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 떠난 스페인
최문정 지음 / 다차원북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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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느낀 저자에 대한 짧은 생각들은 '부정적'이다. 그리고 '나와 비슷한 느낌'이랄까.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내가 그렇게 긍정적인 인간은 아니다. 그런데 여행기를 읽으며 뭐라고 딱히 꼬집을 수 없는 나와 비슷한 느낌의 저자를 만났다. 좋고 반가운 것 보다도 그냥 뭐랄까... 나의 싫은 모습을 보는 느낌이랄까. 차이점은 나는 지금까지 한 번도 스페인 땅을 밟아본 적이 없는 반면 저자는 수없이 많이 스페인을 오갔다고 한다.

 

이 책은 스페인을 여행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매우 유익할 것 같다. 나는 스페인이라면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밖에는 모르는데 스페인 곳곳에는 정말이지 아름다운 곳이 참 많다는 걸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또한 수많은 화가와 건축가들이 남긴 문화적 유산들이 나라 곳곳에 남아있다.

 

내가 유럽을 가본 지가 벌써 칠 년이 되어 간다. 그때만해도 정말 인생이 장밋빛이라고만 느꼈었건만. 지금 삼십대의 나는 내가 꿈꿔본 적이 없는 삶을 살고 있다. 어떤 삶이냐면 정말 지극히 평범하고 꿈과는 멀어져가는 그냥 그렇고 그런 부속품 같은 삶이다. 부속품으로 잠깐 돈이 모이면 해외 한 번 밟아보고 그 전까지 책으로 출,퇴근 시간에 여행의 재미를 만끽해보는 이런 생활...

여행책을 읽으면 늘 설레고 재미있고 좋았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왠지 모르게 이런 패턴의 삶도 지겹다는 생각이 든다. 이게 행복인지, 행복인 걸 내가 모르는 건지, 행복이 아닌건지 뭔지 나도 모르겠다. 

 

스페인에 대해서는 쥐뿔 하나도 모르던 나는 영국에서 연수 할 때 하우스 쉐어로 스페인 여자애들을 몇 번 만났었는데 지극히도 싫어했었다. 일단 애들이 너무 시끄럽고 더러웠다. 나는 남한테 폐 끼치는 인간은 정말 경멸하는데 이상하게도 스페인 사람들이 그런 부류에 속하는 걸 많이 봤다. 그래서 그 당시에는 한국에 오기 전까지도 정말 스페인에 대한 기억이 별로 였으며, 사실 지금까지도 그렇다. 스페인 땅을 밟으면 맘이 변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 책은 그냥 그렇고 그런 나와 비슷할 것 같은 우울하고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저자의 여행기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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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한 도시 - 에어비앤비로 여행하기 : 유럽편 ㅣ 한 달에 한 도시 1
김은덕.백종민 지음 / 이야기나무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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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알게 된 계기는 즐겨보던 유튜브 세계일주 부부의 영상을 통해서이다. 그들이 여행 과정에서 틈틈이 짧게 만든 영상을 즐겨보곤 했는데 김종민,백은덕 부부를 방콕에서 만난 영상을 본 후 이 책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이런 책은 솔직히 안 봐도 재미있다. 더군다나 이 책은 시리즈로 세 편이나 있다. 그래서 커피숍에서 커피 한 잔과 함께 했던 독서는 마치 내가 여행 하는 것 못지 않은 즐거움을 선사해주었다.

 

1편은 유럽편인데, 쿠알라룸푸르에서 시작해서 영국, 스페인 등을 지나서 미국까지 가는 루트이다. 그들이 방문한 나라들 중에서 내가 여행해 본 곳은 내 경험을 떠올려서 읽었고, 그렇지 않은 곳은 새로운 세계를 만나는 기분으로 읽었다.

 

여느 여행기와 다른 이 책만의 독특한 점은 바로 '에어 비앤비'이다. 에어 비앤비로 숙소를 예약하고 한 달씩 각 도시를 여행하는 건데 이 책이 나왔을 당시에 국내에 에어 비앤비의 이용도가 그리 높지는 않았을 때이다. 지금은 많은 여행자들이 이용하는 어플인데, 나도 몇 번 이용해 본 적이 있다. 이 책을 읽으면 저자의 경험을 통해서 에어 비앤비의 장점과 단점을 오롯이 알 수 있다. 세계일주의 첫 시작인 쿠알라룸푸르에서 연락했던 호스트는 정작 도착해보니 없고 그의 부모님이 열악한 환경에서 사는 아파트의 방 한 켠을 빌려서 시작하게 된 여행은 그야말로 에어비앤비의 단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여러 여행 카페를 보면 알지만, 에어비앤비를 이용하기 망설여지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런 부분 때문이다. 돈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사진과는 전혀 다른 숙소를 제공하고 이용자는 이에 실망해서 다른 나라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왠만하면 해외에서는 호텔을 이용한다. 한 번도 게스트하우스조차 이용해 본 적도 없는 내가 한 집에서 호스트와 같이 사는 불편을 감내할 자신이 없다. 이것은 내가 영국 유학 때 홈스테이에서 충분히 그 불편함을 느껴봐서 안다. 그들 중에는 그 누구도 한국에서 온 학생을 진정으로 위한 사람들이 없었다. 그저 돈벌이가 목적이었을 뿐이었으니까.

 

그럼에도 에어비앤비의 장점은 저렴한 가격이다. 일본이나 홍콩처럼 숙소가 비싼 곳에서는 이런 경우 잘만 이용하면 저렴하게 숙소를 이용할 수 있다. 나는 지금까지 국내의 펜션만 두 번 에어비앤비로 이용해보았는데, 속초와 홍천에 있는 펜션이었다. 속초의 펜션은 매우 관리가 잘 되어있고 만족스러웠지만, 홍천의 펜션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이 부부가 쿠알라룸푸르에서 당했던 경우와 다름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 편에서 내가 가장 흥미를 가지게 된 것은 바로 크루즈 여행이다. 한 번도 크루즈 여행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호사를 누릴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후 꼭 해보리라 다짐했다. 지금까지 고생하는 여행보다도 몸이 편한 힐링 여행을 선호했던 이유로 어쩌면 크루즈 여행에 한 번 빠져서 매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2편은 남미 편이다. 유럽은 많은 여행객들이 방문하는 곳이고 그만큼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남미는 색다른 문화권이고 에피소드가 많을 것 같아서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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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저 ㅣ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11
마이클 코넬리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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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고생이 어느 날 밤, 집에서 사라졌다. 며칠 후, 인근 뒷산에서 총을 맞은 채 숨진 상태로 발견되었다. 하나밖에 없는 외동딸의 죽음으로 서로의 죄책감과 상처를 감싸주지 못한 부부는 헤어지게 되고 행복했던 가정은 처참히 부서져버렸다. 경찰에 복직하게 된 해리 보슈에게 17년 전의 이 사건이 혈흔의 DNA 주인이 발견됨으로써 첫 임무로 맡겨진다.

 

이번 편은 해리 보슈가 복직을 하게 되고, 키즈민 라이더와의 활약상이 두드러져서 흡족했다. 말하자면 해리 보슈의 까칠한 부분보다는 키즈민 라이더와의 콤비로서 임무를 완수해내는 부분에 포커스가 맞춰졌다고 해야 할 것 같다. 나는 보슈 만큼이나 키즈민 라이더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지만, 앞으로 키즈민 라이더가 강력계에서 계속 활약할 가능성이 없을 것 같아서 슬플 뿐이다.

 

<클로저>는 솔직히 피튀기는 액션도 없고 보슈가 이 나라 저 나라를 종횡무진 하며 광범위하게 수사를 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하와이로 출장을 가고 싶은데 경비와 시간이 없어서 못간다는 말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러나 그 대신에 퍼즐을 맞추는 것 같은 쫓고 쫓김이 돋보였다. 범인이 확실한데 증거가 불충분하고, 증거를 찾다보니 생각해 둔 자가 범인이 아닌 해리 보슈 시리즈의 허를 찌르는 스토리 덕분이다.

 

요즘은 계속 해리 보슈 시리즈만 읽고 있는데, 아무리 읽어도 질리지가 않는다. 보통 시리즈 하나만을 지겹도록 읽기가 쉽지 않은데 말이다. 오히려 이 시리즈를 읽으며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고, 가끔은 책을 읽으며 미소 짓는 나 자신을 보며 내가 애서가이기도 하지만 해리 보슈 시리즈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독자임을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그나저나 왜 <나인 드래곤> 이후로 더 이상 출간이 안 되는지 모르겠다. 대학생 때 스카페타 시리즈에 완전 빠졌었는데, 이렇게 후속편의 출간 기간이 길어지면 저절로 내용도 잊게 되고 그 후에는 시리즈에 손이 안 가게 되는데 말이다. 빨리 해리 보슈가 90년대의 올드한 모습이 아니라 최근의 모습으로 나타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컴퓨터 보다는 타자기만 다룰 줄 안다는 건 정말 요즘 세상에서는 형사로서 매우 심각한 수준이니 조금 더 기계를 다룰 줄 아는 캐릭터로 등장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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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아이스 ㅣ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2
마이클 코넬리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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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아이스>는 해리보슈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이다. 가장 최근의 번역본인 <나인 드래곤>까지 갔다가 갑자기 시리즈의 초기 작품까지 넘나드니 다소 정신이 없다. 일단 해리 보슈의 가장 큰 변화는 담배를 끊은 것이며, 담배를 끊기 전이 시리즈의 초반부이고 끊은 후가 후반부라고 내 나름대로 구별을 해 놓았다. 그러니까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인 이번 편에서 보슈는 엄청난 골초로 등장한다.

 

이번 편은 조금 더 각별하다. 왜냐하면 얼마전에 갔던 대만 여행에 책을 가져갔는데, 이번 여행은 몸과 마음의 휴식을 컨셉으로 한 힐링여행이기에 당연히 내 사랑 해리 보슈와 동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스타벅스에서 오전 시간 내내 읽고, 오는 길에 비행기에서도 짬짬히 읽었다. 그래서 이 작품은 작품성을 떠나서 내게는 더욱 각별하다.

 

오래전부터 궁금했던 게 있는데 정말 '멕시코'라는 나라는 위험할까라는 점이다. 헐리우드 영화에서 멕시코는 굉장한 마약 제국으로 각인을 시켜놓은 바람에 멕시코 사람이라고 하면 좋은 이미지를 가질 수가 없다. 해리 보슈의 작품이 그야말로 미국인의 스테레오타입을 자명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멕시코를 '블랙 아이스'라는 신종 마약 루트로 그려놓았다. <나인 드래곤>에서 홍콩을 미개한 문화를 지닌 동양의 국가로 묘사했듯이 말이다. 이런 점에서 마이클 코넬리는 그야말로 그냥 그렇고 그런 생각 없는 미국인 작가로 여겨질 수 밖에 없을 듯 하다.

 

어쨌든 리뷰를 쓸 때마다 마이클 코넬리에 대해서 혹평을 서슴치 않지만 해리 보슈 시리즈를 놓을 수 없는 이유는 단순히 '재미있기' 때문이다. 내가 보슈의 시크함에서 빠져 나올 수 없는 독자라는 이유도 있다.

 

이번 편에는 해리 보슈의 사랑스러운 여자 동료가 아직 등장하지 않는다. 그 대신 죽은 동료 형사의 부인인 실비아와 사랑에 빠진다. 다음 편에도 실비아가 등장할 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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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 라이트 ㅣ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9
마이클 코넬리 지음, 이창식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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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을은 해리 보슈 시리즈 완독으로 컨셉을 정했다. 비록 시리즈를 뒤죽박죽으로 읽고 있긴 하지만, 해리 보슈의 매력에 빠져드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 솔직히 말하자면 마지막 시리즈인 <나인 드래곤>을 읽고 다소 실망하긴 했다. 해리보슈에게 실망했냐고? 그렇게 말하자면 다소 웃기겠다. 제대로 말하자면 마이클 코넬리에게 실망했다고 하는 편이 옳을 수도. 미국인으로서 작품의 배경인 홍콩에 대한 묘사가 매우 거북했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이 지적은 비단 나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다른 리뷰에서도 많이 봤다. 그 정도로 민감한 부분을 생각없이 집필했다는 뜻이다. 번역을 제대로 했다는 전제하에서 말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번 작품에서도 해리 보슈에 대해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어찌된 일인지(전편을 읽어보지 않아서) 그가 경찰을 그만두고 혼자서 뛰어든 사건을 해결하는 에피소드인데, 단순한 살인사건 하나가 그 시일 전 후에 일어난 여러 사건들과 묘하게 겹쳐지는 걸 발견한 보슈 혼자 비밀을 파헤치게 된다. 경찰이 아니기 때문에 배지도 없고, 영장도 신청 할 수 없다.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식이다. 그 과정에서 그의 옛 동료 둘이 총기사건에 연루되어 한 명이 사망하고 한 명은 식물인간으로 몸이 완전히 마비된 채 평생을 휠체어 생활을 하게 된다. 그런데 해리 보슈의 냉혈한 캐릭터를 여기서 발견하게 된다.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의식주 충족조차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그에 대한 해리 보슈의 태도와 생각이 전혀 인간적이지 않았다. 점점 읽을 수록 해리 보슈라는 인물이 마이클 코넬리와 겹쳐지게 되며 사진 속의 저자는 저런 사람일까라는 궁금증이 생긴다. 암튼 보슈의 매력이 책을 읽을수록 실망으로 변하는 건 유감이다.

 

그건 그렇지만, <로스트 라이트> 역시 영화로 만들어도 손색 없을 줄거리임은 틀림없다.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들이 대체로 그렇다. 그러나 나는 영화나 드라마보다도 책을 훨씬 좋아하기 때문에 사건의 해결을 활자로 인내심 있게 탐독하는 재미는 그 어떤 매체도 대체할 수 없다.

 

사실 위에 언급한 여러가지 이유로 해리 보슈가 질릴만도 한데 전혀 그렇지 않다. 지금까지 나온 시리즈의 다른 작품들을 읽어보면 해리 보슈가 내 머릿속에서 완전체로 굳어질 수 있을까? 그런데 아주 옛날에 읽었던 <트렁크 뮤직>과 <콘크리트 블론드>에서 내가 어설픈 작품이라고 혹평을 했던 리뷰를 발견했다. 아마 초창기의 작품에서 해리 보슈의 성격에 저자의 확고함으 가미되지 않았었던 것 같다. 그러면 답은 하나다. 빨리 <나인 드래곤>의 다음 편이 출간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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