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패로 ㅣ 환상문학전집 3
메리 도리아 러셀 지음, 정대단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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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으로부터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외계에 존재하는 생명체들에게 음악이란 무엇일까? 라카트라고 이름붙여진 행성으로 예수회와 과학자 그리고 의사는 함께 떠나게 된다. 라카트에서 만난 외계인들과 지구인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처음의 낯섬이 점점 친근함으로 바뀌게 되고, 라카트에서의 삶을 기록한 기록물들은 그 즉시 지구로 보내진다. 그러나 이윽고 하나님의 라카트로의 부름이 결국은 죽음과 고통 그리고 인간으로서의 능욕을 비롯한 추잡함이라는게 드러난다. 그러나 과연 이것이 추잡함인지 하나님의 깊은 뜻인지는 결국 하나님만 알게 되는 것이 아닐까.

 

SF소설이 이토록 굉장할 줄 몰랐다. 리얼리즘만 추구한다고 소리치고 다녔건만 어쩌면 시궁창 같은 현실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너무 간절했던 이유가 내게 SF 소설의 매력을 느끼게 해 준 것 같기도 하다. SF소설이 그저 터무니없이 상상력에만 의존하여 괴물과 로봇이 나오는 것들이 아니라 이처럼 색다른 구성에 깊은 내용을 담을 수 있다는 사실이 경이로웠다. 어쩌면 SF소설이기에 더욱 깊은 내용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다.

 

결국 지구뿐만이 아니라 다른 행성의 생태계에서도 인위적인 변화는 화를 자초하게 됨을 알려준다. 라카트에서 인간들은 인간들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작물을 재배하게 되었고, 결국 생태계의 변화가 인간들을 죽음으로 몰아낸 것이다.

 

많은 것을 담아내고 있다.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기대만큼 임펙트가 없는 것이 사실이었다. 비밀이 밝혀지는 과정이 흥미진진했지만 결국 그 비밀이 기대했던만큼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내게 <스패로>가 준 선물은 SF소설의 매력을 알게 되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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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은 모두 북유럽에서 왔다 - 스웨덴.아이슬란드.노르웨이
양정훈 글.사진 / 라이카미(부즈펌)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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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하는 계절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겨울'이라고 대답한다. 나는 겨울이 좋다. 그것도 추운 겨울이 말이다. 추울수록 온기가 절실해지고 따뜻함이 더욱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 아닐까. 딱히 이유를 대자면 이런 이유들이라고 하겠다.

 

북유럽의 끊임없이 눈이 내리는 황량한 겨울을 느껴보고 싶다. 그런 겨울일수록 더욱 누군가와의 사랑이 절실해질테고 애틋할 것 같다. 그래서 내 생애 꼭 한 번은 꼭 북유럽을 밟을 것이다. 그 누군가와 함께 혹은 다른 누군가를 찾기 위해서 말이다.

 

북유럽에서의 여행 에세이집은 북유럽의 냄새가 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제목 그대로 그 냄새는 '그리움'에 가까운 것이었고, 한 없이 쓸쓸함이 느껴졌다. 영국에서의 겨울에 느꼈던 쓸쓸함이 다시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여행이라는 것은 누구나 그렇지만 각자 나름의 에세이를 쓸 수 있게끔 만들어준다. 그것이 바로 여행의 묘미인 것이다. 새로운 것을 보고 듣고 느끼는 것과 스스로를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것 만큼 가장 인간답고 숭고하고 의미있는 일이 있을까 싶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인생이지만 가장 확실한 건 길고 짧은 게 아니라 한 번 뿐이라는 것이다. 이 한 번 뿐인 인생에서 그리움의 절정을 느끼고 싶다면, 그렇다면 당장 북유럽으로 떠나야 된다. 그리고 새로움을 찾고 싶어도 당장 북유럽으로 떠나야 한다. 내게 북유럽은 그런 곳이다. 막연한 환상일 수 있지만, 그 환상이 깨져도 마냥 내게는 또 다른 매력이 쉼없이 느껴질 수 있는 곳 말이다.

 

그리움은 모두 북유럽에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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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읍기행
이윤정 지음 / 북노마드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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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지금까지 도시 생활만 해 온 내가 가끔 시골에 여행을 갈 때면 몸과 마음이 모두 정화된 기분이다. 자연의 치유능력이 그만큼 위대하다는 것을 늘 느끼며, 스트레스만 쌓이는 지금의 환경에서 벗어나서 시골에서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도 많다. 그렇지만 그렇게 살기에는 너무 젊고 하고 싶은 일이 많은데다가, 시골에서 살면 처음에는 좋을지 몰라도 여러가지 문화적 혜택을 누릴 수 없다는 단점을 감내할 자신이 없다는 생각도 한다.

 

이 책은 제목처럼 우리나라 곳곳의 작은 마을에 대한 소개를 담고 있다. 크지 않은 나라이지만, 오랜 역사를 통해서 각 지방의 특색이 살아 있다. 요즘에는 이촌향도 현상으로 농촌의 젊은이들이 도시로 일을 하러 떠나는 현상을 방지하고 살기 좋고 아름다운 농촌을 만들기 위한 지자체의 특별한 노력도 더해졌다. 그 중 하나가 마을의 담벼락 등에 벽화를 그리는 것인데 책을 통해서 이런 마을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너도나도 벽화를 통해서 마을의 특색을 살리고자 하는 것이 이제는 너무 보편적인 현상이 되어서 더 이상 개성으로 여겨지지 않게 된 것은 아닌지에 대한 염려도 든다.

 

서울의 몇몇 마을에 대한 소개도 곁들여졌는데, 그 중 '서촌'에 대한 소개가 인상적이었다. 같은 서울에 살아도 북촌만 가봤을 뿐 서촌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서울이기에 시간이 멈춘 마을이 서울의 한 복판에 있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나이가 들고 삶에 조금씩 지친다는 것은 추억을 되찾게 되고 멈춘 시간에 위안을 느끼게 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대학시절에 자취를 하며 작은 마을에 살았었던 경험이 있다. 그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었던 때였다. 요즘도 가끔 그때가 그리운 것은 단순히 내가 대학생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정감 있고 자연과 함께 할 수 있었던 환경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때의 행복했던 경험을 다시 느껴보기 위해서 이제는 발로 소읍기행을 해 볼 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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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공부하는가 - 인생에서 가장 뜨겁게 물어야 할 질문
김진애 지음 / 다산북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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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마음에 든다. 왜 공부하는지에 대한 답은 하나만 있을 수 없으며 이는 매우 심도 있는 답부터 가벼운 답까지 다양한 답이 있을 듯 하다. 철학적일 수도 있고 내 전공인 사회학과 밀접한 연관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중 내가 생각하는 답을 말하자면 공부하는 이유는 바로 '인간이기 때문'이다. 동물과 인간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생각하는 능력'에 있는 것이며,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인간이 무료하게 살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이 바로 '공부하기'인 것 같다. 공부라는 말이 그저 따분하고 싫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나 또한 학창시절에는 공부를 잘 하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좋아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공부라는 것은 학생들이 교과과정을 통해서 배우는 학문에 국한되지 않는다. 일을 통해서도 할 수 있으며 책을 통해서도 배울 수 있는 그 모든 것이 나는 공부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저자 김진애는 책의 구성을 총 여섯 파트로 나누었다. 공부비상구론, 공부생태계론, 공부실천론, 놀이공부론, 훈련공부론, 공부진화론으로서 공부가 저자의 인생에 어떤 단계를 거쳐왔는지, 또한 어떻게 공부해야 재미있고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 이 책에서 말하는 공부 역시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학교 공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 다방면의 배움을 의미한다.

 

무엇보다도 저자의 MIT에서의 유학시절에 대한 부분이 흥미로웠는데, 진정한 공부생태계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 여실히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토론이 주축이 되는 공부, 진정한 석학을 가까이에서 접하며 '감동'적인 강연을 접할 수 있다는 것 등 그저 막연히 생각해 온 상아탑의 환상이 MIT에서는 현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공부하고자 하는 많은 학생들에게 장학금 제도가 잘 되어 있으며 담장 없는 학교에서는 지역 주민들을 위해 여러 강연이 언제나 개방되어 있는 문화는 미국이 선진국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말해주는 듯 했다.

 

이런 책들이 보통 그렇지만 자기자랑이 빠질 수 없다. 나는 김진애라는 사람을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책을 읽다보면 저자의 자기자랑으로 인해 그녀가 매우 대단한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 서울대 공대에서 유일한 여학생이었으며 국회의원으로서는 국가 발전을 위한 여러 건축에 관한 공적을 매우 잘 수행했다고 한다. 기실 이런 부분이 너무 많은 부분을 차지하면 이는 자서전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김진애가 책에서 알려준 공부방법이 이론적으로 매우 훌륭하고 효과적이며 성공적인 방법임에는 틀림없으나 실천은 그만큼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나는 현재의 내가 끊임없이 배우려고 노력하는 이 자세가 나 스스로를 '자라게'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고, 앞으로 더욱 더 크게 자라기 위해서 공부에 대한 나의 신념을 굳건히 해야 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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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크리에이터에게 묻다 - 좀 재미있게 살 수 없을까?
고성연 지음 / 열림원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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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에 영국 땅을 처음 밟고 1년 가량 머물렀던 경험이 내게 준 영향력은 적지 않다. 예술에는 문외한이었지만, 예술이 얼마나 사회를 풍요롭게 만들어주며 질적 성장을 가져다 줄 수 있는지 런던생활을 통해서 깨달았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예술을 배우러 영국에 갔던 것은 아니지만, 수많은 미술관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었으며 도시 곳곳에서 창의적이고 톡톡 튀는 조형물들은 그저 런더너로서의 자부심을 심어주기에 부족하지 않았다.

 

영국의 디자인을 '핫'하게 만들어 준 디자이너들을 직접 만나서 총 열여섯개의 인터뷰가 담겨 있는 이 책을 읽고, 런던의 디자인 저력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폴 스미스부터 재스퍼 모리슨까지 우리나라의 유수 기업들도 디자인 컨설팅을 의뢰하는 이들의 사상과 신념은 그저 책으로 만났음에도 그대로 전해졌다. 또한 상상력을 직접 창조해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신나는 일인지 나 또한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같은 학교를 나왔다는 것인데 런던 사우스켄싱턴에 위치한 왕립예술학교이다. 책을 읽으며 수없이 거론되는 이 학교 이름으로 인해, 이 책이 마치 그 학교를 졸업한 동문들의 업적을 다룬 목적으로 발간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만큼 실력있는 크리에이티브 리더들을 발굴한 명문이라는 점에서는 동의하지만 말이다. 

 

스마트시대에 스마트하게 살아가는 것은 곧 예술과 기술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능력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본다. 예술을 배제한 기술은 아무리 발달되어도 인간성을 잃는 것이며 아름다움을 잃은 건조함만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예술의 앞날은 무궁무진하다. 유럽이 그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런던과 같은 크리에이티브한 명소가 많으며 아주 오랜 세월동안 축적되어 온 예술적인 문화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나라는 강력한 추진력으로 스마트한 테크놀리지를 진화시키는 만큼 크리에이티브 리더의 발굴에도 앞장서야 한다. 대기업들이 우리나라 디자인 컨설턴트를 믿고 의뢰할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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