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쉼표가 필요할 때 여행과 쉼표 1
꼬맹이여행자 지음 / 행복우물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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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내로라 하는 직장에 취업한 저자는 5년 간 직장생활을 하며 '버티다가' 퇴사한다. 주변에서는 부러워하고 샘도 냈을만한 좋은 직장에 다니면서도 정작 본인은 행복하지 못한 5년 간의 삶에 대한 짧은 기록만 보아도 얼마나 그동안 갈등하고 마음고생을 했을지 느껴진다. 조직생활을 하기에는 어쩌면 너무 어린 나이가 아닐까. 개인적으로 보면 좋은 사람들이라도 사실 같은 조직에 몸담으면서 일하고, 한국사회 특유의 서열문화에 종속된다면, 그 조직은 경쟁이 난무하는 정글과 다를 바 없다. 성별과 나이에 상관 없이 말이다. 나 역시 어린 나이에 직장생활은 시작해본 것은 아니지만, 20대 후반과 30대에 걸쳐서 직장생활을 해보니 늘어나는건 어떻게든 조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발버둥치며 치사하게 살아가는 못생긴 아저씨들에 대한 트라우마와 사람에 대해서 냉정해지는 태도 등이다. 외모적으로는 점점 늘어나는 살들과 수면부족으로 거칠어지는 피부이며, 내면적으로는 하루 하루 똑같이 이어지는 너무나도 지루한 삶에 어떤 태도를 가지면서 살아야 되는지 늘 생각하며 멘탈 부여잡기에 집중되어 있을 뿐. 이렇게 보니 내 인생이 참으로 개탄스럽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다.

 

5년 전에 회사 워크샵으로 떠났던 세부 여행에서 여행의 매력을 알아버린 후로 이런 지루한 직장생활에서 시간만 되면 틈틈이 여행을 다니는 재미로 살고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퇴사욕구를 주체할 수 없어서 퇴사 후에 여행할 나라들을 다이어리에 끄적이곤 했었다. 그런데 최근에 읽은 <돌아온 여행자에게>라는 책을 읽은 후, 퇴사만이 정답은 아님을 알게 되었다. 사실 인생에서 정답과 오답은 없지만, 굳이 정답에 가까운 답을 찾는다면 일상을 여행하는 기분으로, 하루하루 충실히 살아가는 것. 나 역시 불안하게 여행만 마음껏 하는 것보다는 아껴두면서 가끔 하는 여행에서 행복을 찾는 방향으로 전환하였다.

 

저자인 꼬맹이여행자는 나처럼 생각하면서 직장생활을 하기에는 생활이 너무 고통스럽게 보였다. 화장실에서 숨죽여 우는 적도 있었다는 건 직장이 편하지 않은 곳이라는 의미이다. 탄탄하고 연봉이 높더라도 마음을 괴롭히는 곳이라면, 나같아도 퇴사를 고민할 것 같다. 결국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서 일을 하는 것인데, 하루의 대부분을 지내는 곳이 행복하지 않다는 건 결국 내 인생 자체가 행복하지 않다는 것과 같다.

 

고졸로 취업했기에 퇴사를 해도 비교적 어린 나이인 저자는 그야말로 세계 다양한 나라를 여행한다. 비싸고 안락한 호텔이 아니라 카우치 서핑으로 숙박비를 절약하고, 여자로서 쉽게 가기 힘든 나라도 여행한다. 그야말로 제대로 된 배낭 여행자로서 여행하을 하는 것이다. 책장을 넘기며 점점 많은 나라와 많은 사람들로 인해 견문이 넓어지고 내적으로 단단해지는 그녀를 느낄 수 있었다. 세계여행을 끝낸 여행자를 한때는 히어로로 느낀 적이 있었다. 그러나 많은 책들을 읽어본 후, 꼭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확실한 건 여행을 하기 전과 하고 난 후 좀 더 강해진 나 자신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언제나 느끼지만 여행은 삶의 '필수요소'이다.

 

어쩌면 쉴틈을 이용해 여행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는 내 삶이 아주 불쌍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 내로라 하는 직장에 다니는 건 아니지만 3년 가량 나름 버틸 수 있었던 적당한 업무강도와 친한 직원이 있다는 것도 포함해서 말이다. 행복이란 별다른 게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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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여행자에게 - 여행을 마친 뒤에야 보이는 인생의 지도
란바이퉈 지음, 이현아 옮김 / 한빛비즈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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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즐거움을 알게 된 이후, 틈만 나면 해외로 나가곤한다. 요즘은 직장생활의 지루함과 회의감이 극에 치달아서 아예 회사를 그만두고 멀리 여행을 가볼까 싶은 생각도 한다. 내 인생에서 매일 9시부터 18시까지 저당잡힌 청춘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에 지배당하고 있는 참이다

 

대만 작가가 쓴 책은 거의 읽어 본 적이 없다. 이 책의 저자는 대만 사람. 어지간히 여행을 많이 다녔나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나라가 대만이고, 틈만 나면 비행시간도 짧고 사람들도 친절하고 깨끗한 곳인 대만으로 향하곤 하는데 그 나라 사람은 대만이 지긋지긋한가보다. 내가 한국을 느끼는 것처럼.

 

무작정 여행을 다닐까 싶다가도 멈칫하게 만드는 건, 내가 여행을 다니며 돈을 벌 수 없다면 또 다시 불안해질게 뻔하기 때문이다. 모은 돈은 금방 바닥날 것이고, 나이는 어중간해지고 한국사회에서 별다른 스펙없이 중소기업 전전하다가도 경력 단절이 생기면 더 답이 없다. 여행을 다녀도 마음이 편해야 여행이 즐거운데 그렇지 않으면, 좋은 곳에 가도 그 곳이 내게 좋게 느껴질리가 없다. 그런 걸 보면 나도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어야 마음이 편한, 타협하기 쉬운 보통의 사람이 되어버린건가 싶다. 그런데 이런 나의 막연한 생각을 저자가 동의해주고 있다. 가장 큰 도전은 늘 똑같은 일상을 항상 패기있게 유지하는 것이라며, 그런 경우에는 슬로라이프를 해보라고 권해준다. 주변 사람과 사물에 대해 호기심을 가져보라고 한다. 여행만이 답은 아니라는 것이다. 늘 현실을 도피하기만을 바랐던 내가 왜 일상의 지루함에 짓눌려버렸는지 알게 되었다. 그 어떤 호기심도 없이 무관심하고 별다른 능동적인 활동도 하지 않고, 늘 같은 생활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퇴근하면 그저 피곤하다는 이유로 유튜브를 보거나 책 조금 읽다가 금방 잠들어버린다. 살아있어도 살아있는게 아니었다.

 

예전에 유튜브로 세계여행을 하는 부부의 영상을 본 적이 있다. 그들도 지긋지긋한 직장을 때려치우고 호기롭게 세계여행을 시작한 듯 보였다. 그러나 점점 시간이 갈수록 새로운 곳에 가도 즐거움이 생기지 않고, 새로운 것을 보아도 늘 비슷해보인다고 생각하는 여행 슬럼프를 겪는 것처럼 느껴졌다. 여행도 기간이 계속되면 마음은 이미 집에 있게 되는 슬럼프가 도래하는 것이다. 무엇이든 밸런스가 맞아야 한다. 일상을 충실히 영위하면서 여행을 하는 것이 답이다. 한 가지 분명한 건 여행 없는 삶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여행을 하기 전에는 꼭 많은 책을 읽고, 공부하고 가라고 저자가 권유해준다. 모두 내가 마음으로 느꼈지만 확신할 수 없었던 점들이다. 저자는 오랜 기간 많은 나라를 다녀보고 느꼈던 것이기에 나의 막연했던 생각들이 확신이 되었다.

 

밸런스'. 살면서 가장 진리로 느껴지는 단어이다. 그 어떤 것도 과중해지거나 부족해지면 깨진다. 여행 또한 마찬가지이다. 밸런스 있는 삶을 유지하는 게 가장 현명한 삶에 대한 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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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는 여행
정혜윤 지음 / 북노마드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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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머릿속이 마치 실타래가 엉킨 느낌이다. 이러다가 멘탈의 문제까지 생길까봐 조금 아슬아슬하다. 보통 말하는 3년 병이라는걸까. 소위 말하는 월급쟁이들이 3년,6년,9년... 이렇게 위기가 온다는데, 나는 아주 그냥 지긋지긋해서 요즘 회사에 앉아있는 시간이 죽을 맛이다. 딱히 괴롭게 만드는 일도 없다. (부장새끼가 평가 C줘서 연봉 동결된 것 외엔) 그런데 매일 똑같은 시간에 무거운 몸 일으켜서 잠을 떨친 채 출근하고 모니터 앞에서 괴롭게 앉아서 일 조금 하다가 퇴근은 칼 같이 하는 이 생활이 엿같다. 이게 그야말로 부속품의 삶이구나.. 싶다. 조직의 측면에서 봤을 때는 한 직원이 한 사람이기에 앞서 그저 조직을 굴러가게 만드는 부품에 불과한 느낌이 바로 이것이구나 느낀다. (뜬금없을 수 있지만 나처럼 사회학을 전공했다면 회사생활은 반드시 해봐야 됨을 느낀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론에서의 부르주아와 프롤레탈리아를 실제로 느껴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저 내게 낙은 주말을 기다리는 것일 뿐. 월급날을 손 꼽아 기다리는 편은 아니다. 사치를 부리는 것도 아니고 가정을 꾸린 것도 아니니까. 돈보다도 휴가가 더 의미있고 달콤하고, 명절 연휴를 이용해서 여행가는 즐거움만이 나를 나답게 만들어준다. 그런데 그 천국과도 같은 시간, 나를 깨우는 그 시간은 너무 적다. 엿같다. 진짜 빅 엿.

 

책 제목이 <퇴사는 여행>이다. 내게 손짓하는 기분이다. 퇴사의 길로... 쭉쭉 읽어내려간다. 사실 여행에세이라고 하기엔 부족한 부분이 많다. 전문 여행 작가의 필력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 특이한 구성은 글의 꼭지마다 노란색 혹은 갈색으로 구분시켜 주는데, 노란색은 '퇴사를 고민하는 예비 탐험가를 위한 안내서'이다. 과감히 퇴사를 먼저 해버린 선배(?)로서 나같이 욕하면서 꾸역꾸역 회사생활을 하는 기생충들에게 퇴사를 선도해주고 있다. 가슴을 후벼파는 글들이 많다. 정말 당장이라도 퇴사하고 싶다. 그렇지만 무작정 퇴사를 권유하지는 않는다. 마음이 이끄는 길, 내가 나로서 가장 좋아할 수 있는 길을 발견한다면 늦더라도 그 길로 가는 것을 강추해준다. 세상에 옳고 그른 것은 없지만, 많은 여행을 하고 어렸을 적엔 미국에서 생활해 본 경험이 있는 저자이기에 보통의 한국 사람들의 목 매달고 회사생활하는것이 현명한게 아님을 알고 있다. 내가 바로 외국생활을 하며 그들을 부러워 했던 점이 바로 이것이다. 어딜가도 세상 제일 우울한 사회가 바로 한국사회가 아닐까 싶을 정도다.

 

유럽, 아시아, 미국 등 과감히 퇴사하고 일 년간의 브레이크 생활 동안 여행한 곳에 대한 소개와 에피소드는 사실 평범했다. 책의 컨셉이 퇴사와 여행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내게는 퇴사와 관련한 글들이 더 강하게 와 닿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하루의  9시부터 18시까지 나는 없다. 내가 자발적으로 무엇이라도 배우고자 조직생활을 한다면 회사도 더이상 지옥같은 곳은 아닐 것이다. 알고 있지만 이미 나는 이 생활에 너무 지쳐있다. 학교 다닐 때부터 느낀 것이지만 다른 사람보다도 '자유'에 대한 갈망이 지나치게 크고 '방랑벽'이 있어서 조직생활을 더욱 견디기 힘든 것 같다.

 

다행인건 조금 실타래가 풀린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점이다. 곰곰이 앉아서 내 마음이 이끄는 것이 진짜 무엇인지 들여다보아야 될 것 같다. 그 길을 정한다면 지금의 나는 목적 없는 방황을 더 이상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목적 있는 방황을 할 것이며 저자의 말대로 그것이야말로 건강하고 지향해야 되는 '방황'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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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선생님이 들려주는 서양 미술사
김영숙 지음 / 휴머니스트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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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2013년에 <미술관에서 읽는 서양 미술사>라는 제목의 개정판으로 출간되었는데, 내가 읽은 책은 2011년에 나온 <김영숙 선생님이 들려주는 서양 미술사>이다. 내용이 많이 바뀌었는지는 모르겠다. 단순히 저자가 제목이 낯간지러워서 개정판을 낼 리는 없을테고...

 

미술의 미도 모르고 관심도 없고 미술하는 사람들도 별로 관심없고 어쩔 때는 별로 안 좋아하기도 했다. 대학교 다녔을 때 같은 기숙사에 살던 어떤 언니가 했던 말이 있었다. 바로 "미대생들이 방을 엄청나게 지저분하게 쓴다"는 것. 아직도 내게 큰 임펙트인 이유는 진위여부를 떠나서 동생이 미대를 졸업했는데 하나부터 열까지 같이 살면서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상상초월로 지저분하기 때문이다. 인간이라면 저럴 수 없을텐데 싶을 정도로 정리할 줄 모르고 더럽기 그지 없는 동생과 살다가 과도한 스트레스와 집안일로 엄청난 피해를 보았었다. (이제 곧 결혼! 천만다행) 어쨌거나, 황당한 생각일 수도 있지만 미술학도에 대한 선입견이 생기게 된 말이며, 그 후 미술 하는 사람을 보면 '저 사람도 내 동생 부류일까?'라는 궁금증이 생긴다.

 

어쨌든, 미술에 관심도 없고 역사도 별로 안 좋아하는 내가 서양 미술사 책을 읽은 건 단순히 이탈리아 여행을 앞두고 공부를 하기 위해서였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 책은 표지만 봤을 때는 성인이 읽기에는 다소 유치하고 쉽게 쓰여졌을거라 생각할 수 있지만, 내가 최근에 읽었던 미술사 책 중에서 가장 유익했다. 핵심만 추리고 아주 쉽게 쓰여졌기 때문에, 이 책을 가장 먼저 읽고 다른 책들을 읽었어야 했다는 후회가 든다. 그도 그럴것이 이탈리아 여행이 끝난 후에 이 책을 다 읽었기 때문에 르네상스 파트에서는 그저 미술관에서 직접 보았던 작품들의 기억을 떠올리며 읽어야 했다. 안타깝다.

 

항상 책을 읽을 때 제목이 그 책의 간판이면 목차는 그 책의 성격이라고 본다. 이 책의 목차만으로도 충분히 미술사에 대한 맥을 대략적으로나마 짚을 수 있다.

 

1부 원시 시대와 고대의 미술

2부 중세와 르네상스 미술

3부 플랑드르, 베네치아, 그리고 매너리즘 시대 미술

4부 바로크와 로코코의 미술

5부 신고전주의와 낭만주의 미술

6부 인상주의와 그 이후의 미술

7부 20세기 미술

 

미술에 관심이 없지만 유럽을 여행한다면 미술사는 필수교양이라고 본다. 이를 아주 모른채로 이탈리아를 여행하며 가이드가 있는 투어조차 신청하지 않았다면 사실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가서 감상을 해도 배경에 대한 지식을 모르기 때문에 제대로 감상 할 수 없다. 2009년에 갔었던 루브르 박물관이 그랬고, 영국에 일 년간 머물면서 갔었던 영국박물관, 내셔널 갤러리 등 많은 미술관이 내게는 그러했다. 그런데 이렇게 늦게나마 서양미술사를 접하고보니 이제는 그 지겹던 미술관에 가서 직접 작품을 감상하고 싶어졌다. 이게 바로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일까? 또한 단순히 그림을 감상하는 게 아니라 그 시대 사람들의 정서와 문화 그리고 생각을 작품으로 만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서양 미술사는 꼭 공부해야 할 분야임을 아주 늦게나마 절실히 알게 되었다. (이 책을 먼저 읽고 유럽을 갔었더라면 좋았을텐데...)

 

인터넷 서점에서 '서양 미술사'를 검색하니 생각보다 꽤 많은 책이 검색된다. 그만큼 책으로 만나기 쉬운 분야고 또 그만큼 중요한 분야임을 의미하는게 아닐까?

 

오래되고 낡은 이 책 한 권이 내게 서양 미술사에 눈을 뜨게 해주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서양 미술사의 세계를 체험한 후, 다시 한 번 유럽여행을 가 볼 생각을 하니 가슴이 부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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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들의 도시 피렌체 - 피렌체를 알면 인문학이 보인다 알면 보인다
김상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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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추석 연휴에 4일 휴가를 더해서 처음으로 이탈리아 여행을 했다. 자세히 말하자면 '로마'와 '피렌체' 두 도시이다. 딱 십 년만에 다시 밟게 되는 유럽이었다. 비행기 티켓을 일찍 예매해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로마 in - 로마 out으로 티켓팅을 했다. 아주 다행히 별 일 없이 비행 날짜에 다행히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이렇게 일찍 예매해 본 건 처음이라..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봐 항상 예매는 돈 더 주고 닥쳐서 하는 편) 그닥 이탈리아가 땡기는 나라는 아니었다. 같이 간 친구가 너무 가고 싶어해서 같이 간 것일 뿐. 영국에서 돌아온 지 딱 십 년 만에 유럽을 다시 가게 되는 건데, 로마의 여러 유적지에 대해서는 거의 무지한 상태였으며, 피렌체 또한 '냉정과 열정사이'에서 본 걸로 그냥 끝이었다. 그 영화가 내 인생 영화라고 하기에도 무리가 없을 정도라서 20대 때는 정말 언젠가는 꼭 피렌체를 가겠다고 다짐했었지만, 그도 시간이 지나니 귀찮아져서 그닥 의욕이 예전같지 않아졌다.

 

그러던 차에 얼떨결에 가게 된 로마와 피렌체이고, 나름 공부는 해야 된다는 생각에 아트 인문학 책은 한국에서 다 읽었고, 지금의 피렌체를 만든 르네상스 시대의 대단한 이탈리아인들을 (이 책에서는 '천재'라고 소개해 줌) 이 책 한 권으로 다 만나보았다.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 도착한 후 하루 머물렀다가 피렌체로 이탈로 기차를 타고 이동했는데 그 짬짬이 다 읽었다. 일단 이 책 한 권 읽는다고 피렌체를 다 들여다보았다고 할 수는 없다. 더 공부해야 한다. 그냥 이 책은 워밍업이라고나 할까. 피렌체는 정말 소위 말하는 천재가 많았는데 이들이 남긴 작품이 곳곳에 있으며 우피치 미술관, 아카데미아 미술관 등 여러 미술관과 박품관에 포진되어 있다.

 

피렌체 통합권을 미리 한국에서 구입해서 조토의 종탑, 두오모를 비롯해서 부르넬레스키가 만든 지하공간도 모두 볼 수 있었다. 또 우피치 미술관에서 보티첼리, 라파엘로, 미켈란젤로 등 여러 거장들의 작품을 접할 수 있다. 대부분 이 책에서 소개해 준 작품들이다. 정말 제대로 작품에 대해서 공부하려면 관련 여러가지 책을 탐독하고 메모하고 공부하고 가야 했지만, 이 책 한 권을 짬날 때 마다 읽은 것으로는 사실 작품과 작품의 배경을 깊이있게 보기엔 힘들었다. 그럼에도 이 책을 안 읽고 피렌체를 여행하는 것과 읽고 여행하는 것은 굉장한 차이가 난다. 대충이나마 알고 보면 확실히 다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피렌체에 가서 영화에 나온 두오모에도 올라가보고 미켈란젤로 언덕에서 일몰을 보았던 것은 앞으로도 아름다웠던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워낙 미술에는 관심이 없던터라 사실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 벽화를 봐도 그 경이로움이 내게는 몇 초 정도로만 느껴졌지만 확실히 이탈리아는 굉장히 운이 좋은 나라임에는 틀림없다. 르네상스 시대에 이토록이나 걸출한 거장들이 한꺼번에 대단한 유산들을 남겼으니 말이다.

 

덕분에 이탈리아인들의 싸가지 없는 태도와 인종차별적인 미개한 태도가 미켈란젤로와 레오나르도 다 빈치, 라파엘로를 믿고 만들어진 것들임을 알게 되었다. 대단한 조상들의 업적을 보는 것은 좋았으나 여행은 역시 '사람'이라는 내 가치관을 적용해보았을 때 이탈리아는 최악의 나라임을 느꼈고, 내 생에 다시 가게 될 일은 없을 것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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