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들의 도시 피렌체 - 피렌체를 알면 인문학이 보인다 알면 보인다
김상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2019년 추석 연휴에 4일 휴가를 더해서 처음으로 이탈리아 여행을 했다. 자세히 말하자면 '로마'와 '피렌체' 두 도시이다. 딱 십 년만에 다시 밟게 되는 유럽이었다. 비행기 티켓을 일찍 예매해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로마 in - 로마 out으로 티켓팅을 했다. 아주 다행히 별 일 없이 비행 날짜에 다행히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이렇게 일찍 예매해 본 건 처음이라..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봐 항상 예매는 돈 더 주고 닥쳐서 하는 편) 그닥 이탈리아가 땡기는 나라는 아니었다. 같이 간 친구가 너무 가고 싶어해서 같이 간 것일 뿐. 영국에서 돌아온 지 딱 십 년 만에 유럽을 다시 가게 되는 건데, 로마의 여러 유적지에 대해서는 거의 무지한 상태였으며, 피렌체 또한 '냉정과 열정사이'에서 본 걸로 그냥 끝이었다. 그 영화가 내 인생 영화라고 하기에도 무리가 없을 정도라서 20대 때는 정말 언젠가는 꼭 피렌체를 가겠다고 다짐했었지만, 그도 시간이 지나니 귀찮아져서 그닥 의욕이 예전같지 않아졌다.

 

그러던 차에 얼떨결에 가게 된 로마와 피렌체이고, 나름 공부는 해야 된다는 생각에 아트 인문학 책은 한국에서 다 읽었고, 지금의 피렌체를 만든 르네상스 시대의 대단한 이탈리아인들을 (이 책에서는 '천재'라고 소개해 줌) 이 책 한 권으로 다 만나보았다.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 도착한 후 하루 머물렀다가 피렌체로 이탈로 기차를 타고 이동했는데 그 짬짬이 다 읽었다. 일단 이 책 한 권 읽는다고 피렌체를 다 들여다보았다고 할 수는 없다. 더 공부해야 한다. 그냥 이 책은 워밍업이라고나 할까. 피렌체는 정말 소위 말하는 천재가 많았는데 이들이 남긴 작품이 곳곳에 있으며 우피치 미술관, 아카데미아 미술관 등 여러 미술관과 박품관에 포진되어 있다.

 

피렌체 통합권을 미리 한국에서 구입해서 조토의 종탑, 두오모를 비롯해서 부르넬레스키가 만든 지하공간도 모두 볼 수 있었다. 또 우피치 미술관에서 보티첼리, 라파엘로, 미켈란젤로 등 여러 거장들의 작품을 접할 수 있다. 대부분 이 책에서 소개해 준 작품들이다. 정말 제대로 작품에 대해서 공부하려면 관련 여러가지 책을 탐독하고 메모하고 공부하고 가야 했지만, 이 책 한 권을 짬날 때 마다 읽은 것으로는 사실 작품과 작품의 배경을 깊이있게 보기엔 힘들었다. 그럼에도 이 책을 안 읽고 피렌체를 여행하는 것과 읽고 여행하는 것은 굉장한 차이가 난다. 대충이나마 알고 보면 확실히 다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피렌체에 가서 영화에 나온 두오모에도 올라가보고 미켈란젤로 언덕에서 일몰을 보았던 것은 앞으로도 아름다웠던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워낙 미술에는 관심이 없던터라 사실 바티칸의 시스티나 성당 벽화를 봐도 그 경이로움이 내게는 몇 초 정도로만 느껴졌지만 확실히 이탈리아는 굉장히 운이 좋은 나라임에는 틀림없다. 르네상스 시대에 이토록이나 걸출한 거장들이 한꺼번에 대단한 유산들을 남겼으니 말이다.

 

덕분에 이탈리아인들의 싸가지 없는 태도와 인종차별적인 미개한 태도가 미켈란젤로와 레오나르도 다 빈치, 라파엘로를 믿고 만들어진 것들임을 알게 되었다. 대단한 조상들의 업적을 보는 것은 좋았으나 여행은 역시 '사람'이라는 내 가치관을 적용해보았을 때 이탈리아는 최악의 나라임을 느꼈고, 내 생에 다시 가게 될 일은 없을 것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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