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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근 교수의 수학 오디세이 1 - 이집트 이스라엘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편 ㅣ 이만근 교수의 수학 오디세이 1
이만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1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수학 잘 하는 머리는 정말 따로 있을까?' 고등학교 내내 이런 의문을 품고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른 과목도 물론 잘 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수학, 과학에는 영 소질이 없었기에 꿈을 쫓아서 문과를 간 게 아니라 싫어하는 과목들을 피해서 문과로 갔다. 그 후 고2때부터 수학 시간에는 진도를 따라갈만하면 놓치기 마련이었고 단과 학원도 열심히 다녀봤지만 결국 수학을 좋아하는 것도 실패였고, 잘 하는 것도 실패였다. 지금 곰곰이 생각해보면, 입시에 대한 부담이 없이 수학을 대하고 공부하면 그 때보다 더 잘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뭐든 공부라는 것이 그야말로 학문으로 대해야지 점수 잘 받으려고 하면 한계가 있다. 바로 이것이 이 나라 교육의 가장 큰 맹점이다. 그리고 난 그 희생양이라고 뒤늦게나마 스스로 조금의 합리화를 보태서 위로해본다.
수학 교수가 수학의 역사를 찾아서 여행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기에 자못 흥미롭다. 고등학교 때 한번 쯤은 들어봤던 피타고라스의 정리, 피보나치 수열 등이 탄생한 지역으로 떠나서 직접 그 흔적을 찾아보는 여정이 수학을 좋아하지 않은 내게도 여행기로서는 재미있게 느껴졌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주 오랜 수학의 역사가 탄생한 이집트에서는 국가의 정치적인 불안함의 연속으로 인해 잘 보존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으며, 이탈리아에서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말하자면 수학의 역사를 쫓은 여행기라는 취지는 좋았으나 성과는 특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주를 표현하는 하나의 학문으로서의 수학은 그 말만으로는 참으로 매력적이다. 그렇지만 수학을 이렇게 재미있는 학문으로 여기기보다는 따분하고 복잡하며 어려운 학문으로 여기기 때문인지 책을 제대로 즐길 수 없었다. 수학은 내게 그런 존재이다. 그래서 2권을 읽어보기 전에는 좀 더 수학과 가까워진 후 나머지 여정을 따라가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