로가 원망스러워지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이런 생각을 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한 번 하게 되면 끝없이 하게 되고 더욱 우울해질 뿐이다. 어느덧 더욱 스스로에게 위로보다는 채찍질과 원망을 하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다독여주는 것은 사치일 뿐이었다.

 

그런데 이 책이 큰 위로가 되어주었다. 그것이 사치가 아니라 남들에게 뒤처지고 있는 이는 루저라는 이 사회의 통념으로 나 자신을 평가했기 때문임을 알았다. 내가 나를 믿어야지 누가 믿어줄까. 이 책이 내게는 성경이자 불경이다. 진정한 마음의 약이 되어 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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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력 - 예능에서 발견한 오늘을 즐기는 마음의 힘
하지현 지음 / 민음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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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렸을 때 어머니는 나와 동생을 보고 'TV 광'이라는 말을 늘 하곤 하셨다. 정말 TV 없이 어떻게 살아야 할까 싶을 정도로 빠져 살던 때가 있었다. 그로부터 20년 가량이 흐른 후 지금의 나는 TV를 거의 보지 않는다. 이제는 시청 시간이 그저 시간 낭비로 느껴진다. 보더라도 시사프로그램이나 다큐멘터리 정도만 볼 뿐, 예능은 언제부터인가 거의 쓰레기 취급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이유인즉슨 10대 때 엄청 즐겨 보던 예능 프로그램도 지나고 나면 그저 순간만 즐거웠을 뿐 딱히 내게 남은 게 없었기 때문이다. 옛날에 MBC에서 했던 느낌표의 '책을 읽읍시다'같은 프로그램이야 내가 책을 좋아하고 공익적인 목적이 있던터라 그나마 애청하긴 했지만, 요즘엔 누가 누구인지도 잘 모르는 연예인들이 나와서 자기들끼리 즐겁게 뛰어다니는 프로그램을 내 시간을 투자하면서 봐야 할 이유를 못 찾겠다. 무한도전 팬이 주변에 많아서 만나면 무한도전 이야기를 하지만 나는 몇 번씩 보려고 해도 도저히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아마 살아가면서 TV를 보며 히히덕거리는 스스로가 한심하다고 여길 정도로 마음의 여유를 많이 잃었기 때문인가보다.

 

하지현의 <심야치유식당> 이후 두 번째로 접하는 책인데, 정신과 전문의이지만 전혀 책은 딱딱하게 쓰지 않는다. 이 책을 보면 그가 얼마나 많은 예능 프로그램을 보고 있는지 알 것이다. 요즘 하는 예능 프로그램과 개그맨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다. 힐링'이 굳이 특별한 무언가를 하지 않더라도 이런 예능프로그램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함을 말해주고 있다. 나도 학생 때 입시 스트레스가 심할 때와 어학연수 할 때 향수병으로 우울했을 때 이런 예능 프로그램이 더 없이 좋은 약이 되어 주었던 기억이 난다. 그렇지만 사실 매일, 매주 챙겨서 보게 되지는 않는다. 어쩌다 한 번씩 너무 스트레스를 받으면 차라리 영화가 더 좋은 것 같다. 요즘 나오는 예능은 조금씩 다를 뿐 비슷한 레퍼토리라서 지겹다. 신인 아이돌 한 두 명씩 섭외하여 그들의 개인기 보여주고 억지웃음 남발하게 하는 것들 말이다.

 

요컨대 예능프로그램의 취지 자체를 활용하여 힐링을 하자는 것이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바, 이에 더 나아가 좀 더 독창적이고 긍정적인 힐링이 되는 프로그램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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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작정 결혼하지 않기로 했다 - 후회 없는 결혼을 꿈꾸는 여자들이 알아야 할 것들
남인숙 지음 / 리더스북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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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결혼 정보 회사 듀오에서 전화가 왔던 적이 있다. 아마 평생 그런 곳에 가입할 일은 없겠지만 호기심에 이것 저것 물어봤었다. 말로만 듣던 등급이 정말 있는지에 대한 답은 '정말'이었고, 연애와 결혼은 명백히 다르다는 말도 해주었다. 결혼이라는 제도 안에 자본주의가 집약되어 있는 것 같아서 씁쓸하기 짝이 없었지만 이를 입 밖에 냈다가는 시대 착오적이라고 핀잔을 들을지도 모를 일이다. 듀오에서는 내 나이가 결혼하기에 참 좋은 나이라고 하고, 나도 어느덧 결혼 적령기에 들어섰다는 사실을 알지만 솔직히 아직 결혼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이 책에서는 나같은 사람들에게 결혼이라는 것이 교통사고처럼 갑작스럽게 닥친다고 한다. 막연하게만 생각해왔던 결혼이 그렇게 닥쳐온다면 어떨까? 혼자서 잘 살고 있는 내가 누군가와 함께 살아간다는게 그저 불행으로만 느껴진다. 그렇다고 독신주의자라고도 딱 꼬집어서 말하기 힘들지만 말이다.

 

남인숙의 <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가 한때 베스트셀러였던 적이 있었다. 그 책을 읽었었던 당시 나는 20대 초반이었는데, 내가 지금까지 읽은 책들 중 가장 찢어버리고 싶은 책이었다. 20대에 모든 여자의 인생이 결정된다고 말하는 저자의 조언들 중 그 어떤 것 하나도 속물적이지 않은 게 없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당시 인문학도였던 내가 노했던 부분 중의 하나가 인문학 서적 따위 읽지 말고 실속 있는 경제관련 책이나 신문을 읽으라는 내용이었는데, 참으로 모욕적이었다. 인문학에 대한 폄하로 논란을 불러일으킨지 얼마 안 되서 논문 표절로 순식간에 인기가 사그라들어버린 김미경을 보는 듯 하다. 이런 사람들이 있기에 우리나라가 인문학을 등한시하는 풍토가 더욱 조성되는 것이다. 그런 것을 자기계발서라는 이름으로 출판하는 자체도 황당할 뿐이었다.

 

이 책은 어떤가? 여전하다. 여우처럼 결혼생활 잘 하는 법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 결혼을 해보지 않아서 결혼에 대한 여러 조언들이 현명하고 유익한지는 잘 모르겠다. 그녀 책의 특징으로서 온갖 주변 사례를 들먹이고 있는데 이런 사례들이 그저 하나의 허구에 지나지 않으면서, 마치 자기 주변에서 일어난 일인 마냥 쓰고 있는 것도 소설 작가적 기질이 다분해보인다.

 

어쩌면 나는 이런 저자에 대한 편견 때문에 이 책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평하지 못하는지 모른다. 이 책이 결혼 생활을 잘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수도 있을것이다. 그러나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 저자가 쓴 책을 읽으면 무척 불편하다는 것이다. 편하게 읽히는 게 아니라 마치 충고를 받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렇게 사는 것만이 옳은 길이다라는 식의 내용이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방식의 삶에 먹물을 끼얹는 듯 하다. 요컨대 이 책은 그저 쓰레기통에 처박아 버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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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해줘
기욤 뮈소 지음, 윤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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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렘가에서 마약과 죽음을 보며 자란 샘은 어떤 유혹에도 굴하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여 의사가 된다. 함께 늪을 빠져 나온 여자친구와 결혼을 하지만 마음의 상처를 극복할 수 없었던 아내는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그는 성공한 삶을 살고 있음에도 행복해지지 못한다. 그런 그에게 놀라운 우연으로 프랑스 여자인 줄리에트가 나타나게 되고, 둘은 첫눈에 반하여 뜨겁게 사랑하게 된다. 둘의 짧은 사랑 끝에 줄리에트는 프랑스로 돌아갈 비행기에서 죽어야 하는 운명이었음에도 그를 만나고 싶은 마음에 이륙 직전에 내려 죽음을 피하게 된다. 죽음의 사자가 운명을 어긴 줄리에트를 다시 데려가기 위해서 샘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되고 샘은 줄리에트 대신 세상을 떠날 결심을 하게 된다.

 

기욤 뮈소의 책을 읽어본 적이 있었는데 찾아보니 무려 5년 전이다. <사랑하기 때문에>를 스물 세살에 읽고 쓴 서평을 읽어보니 어딘지 모르게 낯뜨겁다. 사랑과 인생에 대해서 잘 모르던 때에 내게 기욤 뮈소의 책은 그저 재미있는 이야기에 불과했던 것 같다. 그 후 내가 기욤 뮈소를 다시 찾지 않게 된 것은 그의 작품들이 재미있는 이야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치부했기 때문이다.

 

5년 후 <구해줘>를 읽고 나는 '더글라스 케네디'를 떠올리게 된다. 같은 출판사에서 독점적으로 발간하는만큼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승부를 하는 작가로서 공통적이라고 생각이 된다. 스물 세살에 기욤 뮈소의 작품을 만난 이후 5년 동안 나는 더글라스 케네디의 팬이 되었고 그의 작품을 애타게 기다리는 독자가 되었다. 기욤 뮈소 또한 이제 내게는 그런 작가가 되어 버린 듯 하다.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로 독자들을 사로잡을지 기다리게 된 것이다. 단순하지만 소설의 가장 큰 힘은 바로 스토리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욤 뮈소는 역시 그 인기를 그저 얻은 게 아님을 <구해줘>를 읽고 깨닫게 되었다.

 

할리우드 영화를 노리고 만든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본 듯한 기분에 사로잡는다. 그렇다, 난 오늘부터 기욤 뮈소의 팬이 되어 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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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시트콤 - 상식을 뒤집는 14가지 물리학
크리스토프 드뢰서 지음, 전대호 옮김, 이우일 그림 / 해나무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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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말하자면 내가 고등학교 때 제일 싫어했던 과목이 바로 '물리'였다. 고등학교 1학년, 1년 동안 내 평균 점수를 깎아먹은 과목이 물리였고, 그 결과를 보고나면 물리가 더 싫었다. 악순환의 종결이 1학년 끝이었고, 그 후 2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무려 10년 가까이 물리학에 대해서 공부해 본 기억이 없다.

 

한 가지 더 물리학과 나의 악연에 대해서 언급하자면,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진로로 정해두었던 의학전문대학원을 가기 위해서는 선수과목 이수를 해야 했다. 문과생이었던터라 혼자서 생물학과 전공을 듣고 생물학 전공을 이수하기도 했지만 도저히 물리는 자신이 없었다. 내 GPA를 또 깎아먹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처럼 말이다. 결국 지금까지도 물리학은 이 책을 읽기 전까지 교양서적으로 읽어본 적 조차 없다.

 

그런 내게 이 책이 짠 하고 나타났다.

 

물리라는 고약한(?) 이름 뒤에 시트콤이라는 단어의 조합부터가 무척이나 어울리지가 않는다. 한 가닥 기대를 하며 읽어보아도 챕터를 하나씩 넘기며 느낀 것은 이 책은 물리적인 기초가 없으면 완벽히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일단 물리에서 가장 핵심적이고도 빠질 수 없는 계산법이 안 나올 수가 없다. 나는 사실 원리는 대충 이해했어도 계산법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처럼 물리학에 젬병인 독자들은 그저 가볍게 읽어보면 될 것이다. 알고보면 세상에 참으로 신기하고도 편견을 무너뜨리는 물리 법칙들이 많다. 그래서 경제학만큼이나 물리학은 실용적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게 물리학은 역시나 경제학보다 백 배는 더 어렵게 느껴졌다.

 

오랜만에 이우일의 그림도 볼 수 있었다. 물리학이라는 어렵고도 복잡한 학문을 쉽게 설명해 주기 위한 책으로서 굉장한 노력을 했음을 알 수는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웠다. 중,고등학교 기초 물리를 공부한 후라면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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