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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력 - 예능에서 발견한 오늘을 즐기는 마음의 힘
하지현 지음 / 민음사 / 2013년 3월
평점 :
아주 어렸을 때 어머니는 나와 동생을 보고 'TV 광'이라는 말을 늘 하곤 하셨다. 정말 TV 없이 어떻게 살아야 할까 싶을 정도로 빠져 살던 때가 있었다. 그로부터 20년 가량이 흐른 후 지금의 나는 TV를 거의 보지 않는다. 이제는 시청 시간이 그저 시간 낭비로 느껴진다. 보더라도 시사프로그램이나 다큐멘터리 정도만 볼 뿐, 예능은 언제부터인가 거의 쓰레기 취급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이유인즉슨 10대 때 엄청 즐겨 보던 예능 프로그램도 지나고 나면 그저 순간만 즐거웠을 뿐 딱히 내게 남은 게 없었기 때문이다. 옛날에 MBC에서 했던 느낌표의 '책을 읽읍시다'같은 프로그램이야 내가 책을 좋아하고 공익적인 목적이 있던터라 그나마 애청하긴 했지만, 요즘엔 누가 누구인지도 잘 모르는 연예인들이 나와서 자기들끼리 즐겁게 뛰어다니는 프로그램을 내 시간을 투자하면서 봐야 할 이유를 못 찾겠다. 무한도전 팬이 주변에 많아서 만나면 무한도전 이야기를 하지만 나는 몇 번씩 보려고 해도 도저히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아마 살아가면서 TV를 보며 히히덕거리는 스스로가 한심하다고 여길 정도로 마음의 여유를 많이 잃었기 때문인가보다.
하지현의 <심야치유식당> 이후 두 번째로 접하는 책인데, 정신과 전문의이지만 전혀 책은 딱딱하게 쓰지 않는다. 이 책을 보면 그가 얼마나 많은 예능 프로그램을 보고 있는지 알 것이다. 요즘 하는 예능 프로그램과 개그맨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다. 힐링'이 굳이 특별한 무언가를 하지 않더라도 이런 예능프로그램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함을 말해주고 있다. 나도 학생 때 입시 스트레스가 심할 때와 어학연수 할 때 향수병으로 우울했을 때 이런 예능 프로그램이 더 없이 좋은 약이 되어 주었던 기억이 난다. 그렇지만 사실 매일, 매주 챙겨서 보게 되지는 않는다. 어쩌다 한 번씩 너무 스트레스를 받으면 차라리 영화가 더 좋은 것 같다. 요즘 나오는 예능은 조금씩 다를 뿐 비슷한 레퍼토리라서 지겹다. 신인 아이돌 한 두 명씩 섭외하여 그들의 개인기 보여주고 억지웃음 남발하게 하는 것들 말이다.
요컨대 예능프로그램의 취지 자체를 활용하여 힐링을 하자는 것이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바, 이에 더 나아가 좀 더 독창적이고 긍정적인 힐링이 되는 프로그램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