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에 한번은 고수를 만나라 - 경지에 오른 사람들, 그들이 사는 법
한근태 지음 / 미래의창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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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많은 자극을 받았다. '고수'라는 말을 평소에 잘 쓰지 않는만큼 내가 '고수'처럼 산다는 것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책을 읽어보니 고수가 '장인'과 같은 의미로 생각해왔던 것이 내 착각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고수는 특별한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나만의 특기를 가지고 인생을 남들보다 좀 더 지혜롭고 성실히 살며 하루 하루 발전하고 삶을 사는 사람인 것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말처럼 쉽지가 않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내 삶은 도전하는 삶보다는 안주하는 삶에 더 가까웠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쓸데없는 걱정이 많은 소심한 성격인 탓에 해보기도 전에 걱정을 먼저 하곤 했다.

 

언제부터인가 이렇게 살다가 훗날 늙었을 때는 젊은 날에 해보지 못한 많은 것들에 대해서 후회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화살처럼 지나가는 시간을 느끼며 이렇게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 회의가 느껴진 것이다. 물론 무조건 버렸던 꿈을 다시 쫓아가기 위해서 내 삶을 완전히 전환해버리겠다는 것은 아니다. 지금의 내 직업과 위치에서 그저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나는 소속감을 매우 중요시하는 편이다. 그렇기에 지금의 내가 소속되어 있는 직장도 내가 좋던 싫던 나와의 인연을 갖고 있는 곳이기에 나의 발전에서 더 나아가 회사의 발전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이런 목표를 갖고 매진하는 것이 고수의 기본적인 자세다. 그러나 주변을 돌아보면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 회사의 업무 시간 배려로 육아와 일 모두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었음에도 출근하면 그저 채팅과 인터넷 하기에 바쁘고 업무 성과에 대해서는 차일피일 미루는 직원이 있다. 업무에 대한 진행 상황을 보고할 때면 이런 저런 거짓말로 둘러대는 모습을 보면서 조직에 해를 끼치는 하수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게 된다. 이를 보면 고수로서의 삶은 나이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음을 알게 된다.

 

어찌보면 이 책이 너무나도 전형적인 자기계발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늘 의문을 가지고 있는 내게 하나의 이정표가 되어 준 책이다. 앞으로는 매순간 내가 하수로서의 삶이 아닌 고수로서의 삶을 살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며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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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동 브라더스 - 2013년 제9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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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하루가 똑같이 흘러가고 있고, 변하는 것은 점점 노화하는 내 피부, 한 살씩 먹어가는 나이일 뿐. 그에 비해 변하지 않는 것은 지루하고 무료한 일상과 스트레스일 뿐이다. 돌이켜보면 내 인생에서 마음만 먹으면 새롭고 신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던 대학 시절 빼고는 늘 이런 재미없는 인생으로 점철된다. 그리고 앞으로도 아마 평범한 직장인으로서 아주 가끔 숨통 트이는 소소한 즐거움만으로 만족할 뿐 이렇게 박제된 삶을 살아갈 수 밖에 없겠지. 매일같이 드는 회의감은 이런 우울함을 동반할 뿐이며 이런 것을 타파하기 위해서라면 시간과 돈 모두 여유가 많지 않고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어쨌든 이런 나에게 그나마 있는 숨쉴 구멍은 바로 '책'이며 요즘은 그 책들 중에서도 '유쾌한 책'을 찾게 된다.

 

서울에 오랫동안 살아왔으면서도 '망원동'이 어디있는지는 알지 못했다. 그리고 단 한 번도 간 적이 없는 곳이다. 지도로 검색을 해보니 홍대, 신촌 근처에 한강을 끼고 위치한 동네인데 오랫동안 내가 사는 곳인 서초동과는 거리상으로도 매우 멀고 강남역 가까이 살고있기에 굳이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그 동네까지 갈 일은 없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망원동'이 궁금해졌다. 가보지 않은 곳이지만 책을 읽고 나서 푸근함마저 느껴졌다. 그리고 우리 동네와는 달리 사람 냄새 나는 동네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깨끗하고 치안 좋은 부촌에 살고 있는 자신감을 잠시 내려 놓고 남의 동네 구경을 해 본 느낌이다.

 

만화가로서 전성기를 지나 학습만화를 그리며 겨우 만화가로서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오영준, 망원동의 한 8평짜리 옥탑방에 혼자 살고 있는 그에게 전 직장에서의 부장이 캐나다에서 홀로 돌아와 기러기 아빠로서 그와의 동거를 자청하게 된다. 또 오래 전 만화교실에서의 '싸부' 또한 황혼 이혼을 앞두고 영준의 집에 객식구로 들어온다. 8평짜리 방에 남자 셋만으로도 벅찰 뿐인데 대학 후배인 공시생 삼척동자 또한 인근 고시원에 살면서 일주일에 나흘은 옥탑방에 머물고 있다. 어찌보면 잘 나가는 인생과는 거리가 먼 네 남자가 티격태격하면서 좁은 방 한칸에서 살아가는 것 자체만으로도 답답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유쾌함이 넘쳐난다. 소설은 이 넷이 옥탑방 한 칸에 붙어 살면서 겪는 에피소드로 풀어내고 있다.

 

문득 대학시절 학교 근처 친구의 자취방에서 여럿 친구들과 함께 밥을 먹고 수다를 떨며 놀던 때가 떠오른다. 그런 가족의 품을 떠나 혼자 살림을 하고 자유롭게 살고 있는 친구를 항상 부러워했었다. 그 때의 나도 그 부러움 때문이었는지 책에 나오는 캐릭터들 처럼 일주일에 사흘은 붙어 살곤 했었다. 돌이켜보면 대학을 졸업하고는 남의 집에 그처럼 놀러갈 수 있는 기회는 그때만큼 생기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 그 때가 그리울 뿐이고 이 책을 읽으며 그 때를 추억하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내 인생에서 가장 빛났던 대학시절이 다시 한 번 그립고 돌아가고 싶어진다. 혹여 망원동을 우연히라도 지나가게 되면 이 책을 읽으며 느꼈던 그 그리움이 또 다시 느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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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구글에서 일할 만큼 똑똑한가? - 세계 최고기업 인재들이 일하고 생각하는 법
윌리엄 파운드스톤 지음, 유지연 옮김 / 타임비즈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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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처음 들어갔을 때부터 졸업할 때까지 취업에는 관심이 없었다. 내가 원하는 대학원에 갈 생각만 하고 있었다. 월급쟁이로서 사회의 부속품으로 살아가는 모습은 내 미래에 없을 줄 알았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게 되었고, 졸업 후 1년 가량을 소속 없이 살다가 이것도 저것도 안 될 것 같아서 열심히 구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취업하기에는 터무니 없이 소박한 스펙과 대범한 나이로 수많은 실패를 맛보아야 했다. 그러다가 전공을 살려서 한 외국계 리서치 회사에 취업하게 되었고, 그 후 다른 곳에서 패기와 꿈을 잃은 여느 사람들처럼 그렇고 그런 평범한 직장인이 되어가고 있다.

 

여러 군데 면접을 보며 느낀 것은, 지금과 같이 꽁꽁 얼어붙은 취업난에 지원자는 철저히 '을'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여러 면접관들의 질문을 받고 답을 하면서 비록 '을'이지만 나도 그들을 평가할 수 계기가 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작은 회사일수록 터무니 없는 허풍과 프라이드로 장시간의 면접으로 스스로의 이미지를 깎는다는 것이다. 마이크로 소프트에게서 의뢰를 받은 중소기업이 이렇게나 많은 줄 그때 처음 알게 되었다. 세계 각국에 지사를 갖고 있었던 첫 외국계 직장에서도 클라이언트는 아니었던 마이크로 소프트였으니 말이다. 그런 회사에서 면접을 보고 나오면서 내가 생각하는 그 마이크로 소프트가 맞나싶을 정도로 의아해 했던 기억이 난다. 

 

구글이 신의 직장인 이유는 누구나 알다시피 직원을 위하는 회사의 복리후생에 있다. 누구나 알겠지만 학생에게 억지로 공부하라고 윽박지른다고 그 학생이 최고의 능률을 올리는 건 아니다. 마찬가지로 직장인을 정말 가족처럼 생각하고 그만큼 베푸는게 많은 회사는 인재가 더 원하는 직장이 될 수 밖에 없고, 그런 인재들로 인해서 경쟁력이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회사의 공통점은 채용 과정이 까다롭다는데 있다. 지금처럼 인·적성 시험이 보편화된 것이 이를 반증하는 것이다. 나도 몇 번 보긴 했지만, 쉽게 볼 문제들이 아니다. 그런데 바로 이 책의 구글이 채용 과정에서 던지는 질문들은 그 보다 훨씬 난이도가 높고 몇몇은 황당무계하다.

 

책 속 각각의 파트 끝에 나와 있는 문제들을 풀며 다시 한 번 느낀 것은 신의 직장에 들어가는 것은 그만큼 신의 경지에 오른 인재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런 질문들이 한국에서의 대기업들처럼 문제지상에 나와 있는 게 아니라 면전 혹은 전화상으로 묻는 질문들이라는 점에서 입사까지의 과정이 몇 배는 더 어려울 것이라고 여겨진다.

 

이토록 어려운 관문들을 넘어야 하지만 이는 결국 '협동심', '창의성'이라는 집약적인 구글의 인재상으로 귀결되는 것이다. 또한 많은 기업에서 이런 인재상을 원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과연 우리나라의 주입식 교육 시스템이 얼마나 많은 잠재적 인재들의 재능을 말살하고 있는것인지에 대해서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므로 신의 직장에 취업하고 싶다면 너도나도 하는 어리석은 스펙 쌓기에 골몰하기 보다는 멘사 회원 혹은 노벨상 수상 정도의 굉장한 스펙을 쌓는 게 아니라면 남들과 다른 '창의성'에 더욱 집중하는 것이 취업뿐만이 아니라 인적 자원에만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밝히는 데 필요한 역량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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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잡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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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한 신간을 챙겨보는 유일한 작가인 '더글라스 케네디'의 <더 잡>이 더욱 반가운 이유는 이번 추석 연휴를 더욱 재미있게 만들어주었기 때문이다.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의 귀재이기에 이번에도 어떤 소재를 갖고 독자들을 찾아주었는지 기대되었고, 역시나 그의 여느 작품들 못지 않게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대학을 졸업하고 소도시에서 뉴욕으로 성공을 쫓아 온 네드 앨런. 컴퓨터 잡지의 광고영업인으로 탄탄대로를 걷고 있던 그의 회사가 날벼락같이 폐간이 되어버리고 그는 절망적인 심정으로 다른 직업을 찾아서 발로 뛰어다니게 된다. 그러던 중 고교 동창이었던 제리를 만나게 되고 그가 제안한 투자 관련 일을 하게되면서 이내 그가 돈세탁의 운반책이 되어버린 것을 알게 된다. 이미 중대한 약점을 잡힌 이후라서 쉽게 발을 빼지 못하게 되었지만 기지를 발휘해서 제리에게 복수하게 된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소설 속 주인공들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잘 나가며 인생의 정점을 찍고 있던 중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서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점이다. 그 속도가 놀라울만치 빠르고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나락이 깊어지기에 독자들 또한 놀라움을 느낄 정도다. 무엇보다도 <더 잡>에서는 아메리칸 드림을 쫓아서 뉴욕으로 무작정 가게 된 주인공을 통해서 미국사회에서의 뉴욕이 어떤 상징을 뜻하는지 알 수 있게 해주었다. 흡인력 있는 스토리를 통해서 미국이라는 나라를 냉철히 보여주는 것이 더글라스 케네디 소설의 또 다른 묘미다.

 

역시 이번에도 더글라스 케네디는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그러나 <빅 픽처>처럼 좀 더 기발하고 신선한 소재를 기대해 보는 것은 어딘가 다르게 그 후의 작품들이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의 명성을 널리 알려 준 <빅 픽처> 같은 작품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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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근 교수의 수학 오디세이 1 - 이집트 이스라엘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편 ㅣ 이만근 교수의 수학 오디세이 1
이만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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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잘 하는 머리는 정말 따로 있을까?' 고등학교 내내 이런 의문을 품고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른 과목도 물론 잘 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수학, 과학에는 영 소질이 없었기에 꿈을 쫓아서 문과를 간 게 아니라 싫어하는 과목들을 피해서 문과로 갔다. 그 후 고2때부터 수학 시간에는 진도를 따라갈만하면 놓치기 마련이었고 단과 학원도 열심히 다녀봤지만 결국 수학을 좋아하는 것도 실패였고, 잘 하는 것도 실패였다. 지금 곰곰이 생각해보면, 입시에 대한 부담이 없이 수학을 대하고 공부하면 그 때보다 더 잘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뭐든 공부라는 것이 그야말로 학문으로 대해야지 점수 잘 받으려고 하면 한계가 있다. 바로 이것이 이 나라 교육의 가장 큰 맹점이다. 그리고 난 그 희생양이라고 뒤늦게나마 스스로 조금의 합리화를 보태서 위로해본다.

 

수학 교수가 수학의 역사를 찾아서 여행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기에 자못 흥미롭다. 고등학교 때 한번 쯤은 들어봤던 피타고라스의 정리, 피보나치 수열 등이 탄생한 지역으로 떠나서 직접 그 흔적을 찾아보는 여정이 수학을 좋아하지 않은 내게도 여행기로서는 재미있게 느껴졌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주 오랜 수학의 역사가 탄생한 이집트에서는 국가의 정치적인 불안함의 연속으로 인해 잘 보존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으며, 이탈리아에서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말하자면 수학의 역사를 쫓은 여행기라는 취지는 좋았으나 성과는 특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주를 표현하는 하나의 학문으로서의 수학은 그 말만으로는 참으로 매력적이다. 그렇지만 수학을 이렇게 재미있는 학문으로 여기기보다는 따분하고 복잡하며 어려운 학문으로 여기기 때문인지 책을 제대로 즐길 수 없었다. 수학은 내게 그런 존재이다. 그래서 2권을 읽어보기 전에는 좀 더 수학과 가까워진 후 나머지 여정을 따라가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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